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철도 ‘112역사(驛舍)’ 최종 명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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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내륙철도 ‘112역사(驛舍)’ 최종 명칭은?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02.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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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단, 지역주민 의견 취합 중…‘감곡역’ “단독명칭 불가”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중부내륙선 철도 112역사 주변 모습.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중부내륙선 철도노선 1단계(이천부발∼충주 53.96km) 구간 공사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감곡역’의 공식명칭 확정 여부가 주목된다. 1단계 노선은 올해 말 개통 예정이다.

이런 속에 충북 음성군과 경기 이천시는 각각 중부내륙선 ‘112역사(驛舍)’ 역명 제정 관련 주민설명회를 실시하고 여론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감곡역’으로 통칭돼 온 112역사의 위치는 음성군 감곡면 왕장리와 이천시 장호원읍 노탑리와 연접하고 있다. 이에 국가철도공단은 규정에 따라 두 곳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감곡역’ 명칭 문제는 2014년 4월부터 부각되면서 충북도와 경기도 지역 간 갈등 이슈로 번졌다. 당시 국가철도공단은 실시설계를 전후해 감곡면과 장호원읍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각 주민설명회를 실시했다. 이 때 감곡 주민들은 설계도에서 112역사 위치가 당초 보다 70여m 가량 장호원쪽으로 옮겨 진 것을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보다 앞서 감곡 주민들은 충북지역 역사번호인 200단위가 아닌 수도권 번호인 100단위를 사용해 ‘112역사’로 정해진 점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던졌다. 변경된 설계도에 따르면 2차선 지방도로를 기준으로 도 경계(道界)를 이루고 있어 역사 위치가 경기도 쪽으로 옮겨지면 역 명칭이 ‘장호원역’이 될 것은 불문가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감곡(장호원)역’ 현실성 높아져

바로 음성지역 주민들은 감곡역사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감곡역 지키기 운동에 나섰다. 이천지역도 시의회와 도의회 등을 통해서 목소리를 키웠다. 양 측 주민들은 대전에 있는 국가철도공단을 각각 방문해 맞불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 문제로 정겹게 지내던 감곡과 장호원 주민들의 정서는 사나워졌다. 같은 학교를 넘나들며 다닌 주민들은 각자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하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사실상 이때부터 ‘역명지키기’ 운동이 펼쳐진 것이다.

급기야 감곡 주민들은 4·9일에 열리는 장호원 5일장을 이용하지 않겠다며 별도로 3·8일로 하는 감곡장을 개장하기도 했다. 이제 올해 말 중부내륙선 철도 1단계 구간 개통이 임박하면서 112역사의 정식 명칭을 정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

양 측은 각자의 읍면 소재지가 들어가는 역 명칭을 원하겠지만 일방적인 역명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의 ‘철도 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지침’ 제7조(역명의 제·개정 기준) 3항을 보면 ‘역명이 이미 존재하거나 지방자치단체 소관의 다른 역명과 동일해 기존 역명과 혼동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그 역명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철도공단은 정읍시 감곡면 학성리에 소재한 호남선 ‘감곡역’이 운영 중에 있어 동일한 역 이름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음성군은 전했다.

음성군은 주민의견 조사 중인 지난 18일 감곡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이장협의회에 관계자를 참석시켜 역사 명칭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감곡면 이장들은 ‘감곡역’ 단독 표기가 안된다면 우선 ‘감곡’ 글자가 가장 먼저 표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감곡장호원역’ 외에는 대안이 없지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호원 주민들은 ‘장호원’을 앞에 넣고자 주장하겠지만 음성군 주민들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이유는 그동안 다퉈온 명분이 역사 및 승하차장이 감곡면 왕장리에 90% 가량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부발∼감곡∼충주, 연내 개통

실제로 112역사 신축설계 개요를 보면 감곡과 장호원에 들어서는 시설의 차이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연면적 2097.69㎡ 규모의 112역사 건설 공사는 △대지면적 : 감곡 7801.14㎡, 장호원 2888.00㎡ △건축 연면적 : 감곡 1529.51㎡(장호원 쪽은 건축시설 없음) △감곡 부대시설 : 승강장 홈지붕 1192.95㎡, 지하 연결통로 394.47㎡, 연계교통 케노피 182.14㎡, 홈대합실 17.76㎡, 보도육교 183.03㎡ △장호원 부대시설 : 보도육교 117.45㎡, 연계교통 케노피 77.97㎡ △감곡 엘리베이터 : 20인승 3대, 에스컬레이터 1200형 6대 △장호원 엘리베이터 20인승 1대 등이다. 이렇다 보니 감곡 주민들은 역사 위치에 살짝 걸쳐진 장호원읍 노탑리 부지를 이유로 ‘장호원’ 명칭을 주장하는 것에 반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규정이 또 있다. 역 명 관리지침 제8조(노선명 및 역명의 표기) 1항을 보면 축약 역명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정은 ‘노선명 및 역명 표기문자는 한글로 최대 6자 이내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5자 이상으로 정할 경우에는 4자 이내의 축약 역 명까지 동시에 정하여야 한다’고 조문화 돼 있다.

이에 따라 중부지선 계획의 4차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안 반영 건의 시 이용된 ‘감곡(장호원)’ 명칭으로 단일화 하는 방안이 떠오를 전망이다. 건의 때 이천시 소속 송석준 국회의원은 동의 서명에 동참하면서 ‘감곡(장호원)’ 명칭 표기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감곡(장호원)역’ 단일 표기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 않고 ‘감곡장호원역’으로 갈 경우 별도의 축약 명칭을 정해 국가철도공단에 제출해야 된다. 이 때 축약 명칭을 놓고 ‘극동대’, ‘매괴성당’ 등을 놓고 분란이 일 소지도 있다.

한편, 이태수 감곡면 이장협의회장은 “장호원 쪽과 화합되면 좋겠다”며 “역사 위치 등 합리적인 시각에서 보면 어렵지 않게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민만식 음성군철도대책위원장은 “감곡역사 명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문제가 생긴다면 대책위가 적극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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