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여, 매너리즘에 빠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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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여, 매너리즘에 빠지지 마라
  • 충청리뷰
  • 승인 2021.01.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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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충북참여연대 생활자치국장
김혜란 충북참여연대 생활자치국장

 

지난해 말 제2대 청주시의회가 들어선 뒤 세 번째 행정사무감사가 막을 내렸다. 세 번째 행정사무감사는 그동안 의원들의 의정활동 경험이 최고 발휘될 때로 깊고, 다양한 지적사항이 만들어져 시정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야말로 의원들의 진면목을 뽐낼 수 있는 자리다.

첫 행정사무감사는 청주시의원으로 당선된 뒤 얼마 되지 않아 진행되어 경험 부족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고 마지막 행정사무감사는 사실상 다음 선거를 앞둔 행정사무감사이기 때문에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청주시를 상대로 한 실질적인 행정사무감사를 할 수 있는 해였다.

충북참여연대는 매년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시민의 눈으로 지방의회의 활동을 지켜보고 지방의회의 활동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함이다. 작년 행정사무감사는 의원들의 3년간 의정활동의 결과를 볼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적하고자 하는 사안에 대한 충분한 자료 검토를 통해 대안을 가지고 집행부의 어떠한 답변에도 되받아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것을 무기로 행정사무감사장에 들어가면 일차적인 내용부터 확인하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질의 시작과 동시에 지적할 사항을 지적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청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모니터 결과 여전히 단순 질의, 사실 확인 수준의 질의가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집행부에 문제를 지적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면 당연히 해당 사안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보다 심도 깊은 요구가 이어져야 함에도 그 과정은 생략된 채 단순히 ‘잘못했다’ ‘개선하겠다’라는 의미 없는 답변만 반복하도록 강요하는 무의미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다선의원은 경험과 연륜을 통해 좀 더 날카로운 질의와 추궁을 통해 쟁점을 만들고 정책과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내 줄 것을 기대했지만 감시보다는 격려, 단순 질의 수준의 맥 빠진 감사로 일관하는 모습만 보여 아쉬움으로 남았다.

행정사무감사를 받는 집행부의 태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집행부의 부실한 행정사무감사 자료,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숙지 부족, 답변을 위한 준비 부족 등의 문제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적받고 있다. 이는 행정사무감사 때만 넘어가면 된다는 안일한 행정 속에서 나오는 태도이다. 행정사무감사의 원활한 진행과 효과성을 위해 자료 준비의 원칙도 개선되어야 한다.

오히려 최근 몇 년간의 자료를 통해 보다 원활한 분석과 평가가 가능한 부분들은 의회의 별도 지시나 지적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자료를 보완하고 준비해야 한다. 부서, 기관의 자료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느라 정작 중요한 질문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고, 일부 자료 준비를 위해 휴회를 하는 등의 문제는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부분은 2019년에 비해 이석, 결석 등 기본적인 참여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후반기 상임위원회 변동에 따른 의정활동의 공백 우려는 오히려 위원 변동으로 인한 분위기 쇄신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 느껴지지 않았다. 다선의원들의 안일한 행정사무감사 참여는 아쉬움이 남지만 초·재선 의원들의 적극적인 감사 참여태도는 행정사무감사에 활력을 넣어주었다.

이제 청주시의회는 올해 말 진행될 행정사무감사 한 번 만을 남겨놓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의 잘잘못을 밝히고 시정을 요구하는 감사로 여·야가 없다. 청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맹탕 감사, 존재감 없는 감사, 집행부는 이 시기만 버티면 되는 감사로 인식되어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받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주시민이 받을 수밖에 없다. 청주시의회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끝까지 청주시민을 위한 열정을 보여주는 2021년 의정활동, 2021년 행정사무감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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