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원=노인공원’ 이미지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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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노인공원’ 이미지 벗어나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2.04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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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살리기 최대 프로젝트
청주YMCA건물 등 철거 딜레마
무료급식 사업 중단 대안 찾아야

청주 중앙공원 톺아보기
과제는 무엇

 

청주 중앙공원이 역사공원으로 바뀐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가장 놀란 건 철거 대상지에서 각종 문화복지사업을 하는 이들이었다. 먼저 청주예총 관계자는 청주문화관 건물도 70년이 됐다. 전시장이 있지만 너무 낙후돼 전시를 열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지난해 시에 최소한의 리모델링 예산을 요구했는데 철거계획 때문에 무산됐다. 철거 전까지는 시간이 있지 않나. 그동안은 좀 정비해 잘 사용하고 싶다. 시가 좋은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앙공원을 역사공원으로 바꾸는 것은 구도심을 살리기 위한 복안이다. 지금은 노인들만 찾는 중앙공원이 모든 세대가 누릴 수 있는 공원이 되기 위해서는 공간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사진은 청주YMCA가 진행했던 무료급식 모습. 지금은 코로나19로 중단됐다. /사진=육성준 기자
중앙공원을 역사공원으로 바꾸는 것은 구도심을 살리기 위한 복안이다. 지금은 노인들만 찾는 중앙공원이 모든 세대가 누릴 수 있는 공원이 되기 위해서는 공간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사진은 청주YMCA가 진행했던 무료급식 모습. 지금은 코로나19로 중단됐다. /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예총, 대한노인회관은 시 소유 건물이기에 시가 철거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 청주YMCA건물의 경우는 사정이 좀 복잡하다. 청주YMCA는 토지는 시 소유이지만 건물은 지역의 유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건립했다. 1981년께 향교 인근 청주예능원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도지사, 시장을 비롯한 지역의 유지들이 기금을 내놓았다. 부지는 한국 YMCA 전국연맹 유지재단 소유다. 한국 YMCA 전국연맹 유지재단은 전국의 YMCA 부속건물을 일괄 관리한다.

 

청주 YMCA ‘갈 곳 없다

 

청주YMCA는 부지가 청주시 소유이기 때문에 3년마다 청주시에 토지허가사용승인 신청서를 내고 있다. 청주YMCA 관계자는 보도를 통해 철거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전부터 이러한 얘기들이 흘러나오긴 했지만 솔직히 이렇게 결정이 난 후 알게 될 줄 몰랐다. 사전에 논의가 없었다. 청주YMCA는 중앙공원 어르신들을 위한 급식사업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데 철거될 경우 방안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프로그램도 중앙공원을 배경으로 진행 중이다고 당황해했다.

이어 그는 내부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이 나겠지만 이곳을 떠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이 건물도 40년 역사를 지닌 곳이다. 더 좋은 대체부지가 있을까 싶다고 밝혔다.

청주YMCA는 중앙공원에 오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경로식당’(무료급식) 사업을 청주시 예산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 시간에 국수를 무료로 나눠준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업이 중단됐다. 경로식당 관련 예산은 해마다7000~8000만원을 받고 있다. 청주YMCA는 집단 급식이 불가능해지자 대성동, 사직동에 살고 있는 35가정을 선별해 도시락 배달로 대체했다.

원래 중앙공원에선 적십자, 노인복지회관, CCC선교회 등이 야외 무료급식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청주시는 공원관리의 문제를 들어 야외 무료급식 중단을 권고했다. 유일하게 청주YMCA 내부 공간에서만 무료급식이 이뤄졌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지난해는 중단된 것이다.

청주YMCA 관계자는 무료급식 때문에 중앙공원에 노인들이 모인다는 얘기가 여전히 많다. 2019년께 노인복지관에서 이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는데 정작 무료급식 때문에 중앙공원에 온다는 이는 10%내외였다. 무료급식이 아니라 갈 곳이 없거나 친구를 만나러 오는 것이었다. 물론 이들이 와서 인근 식당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YMCA가 나가더라도 인근 건물에 대체 무료급식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굴작업 통해 역사복원

 

중앙공원엔 언제부터인가 노인들만 살고 있다. 한때는 청주의 대표적인 가족공원이었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노인들만 이곳을 찾는다. 한범덕 시장은 민선 5기 때 중앙공원을 역사공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면서 노인들을 아침에 버스에 태워 게이트볼 경기장으로 이송시킨다는 계획도 검토했다.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노인들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감도 분명 존재한다.

이에 대해 한 사회복지사는 일부 노인들이 이곳에서 사행성 윷놀이를 한다거나 일부 박카스 아줌마의 불법성행위 등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도 분명 존재한다. 노인사회도 계층화돼 있고, 이곳에 오는 어르신들은 어찌보면 가장 사회적 지위가 낮은 분들이다. 이제 연령대로 보면 더 이상 이곳에 올 노인인구가 많지 않다. 사회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공원의 역사공원화는 청주 구도심 살리기의 최대 프로젝트다. 역사학자들은 이번 청주시의 결정에 대체적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박상일 전 청주문화원장은 중앙공원이란 이름은 일제시대의 산물이다. 일단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 병영공원, 관아공원 등 역사성을 살릴 수 있는 명칭을 공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인근 건물 철거와 함께 발굴 작업도 진행된다. 발굴 작업과 더불어 과거의 건물을 재현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청주중앙공원이 모든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대표공원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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