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하랬더니’ 직원 관리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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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하랬더니’ 직원 관리 소홀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1.21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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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청주의료원 간호사 코로나19 확진되자 호된 질책
독감백신 반출사건 터진지 얼마 안돼, 원장 관리능력 부재 드러내
청주의료원 전경. 사진/ 육성준 기자
청주의료원 전경. 사진/ 육성준 기자

 

감염병 전문병원인 충북도립 청주의료원에서 한 때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왔다. 그러자 손병관(72) 원장의 관리능력 부재를 지적하는 여론이 높다. 청주의료원에서는 최근 의료진과 가족 등 총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4일 이후에는 다행히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나 이 곳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확진자들은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는 격리병동 근무자들이어서 한 때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했다.

청주의료원은 지난해 1월부터 충북대병원, 충주의료원 등과 함께 코로나 확진자 치료 전담병원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의료진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으나 확진자 발생으로 관리감독 기관인 충북도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독감백신 유출사건으로 비판을 받았다. 당시 국회와 충북도의회가 손 원장한테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으나 이번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진 것이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충북도 보건정책과장 등과 의료원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방역관리 TF를 구성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 전담치료병원에서 간호조무사가 확진을 받았으면 방역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등을 따져보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TF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전담병원은 일반 병원보다 훨씬 더 엄격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 입원병동에서는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고 벗을 때, 물이나 음료를 마실 때, 휴게실에서 쉴 때조차도 각별히 조심해야 하나 청주의료원은 이를 소홀히 했다고 충북도는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청주의료원이 자주 지적을 받자 손 원장의 조직 관리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손 원장은 지난 2014년 원장 공모에서 처음 선발된 뒤 임기 3년을 마치고 2017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 공모에 단독 응모해 다시 임명됐다.

그는 인하대 의대 학장과 의학전문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는 지난해 8월 손 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최종 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 때 내부감사 기능이 없는 현 시스템을 개선해 감사팀을 만들도록 조건을 달았다.

당시 몇 몇 도의원들은 손 원장이 제약회사 주식을 사서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에 직무연관성이 없는가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원장은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는 후문이다. 개인적인 문제는 비공개로 진행돼 도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 청문회에서는 장선배 의원(민·청주2)이 6년간의 임기 중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위한 개선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청주의료원을 혁신하려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손 원장이 결정적인 하자가 없어 통과됐다고 한 의원은 전했다.
 

특단의 대책 필요한 청주의료원

그러나 곧바로 독감백신 반출사건이 터져 상당히 시끄러웠다. 청주 서원보건소는 지난해 9월 17일 청주의료원 직원들이 독감백신을 외부로 반출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고 같은 달 25일 청원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의료원 직원들은 가족과 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예진표를 대리 작성하고 직원할인 50%를 적용받아 독감 백신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청주 청원경찰서는 12월 21일 관련자 106명을 의료법 위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관련자들은 원장을 포함한 의사 12명, 간호사 94명으로 백신 262명분을 무단반출해 원외에서 접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CCTV 고장 건은 아직도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명수 국회의원(국민의힘·충남아산갑)은 국정감사에서 “간호부장을 포함한 주요 간부들이 백신을 가져간 날을 전후해 CCTV가 고장 나 보건당국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청주의료원은 이후 도의회 정책복지위에 CCTV 고장 건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으나 의원들은 “다분히 형식적인 자료라 고장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청주의료원에서 독감백신 반출과 코로나 확진 등이 연이어 발생하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향후 대처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청주의료원은 오는 22일 도의회 정책복지위에 새 해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이 때 간호조무사들의 코로나 확진에 대한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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