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코로나19가 잠식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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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코로나19가 잠식한 세상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1.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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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세상을 잠식하니, 사람들은 거대한 이 흐름에 순응하거나 저항하거나 둘 중에 하나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정부의 방침에 순응하면서 하루를 보내거나 아니면 코로나19의 모든 방역 지침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정치뿐만 아니라 코로나19를 대하는 태도도, 세상은 둘로 갈라진 것 같다.

사실 바이러스에 대해 무엇이 진실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다. 합리적인 의심을 하려면 데이터가 충분해야 하는데 제공되는 데이터의 진실을 가리기가 어렵다. 백신에 대해서도 각종 정보가 쏟아지지만 눈앞에 있는 백신을 맞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

나는 순응하는 쪽을 택했다. 일단 병원에 가기 싫어서다. 내 주변인들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또 우리사회가 하루빨리 정상화 되기를 바라서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부모들은 직장에 나가는 것. 그리고 자영업자들은 영업을 계속하는 것, 이 모든 연결고리엔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한다.

기자는 취재원을 만나야 하고, 아이들은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 동네 엄마들은 옆집 엄마를 만나야 한다. 생활의 기본적인 욕구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이 만나서 수다를 떨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세상이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감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생활을 위협하는 것도 코로나19.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가정이 깨지고 있다. 최근 동학개미 운동이나, 20~30대가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부의 재편을 가져올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이후 부의 양극화는 훨씬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는 예상치 못한 전쟁과도 같다. 언제나 개인이든 나라든 전쟁에서 누군가는 큰돈을 벌고, 누군가는 모든 것을 잃었다.

중세시대 흑사병이 오고 난 뒤 인간들은 인간 본연의 세상을 꿈꿨다. 14~16세기 르네상스를 꽃피운 것도 신에 대한 원망에서부터 출발했을지 모른다. 왜 바이러스가 창궐한지 아무리 기도를 해봐도 해답을 못 찾은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지나간 세상은 어떻게 될까.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좀 더 인간을 위한 세상일까. 아니면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제약할까. 불행하게도 후자일 것 같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의 부산물에 인간의 몫과 역할을 빼앗기지 않을까 싶다. 당장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배달음식을 시켜먹어도 살아지는 것을 보니 그렇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성능 좋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가치부여를 해야 한다. 공감하고, 교감하는 것.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들을 해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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