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 상상력이 돌파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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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상상력이 돌파구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12.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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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코로나19와 함께 흘러갔다. 지난해는 모두에게 복잡 미묘한 시간이었다. 팬데믹이 길어질수록 K바이오, K방역 등은 안팎으로 호평을 받은 반면 위기를 넘겨야 할 국민의 생활은 힘들어졌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줄 폐업의 길로 접어들었다.

학생들은 친구의 얼굴조차 익히기 힘들었고, 취준생들에게 취업의 문은 더 좁아졌다. 한창 밖에서 뛰어 놀아야할 아이들은 집콕을 강요받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자 층간소음분쟁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 증세를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 그 여파는 2021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래서 모두가 꿈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아직 묘연해 보인다. 2월이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아 우리사회가 다시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지만, 영국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백신 보급이 코로나19 종식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자칫하면 2020년 초의 상황처럼 경찰 열 명이 도둑 한 명 못 잡는 꼴이 발생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여력은 2020년 초의 상황보다 좋지 않다.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우리는 돌파구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빨리 실현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인류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어떤 소설, 글 등 작가가 상상해놓은 세계에 영감을 받아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는 인류의 생활도 크게 바꿔놓았다. 현재의 사람들은 과거 선배들이 상상했던 것들을 접하며 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사례는 인조인간 프랑켄슈타인이다. 메리 셸리의 SF소설 <프랑켄슈타인 혹은 현대판 프로메테우스>(1818)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은 인공지능생명공학합성생물학 등의 집합체다. 한때는 글로만 존재했지만 이제는 옆에 프랑켄슈타인이 서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나노로봇이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1년 사이 나노로봇을 통해 불치병을 치료하는 기술이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코로나19 항체를 찾는데 큰 역할을 했다. 캐나다 바이오기업 앱셀레라의 연구진은 나노기술을 활용해 500만개 이상의 항체에서 석 달 만에 단 하나의 코로나19 항체를 찾아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었다.

이들의 모티브는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현실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때로는 우리에게 뜻하지 않은 돌파구를 제시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관료들에게 정책적 상상력을 주문했다. 관료사회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덕에 정부의 코로나19 대책들 가운데는 기존의 틀에서는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것들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2% 부족하다.

전방위적인 코로나19 여파를 쉬이본 허술한 대책들도 여전하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다. 새해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모두에게 문학적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 각자 처한 위치에서 돌파구를 찾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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