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영화 차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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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영화 차인표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1.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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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가 인기다. 배우 차인표 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팩트와 허구가 적절히 섞인 영화로 2015년 처음 제작을 기획했지만 계속 미뤄지다가 2019년 촬영을 완료했다.

영화는 차인표 씨가 현실에서 무참히 깨지며 새롭게 이미지 변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중 차인표는 한때 잘나가던 대스타였다. 전성기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기가 떨어진 요즘에도 자아도취가 심해 일이 잘 안 풀리는 캐릭터다. 그러던 어느날 반려견과 등산 도중 몸이 진흙탕에 빠져 엉망이 됐다. 평소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던 그는 누가 볼까 전전긍긍하며 인근의 체육관 공용 샤워실로 갔고, 이후 사건이 시작된다.

철거예정이던 체육관은 하필 차인표가 샤워하는 시간에 공사가 시작됐다. 알몸으로 건축물 자재 더미에 갇힌 주인공은 주변의 눈을 의식해 구조요청조차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떠난 밤, 주인공의 연락을 받은 매니저가 몰래 그를 빼내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꼴사나운 모습에 화가 난 매니저는 주인공에게 현실을 자각하라며 팩트폭격을 날렸고 그는 정신을 차린다. 이후 그는 구조요청을 하고 알몸으로 대중 앞에 서며 허례허식을 벗어던졌다. 그 사이 주인공의 상징과도 같은 검지 손가락을 잃었지만, 구조 후 장항준 영화감독이 그를 섭외하며 영화는 끝난다.

극 중 차인표는 고난을 통해 틀을 깼다. 영화 제작과정 또한 차인표 씨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었다. 그는 5년 전 처음 이 영화 제안을 받았을 때 출연을 거절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정체기를 겪으며 마음을 바꿨다. 촬영을 하면서는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차인표가 스스로 자신의 세계에 들어가서 차인표 유니버스를 깼다고 평가한다. 차인표 씨는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 모습은 우리 모두가 참고할 만하다. 우리 주위에는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만든 견고한 틀에 갇힌 이들이 꽤 많다. 누군가는 그 속에 갇혀 변화를 두려워한다. 옆에서 변화해야 한다고 외쳐도 도로아미타불이다. 남일 같지만 이는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함정이다. 어쩌면 세상은 이 함정을 나온 이들에게 무언가 보상을 주는 건지 모르겠다.

특히 코로나19 시대는 사람들에게 더 빠른 변화를 요구한다. 이 때문인지 올해 국가기관, 기업 수장들의 신년사에서는 유독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이면에는 코로나19 시대 고정관념은 단체 몰락의 지름길이라는 인식도 깔려 있었다. 국세청장은 징수기관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K카드사 대표는 고정관념을 부수고 업의 한계를 뛰어넘자는 얘기를 꺼냈다.

전에는 기존의 틀을 강화하면서 가자는 주의였다면 이제는 변화의 비율을 더 높였다. 당장 비둘기를 독수리로 바꾸자고 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기조가 몇 년이 흐르면 정말 비둘기가 독수리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이젠 움직일 때다. 스스로 고정관념, 틀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면, 신년을 맞아 한번쯤은 자기성찰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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