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천 벚꽃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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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천 벚꽃길을 걸으며…
  • 충청리뷰
  • 승인 2021.04.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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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찬 한국동서발전 음성그린에너지추진본부 본부장.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이 여의치 않아 시간이 날 때마다 음성천을 걷곤 한다.

주말 아침 음성천을 걸으며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며 완연한 봄을 느끼는 여유로움에 젖는다. 한적한 논과 밭을 보고, 건너편 철길을 지나는 기차 소리를 들으니 기차길 옆에 살던 어릴 적 시절이 떠오른다. 친구들과 귀를 철길 레일에 대고 멀리서 달려오는 기차 진동을 듣고 언제 기차가 지나갈 지 맞추기를 하던 아련한 기억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나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은 이런 순간에도 떠나질 않고 있다.

지난 연말, 한겨울에도 동백꽃이 피는 따듯한 남해안에서 음성그린에너지 건설본부 초대 본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충북 음성에 도착해 차에서 내릴 때는 온몸을 휘몰아 감던 강추위와 초대 본부장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이 더해져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했다.

4월초인 지금, 음성천의 만개한 벚꽃을 보며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시간에 깜짝 놀란다. 부임 후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시는 발전소 부지 인근 주민들의 임시 건물을 매주 방문했다.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에도 야외에서 고생하시는 모습을 마주했을 때 돌아가신 선친과 고향에 계신 모친이 떠올랐다. 그 겨울은 가고 봄은 왔건만 아직도 반대 지역주민과의 갈등과 반목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낀다.

음성천연가스발전소는 2017년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국책사업이다. 2050탄소중립화 정책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전원으로 가는 핵심적인 징검다리 역할의 발전설비라 할 수 있다.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방침에 따라 기존 계획인 석탄발전소를 LNG발전소로 전환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특별히 6%라는 낮은 충청북도의 전력자립도를 높이고 향후 내륙지역에 들어설 산업단지에 원활한 전기 공급을 위해서도 계획대로 추진 되어야 할 핵심 국가사업이다.

이 발전소는 설비적인 측면에서 최신의 환경적인 설비를 설치함으로써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환경이 어우러진 음성지역에 피해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수도권과 인접한 음성 서북부지역에 비해 낙후된 이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발전소 건설·운영 시 지역업체 참여 및 주민소득 증대 사업 등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을 다각도로 강구 할 예정이다.

초대 본부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아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실천함에 있어 지역주민과의 융화 및 소통을 통해 음성군의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정착하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음성 천연가스발전소를 적기에 준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

오늘 아침에도 음성천 벚꽃길을 걷지만 역시 마음 한 켠은 편하지가 않다. 비록 지금은 반대하시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과 반목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복숭아꽃이 피는 이달에는 서로 화해와 소통의 시간이 만화(滿花)처럼 활짝 다가 오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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