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외국인지원센터 직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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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외국인지원센터 직영 가능성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01.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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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법인의 관리 한계·갑질 의혹 등 위기 자초…군도 책임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전경.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북 음성군이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음성(법인)에게 위탁한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외국인센터)가 1년도 안돼 관리·운영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인건비·사업비·운영비를 지원하는 음성군이 직접 운영권을 쥐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열고 한 해 동안 음성군으로부터 3억2000만원을 지원받은 외국인센터는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근로자가 많은 음성지역 특성이 감안돼 국도비 지원으로 충북도내 처음으로 건립됐다. 다문화가족 및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한 교육, 문화활동 등 사업이 목적이다. 음성군 금왕읍 금석로 71에 위치한 외국인센터는 국도비를 포함한 26억8000만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로 연면적 984㎡ 규모로 세워져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음성군은 위탁 사업자 공개모집을 통해 글로벌투게더음성을 최종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사전 내정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센터 내 구성원은 센터장과 직원 3명이다.

그런데 법인은 계약 종료일인 지난해 12월 말일자로 센터장 A씨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 7일까지로 하는 신임 센터장 공개모집 공고도 마쳤다. 취재결과 법인은 A씨가 센터에 대한 감사결과 이행조치 명령 및 처분통보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으로 재임용 불가 통보를 했다고 한다. 센터장 공모에는 2명 이상의 응모자가 있는 것으로 음성군은 밝혔다. 하지만 군은 외국인지원업무 특성상 전문성이 있는 인사를 구해야 된다는 입장으로 재공모 실시 가능성도 열려있다.

센터는 지난해 7월 법인이 실시한 감사에서 재정조치, 시정보완, 현장조치 등 100여 건을 지적 당했다. 이어 음성군은 센터의 정산보고에 대해 환수조치, 경위서 제출, 시정 및 주의 등이 지적됐고, 지도점검에서도 주의, 시정, 확인서 제출 등이 추가됐다. 이런 연이은 시정 조치를 반영해 A씨와 재계약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게 법인의 입장으로 전해졌다.

센터 조직·운영 부실

특히 법인은 센터가 청소기 구입 과정에서 해당 예산을 청소 용역업체 사업비에 포함한 뒤 대금을 돌려받아 구입하고 남은 일부를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 법인은 A씨가 재계약 불가에 반발할 경우 이같은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는 청소기 대금으로 50만원을 추가해 용역비를 승인받아 집행한 뒤 68만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된 계좌는 센터의 회계담당 직원의 개인통장이며 청소기 구입 후 발생된 잔액은 A씨에게 전달됐지만 이후 환수조치됐다. 법인은 추가로 센터 직원 3명에 대해서도 이 문제의 책임을 물어 재계약을 하지 않고 계약 기간인 오는 2월 28일로 근무를 종료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청소기 구입비를 용역업체 대행비에 추가시킨 것이 음성군 담당자와 협의해 이루어졌다는 논란이 일었다. 예산서를 만든 센터 선임 직원은 군 담당자의 말을 듣고 시행했다는 것으로 관련 이메일을 제시하는 상황이다. 군 담당자는 “규정상 센터가 직접 비품구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청소용역업체와 협의해보라는 포괄적인 말만 했을 뿐”이라며 적극적인 행정이었다는 입장이다.

청소기 구입 건은 해당 금액이 환수조치가 됐지만 센터장과 직원 3명에 대한 재계약 불가의 이유가 된 셈이다. 그런데 A씨는 자신의 구명과 관련해 선임 직원의 증언을 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자 센터 인사위원회를 열어 그를 해임 처분한 뒤 근무를 마감했다. 이 문제에 앞서 이 선임 직원은 A씨가 자신을 해임 조치에 나서자 이의 신청서와 함께 A씨의 센터 내 편법적인 행태의 내용도 법인에 제출한 상황이었다.

졸지에 지난 12월 말일부로 센터장과 선임 직원이 함께 근무가 종료된 상황을 맞았다. 이 직원은 법인에 사전 통보도 없었고 사실에 부합되지 않다는 내용으로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법인은 며칠 뒤 해임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고 다시 근무해 줄 것을 요청해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산 업무 등 산적한 업무처리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드러나게 된 법인과 센터, 군과 법인의 관계 및 업무처리 비효율성과 업무 역량이다. 또한 법인과 센터 간의 알력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직원들이 문제점을 법인과 군에 요청했어도 시정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다.

센터 출범 때부터 센터장 A씨를 법인이 원하지 않았다는 논란, 법인이 특정 직원을 원하지 않았지만 센터장이 고집해 관철시켰다는 논란, 법인이 뽑은 일부 직원의 전문성 결여 논란, 법인 B씨의 갑질 논란 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런데다 글로버투게더음성 법인을 탄생시킨 삼성그룹의 지원이 올해부터 끊길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군 직영, 타당성 고조

이런 외국인센터의 관리와 운영에 관한 논란 등에 대한 법인의 입장은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사장과 사무국장에게 최근 외국인센터 및 법인에 대한 문제 등을 묻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문자에 대해서도 무반응이다.

다만 음성군 주민지원과 관계자들은 외국인지원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럴 바에는 음성군이 직영을 해야 옳다는 여론에 대해서 군의 한 관계자는 “그런말을 듣고 있다”면서 “검토를 해봐야 되겠지만 위탁기간이 2년이 남아있고 이번 불거진 문제로 계약을 거둬들이는 게 타당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지원 종료 논란에 대해서는 “삼성사회봉사단이 없어진 건 맞다”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원이 계속 이루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법인에 기부금 내역 등에 대해 밝혀달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삼성의 지원 여부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없었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인의 한 이사는 “올해부터 삼성의 지원이 끊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음성군이 직영하는 것도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이사는 “삼성이 지원을 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논란이 있음을 드러냈다.

외국인지원센터와 글로벌투게더음성 법인 문제에 대해 조천희 군의원은 오는 19일 있을 정례의원간담회 때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의원은 “센터에 많은 군비가 지원되는 만큼 시설 운영 및 수탁기관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속히 음성군자원봉사센터와 같이 명망있는 센터장 및 실질업무를 총괄해 맡을 사무국장을 선임해 직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음성은 2010년 12월 삼성사회봉사단 지원 아래 사회적 기업으로 설립됐다. 법인은 음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수탁 운영과 함께 카페이음, 로스터리이음, 공방이음, 아카데미이음 등 운영으로 다문화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자립 자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는 지난해부터 수탁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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