음성 환경시민단체, 정체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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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환경시민단체, 정체성 논란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12.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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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감시 성과 속 환경문제 중재·친기업적 행보 등 비판 불거져
2018년 12월 발족한 음성환경지킴이위원회 발대식 모습.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주민들로 구성돼 활동 중인 음성지역의 한 환경단체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친기업 행보나 환경문제 중재 활동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연접해 많은 기업과 산업단지 건설 현장 등 환경오염 유발 요인이 많은 음성지역의 환경운동은 필수적일 수 있다. 기업체와 축사가 많은 삼성면에서 자발적인 환경지킴이위원회라는 이름의 환경단체가 발족됐다. 2016년 10월 삼성면 환경지킴이위원회(삼성환경지킴이)는 서대석씨를 중심으로 삼성면사무소에서 발대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면 내 사회단체장들도 참여하면서 많은 기대감을 높였고 지원과 성과도 있었다.

산업폐기물 소각시설 업체에 대한 신고와 감시활동 등을 적극 펼쳐 호응을 받았다. 삼성환경지킴이의 지속적인 감시와 신고 활동은 결국 해당 소각업체의 허가 취소에 이르렀다. 2017년 10월 삼성환경지킴이는 발족 1주년을 맞아 삼성전통시장에서 ‘제1회 삼성면 반딧불이 생태환경축제’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각급 기관단체장과 지역주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하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행사는 2019년 3회까지 이어졌다.

이런 활동 등으로 삼성환경지킴이는 2017년 12월 충북환경의 날 시상식에서 ‘충북환경대상’을 수상했다. 전달에는 충북의 풀꿈환경재단이 주최한 ‘2017 미호강 함께 가꾸기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음성군 환경지킴이위원회(위원장 서대석, 음성환경지킴이)가 2018년 12월 음성군청 대회의실에서 발대식을 갖고 출범했다. 9개 읍면마다 환경지킴이위원회의 지부를 두면서 군 단위 지역으로 활동무대가 넓어진 것이다. 서 위원장은 삼성환경지킴이 위원장을 함께 맡았다.

음성환경지킴이는 △지역 환경 보존 및 복원 △주민 화합과 상생을 바탕으로 지역발전 도모 △미래 세대 환경의식 제고를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음성시 건설에 기여 등 3가지를 목적으로 밝혔다. 중점사업으로 △지역 환경 현안 해결 △지역 환경교육사업 △지역 환경축제 개최 △환경개선사업 등을 들었다.

당시 서 위원장은 “음성환경지킴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시민단체가 아닌 진정으로 지역발전과 주민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단체가 되겠다”며 “지역의 환경 현안에 관한 민원제기뿐 아니라 기업하는 분들이 주민들과 상생하도록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음성환경지킴이 활동에 대해 음성군 관계자는 “열심히들 하신다. 불법 소각 신고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군수 및 관계자들은 반딧불이 축제에도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활동 비판 탈퇴 나와

이런 평가와 달리 한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처음으로 개최된 반딧불이 축제와 관련해 관내 기업에 대한 협조 요청, 행사 적자 진행 문제가 다수 임원진의 탈퇴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벤트 비용 과다 발생에 따른 적자 문제가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2회 때에는 음성지역 대표적 환경업체 대표가 참석했고 그를 소개하기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업체 대표는 2018년 말에 있은 음성환경지킴이 발대식에도 참석했는데 고문 또는 감사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전언이 돌았다. 발대식 기념사진에도 등장하며 언론에도 보도됐다. 이 업체는 음성군과 소각장 인허가 문제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인 곳이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발대식에는 군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불참했다. 이에 대해 서 위원장은 "사진만 찍은 것이고 회의 후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업체 대표는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음성LNG발전소 문제와 관련해서도 얘기가 나온다. 음성LNG발전소 건설사업은 음성읍 평곡리에 들어설 계획으로 한국동서발전이 추진하는데 주민반대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씨는 주민들로 구성된 음성LNG발전소 반대대책위원회 입장에 서서 사업반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런데 최근 동서발전 쪽과 접촉해 중재를 시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한국동서발전 음성그린에너지추진실 인사를 통해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개월여 전 그는 반대위 측 동반자 없이 단신으로 울산 본사를 찾아 부사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후 10여일 전에는 충북혁신도시에 있는 임호선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가진 반대위 측과 동서발전 측 만남의 자리에도 배석했다.

이에 대해서 서씨는 반대위로부터 전권을 위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신뢰속에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대표로서 회사 대표자 단독면담 같은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협상이 아니다. 반대주민 입장에서 회사의 대책이 무엇인지를 따져 요구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대책을 제시해야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성에 있는 추진실에는 아무리 얘기해도 대화가 안된다”며 “윗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야 지시가 내려와서 진행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서발전이 공기업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주인의식이 없어 움직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부정적인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음성읍 상생발전협의체에 대해서도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동서발전 문제와 관련해 협의체가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취지를 나타냈다. 특히 최근 상생발전협의체가 수소발전소 사업과 관련해 주민과 업체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로 성과를 냈다는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서는 활자로 옮기기 어려운 비난을 퍼부었다. 요지는 추진 업체가 유령회사에 가까운데 확인도 하지않고 주민들과 어떻게 협의를 이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상생협의체의 색깔이 의심스럽다고까지 주장했다.

“다른 환경단체와 달라”

특히 그는 음성환경지킴이는 다른 환경단체나 노동운동단체와는 다르다는 점을 유명 단체명을 거론하며 강조했다. 그는 “무슨 언론플레이나 하면서 데모나 하고 성명발표나 하고 이렇게 하는 환경단체는 어용적인 환경단체다. 나는 그렇게 본다”며 “그렇게 주장하다가 결국에는 타협한다. 지금까지 다 그렇게 해왔다. 결과적으로 피해보는 사람은 누구냐. 그 주변 지역주민들이다. 환경단체는 거기 살지도 않는다. 그들은 이익만 챙기고 떠난다. 결국은 누가 책임져야 하냐”고 반문했다. 또한 "말하자면 하이에나식 환경운동하는 애들이다. 나중에 타협을 해서 지원을 받는다. 원래 다 그렇게 가요"라며 다른 환경단체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음성환경지킴이 운영과 관련한 회비 입출금 내역 등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SNS계정 미운영에 대해서는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원진이 보내온 회원수는 435명이며 언론 보도에는 500~1000명으로 다양하게 소개됐다. 서 위원장이 밝힌 현재 회원 현황은 월 2만원씩 납부하는 임원 30명, 2000~10만원 가량 자율적으로 납부하는 정기회원 13명, 가입비로 5000원을 내고 가입 등록한 회원은 564명이다. 주요 임원 30명이 각 읍면에서 활동한다고 한다.

환경단체 대표가 “반대를 하다가 도저히 안되면 주민들을 위해 최대한 얻어내야 한다”는 말과 함께 한 타 단체에 대한 비난은 어떤 시사점을 줄까. 삼성환경지킴이 임원진의 다수 탈퇴, 환경업체 등과 연계한 활동 논란이 순수하게 참여해 활동하는 회원들에게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음성환경지킴이는 내년에 비영리 법인단체로 등록해 활동할 예정이다.

한편, 서대석 위원장은 2018년 군의원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공식선언했다가 공천 과정에서 예비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본 인터넷판 기사는 지면 기사에 일부 내용이 추가되어 보완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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