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은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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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은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이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3.04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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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철주 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도시계획 전문가, 이젠 실험실에서 현장으로

도시재생은 문재인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이다. 몇 년 사이 전국의 모든 도시는 재생중이다. 올해부터 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을 맡게 된 조철주 전 청주대 교수(68)를 인터뷰했다. 2018년 대학에서 은퇴한 뒤 그는 지금 강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분주히 뛰고 있다.

 

대학에서 35년간 도시개발 및 도시계획에 대해 가르쳐온 학자. 올해 조철주 교수는 현장에서 주민들과 뛰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도지재생 지원 조직의 수장을 맡았다. 이에 대해 그는 실험실 지식이 현장에서 유효한지 계속 반문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조철주 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사진=육성준 기자
조철주 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사진=육성준 기자

 

실험실과 현장의 간극을 좁히는 일.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시도하고 실수를 줄이는 것. 그것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 개념적으론 쉬운데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 센터장 임기는 3년이다.

도시재생지원센터는 현장에서 주민조직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둔다. 이에 대해 조 센터장은 정책 대안을 만들고, 정보를 만들어서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도시재생지역은 살고 있는 이들의 이해가 가장 뜨겁게 충돌하는 곳이다. 갈등을 이해하고 조정하는 역할도 센터가 해야 한다라고 정의했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라

 

도시재생사업의 가장 큰 숙제는 지속가능성이다. 현재 청주시에선 운천신봉동, 우암동, 내덕동, 영운동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각각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주거지지원형으로 선정됐다. 각각의 사업모델이 정해져있어 동네의 특색에 맞게 사업이 꾸려지고 있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투입해 기본적인 기반시설 조성사업을 한다. 도로정비나 주민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센터에서는 이러한 예산 지원사업이 끊긴 후에도 주민들이 스스로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일시적인 지원 사업이 끝나고 난 뒤가 진짜 도시재생의 시작이다. 그래서 주민들의 커뮤니티형성이 관건이다. 이들이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도시재생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설을 지원이 끊긴 후에도 잘 운영해나가야 한다.”

 

도시재생대학 운영중

 

센터에서는 도시재생대학을 운영 중이다. 주민들이 직접 도시재생에 대해 배우고, 전문가들과 우리 마을 발전 계획을 짜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주민역량 강화가 중요한 목표다.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주민들 간 신뢰성을 회복해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야 한다. 센터에서 하는 서비스들은 어찌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말 그대로 지원하는 조직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도시재생을 어반 르네상스라고도 부른다. 공동체 의식이 다시 살아나는 것, 도시재생의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재생 사업은 주민들 간 재산권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게 만든다.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되면 인프라가 조성돼 지대상승이 발생하고 결국 원주민(세입자)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계층별 지원 필요해

 

이에 대해 그는 계층별로 지원을 해야 한다. 소득과 주거형태에 따라 세분화한 대책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을 통해 곧 압축화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인구축소, 고령화사회 진입 등 개인의 문제를 마을 공동체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도지재생이 정부 기금만으로 운용된다면 지속성을 갖기 힘들다. 지방분권이 말 그대로 이뤄져야 재생도 가능하다. 지자체가 재생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기업들이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외국의 선진사례를 보면 주민들이 기업 후원을 받아오고, 후원한 기업들에겐 지자체에서 세제혜택을 준다. 조세제도, 금융제도의 한계가 우리나라엔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매일 실현가능한 정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사업은 사실 정답이 없다.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답을 찾는 과정 중에 있다.

모두 정답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데 사실 정답이 없다고 본다. 끊임없이 실수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행정도 실수할 수 있다. 주민들의 민주적 의식도 함양돼야 하고, 공동체 의식도 되찾아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개인화된 시대에 도시재생의 의미를 묻는다면 당장 현답을 주기 어렵지만 적어도 매일 연구하고 답을 찾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조철주 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청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건축학과에서 공부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청주대에선 35년간 도시개발 및 도시계획에 대해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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