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시작해 뛰어 들어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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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시작해 뛰어 들어오자”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3.10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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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청주마라톤동호회 회장의 달리는 법
청마회 회원 105명, 지금은 3~4명씩 뛰어
박훈 청주마라톤동호회 회장 /육성준 기자
박훈 청주마라톤동호회 회장 /육성준 기자

 

올해로 달리기 11년차다.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해 동호회에도 가입하고 총무, 사무국장을 거쳐 어쩌다보니 회장까지 맡고 있다. 달리기 덕분에 내 인생은 달라졌다. 건강은 물론 다양한 연배의 친구들도 생겼다. 앞으로도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달리며 친목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며 박훈 청주마라톤동호회 회장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박 회장은 청주에서 나고 자라 LG하우시스 영업부서에 입사해 32년간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직업 특성상 술자리가 많아 늘 건강관리에 신경을 썼다. 그러던 10여 년 전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는 등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다. 당시 대구에서 근무하던 그는 무작정 집 앞 강가로 가서 걷기 시작했다. 5km, 10km를 걷고 뛰다보니 조금씩 몸이 가벼워 지는 것을 느꼈다. 점차 달리기에 재미가 붙었고, 근무지를 청주로 옮긴 이후에는 청주마라톤동호회에 가입했다.

박 회장은 5년간은 혼자서 달리기를 했다. 살도 빠지고, 담배도 끊게 돼 스스로도 성취감이 높았다. 매일 10km를 뛰는 것이 보약보다 좋다는 생각에 집 앞 김수녕양궁장을 새벽마다 16바퀴씩 뛴다. 그러던 어느 날 고상화 전 회장을 만나면서 달리기 인생이 바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치밀한 스카우트전에 휘말린 것 같다. 이전까지는 혼자 뛰었다면 이후에는 동반주의 묘미를 알게 됐다. 덕분에 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으며 말했다.

청주마라톤동호회 회원 동반 산행 /청주마라톤동호회 제공
청주마라톤동호회 회원 동반 산행 /청주마라톤동호회 제공

 

24년 전통 청주마라톤동호회

 

박 회장이 가입한 청주마라톤동호회(청마회)1997년 창립했다. ‘당신도 달릴 수 있다는 슬로건 아래 105명의 동호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는 매주 일요일 대청호반에 모여 함께 뛰었지만 지금은 1년 넘게 모임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에는 회원들이 3~4명씩 모여 서원구 장성동 장성교, 고은삼거리, 대청호반 일대에서 개별 훈련을 시작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로 대회 참가, 단체 모임 등을 못하고 있지만 단체 카톡, 상호연락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는다. 그 사이 혼자서 남모르게 달리기 실력을 갈고 닦는 회원들도 눈에 띈다. 아마 모임이 재개되면 재밌을 것 같다얼른 코로나19가 완화돼 함께 모일 수 있는 날만 학수고대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청마회는 수년 간 청원생명쌀마라톤, 반기문마라톤, 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대회 등에 참여했다. 24년간 동호회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서브3(Sub-3)를 기록한 회원만 38명이다. 서브3는 풀코스인 42.195km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달리기 인구 중 상위 5%에 들어가는 기록으로 아마추어 달리기 주자에게 서브3는 꿈 같은 목표다.

박 회장은 과거 황영조, 이봉주 선수의 활약으로 달리기 붐이 일어 회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엔 젊은층의 유입보다 40~60대 가입이 더 많다. 동호회가 고령화되다보니 서브3 기록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뛰며 친목을 다지겠다는 회원이 더 많다기록에 부담갖지 말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가입했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청주마라톤동호회의 활동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뛰면 스트레스 사라진다

 

박 회장은 마라톤 풀코스를 11번 완주한 자신만의 노하우도 공개했다. 그는 달리기는 거리에 관계없이 처음에 걸어서 시작해 마지막에 뛰어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풀코스는 1~10km에서는 천천히 속도를 끌어올리고, 10~40km에서는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어야 한다“10km가 넘어가면 몸이 풀리고 가벼워지면서 무리하기 십상인데 그러면 완주하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풀코스의 사점은 35~40km 사이에 온다. 사점은 말 그대로 신체가 가장 한계에 다다르는 순간의 정점이다. 그는 이를 넘기고 2.195km를 뛸 때는 제정신이 아니다. 이 때문에 풀코스를 완주하고 다음부터는 다시는 안 뛴다고 하는 마라토너들도 많다. 하지만 그 사람들 가운데 안 뛰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그만큼 사점을 넘는 성취감은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뛰는 동안 무념무상이 되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는 효과도 나타난다. 박 회장은 여기에 취해 무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풀코스를 몇 번이나 뛴 경험 때문인지 가끔 자신을 과신하는 경우도 있다. 한번은 장성동 장성교에서 출발해 고은삼거리를 찍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탄력을 받아 15km 거리의 피반령까지 간적이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무작정 뛰어가 돌아오는 길에 꽤나 애를 먹었다주변에 한 번씩 욕심냈다가 부상 당하는 사람을 여럿 봤다. 이는 은퇴의 지름길이다.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 그래야 오랫동안 즐겁게 달리기로 건강 관리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청주마라톤동호회 제공
/청주마라톤동호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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