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과학의 날’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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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 ‘과학의 날’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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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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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은 충북과총회장 충북대 명예교수
김용은 충북과총회장 충북대 명예교수

 

4월 21일은 ‘과학의 날’, 하루 뒤인 22일은 ‘정보통신의 날’이다. 하루 사이를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사가 있다. 왜 하루 차이를 두고 같은 부처의 기념일이 있을까? 이는 최고 권력자의 의지에 따라 정부조직법을 개정하고 직제를 개편하면서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이합집산시켜 생긴 일이다. 정보통신의 날은 김영삼 정부가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개편하고, 1973년부터 기념해 오던 ‘체신의 날(4.22)’을 1996년 정보통신의 날’로 변경한 것이다.

과학의 날 연원은 일제강점기 과학조선 건설 운동을 주창한 김용관 선생의 ‘과학 데이’가 효시이다. 1934년 한국인 과학기술자와 민족주의 인사들이 ‘과학 데이’를 정하고 민족 과학기술의 진흥을 위한 대중적 행사를 벌인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발명학회 김용관 전무의 제창으로 해마다 다윈이 사망한 4월 19일을 ‘과학 데이’로 정하고 이를 전후한 시기에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위한 여러 행사를 열었다. 과학 데이의 기본정신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민족의 힘을 기르고, 이를 토대로 독립을 앞당기기 위한 민족운동이었다.

그러나 이 날을 핑계로 민족운동을 전개한다고 하여 일제가 이 행사의 지도자인 김용관 선생님을 감옥에 가두고 이 행사를 탄압함으로써 과학데이 행사는 중지되고 해방을 맞았다. 이러한 민족적 움직임은 해방 직후 계승되지 못하다가 1967년 4월 21일 박정희 정부에서 과학기술처를 설립하고 다음 해부터 이 날을 과학의 날로 제정하여 올해 54번째 과학의 날을 맞게 되었다.

당시 과기처의 설립은 우리 과학기술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과학기술 후진국인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정책을 펴기 위해 독립된 중앙행정부처를 갖고 과학기술 행정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부처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다른 부처의 일부 조직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국가 발전의 주요 의제로 올려놓는 주무 부처가 설립되었기에 그 역사적 의미는 더욱 지대하였다.

이렇게 설립된 과기처는 KAIST, 원자력연구소,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의 외부기구를 두고 과학기술 정책을 입안하고 과학기술 R&D를 주관하였고, 김대중 정부는 이를 과학기술부로 승격시켰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박근혜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로 개편하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정보통신부와 통합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통합되면서 과학기술의 일관된 정책 수립 자체가 매우 어려워졌고, 과학의 날과 정보통신의 날의 차별성이 모호해졌다.

일부에서는 2001년 11월 10일,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과학에 대한 국가적,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책임 있는 과학의 이용을 강조하기 위해 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과학과 사회의 단절을 극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열렸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세계 과학의 날(WSDPD)'을 새로운 과학의 날로 지정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세종대왕이 자격루를 국가표준시계로 반포한 8월 5일을 새로운 과학의 날로 제정하자는 의견이 포함된 ‘과학의 날 기념일 변경 촉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한국과총(회장 이우일)은 ‘대표성, 상징성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과학의 날’의 진정한 의미와 정신을 되새겨보기 위한 국회와 과총 공동포럼을 개최하였다.

이 포럼에서 세종의 과학문화 창달에 대한 리더십이 재조명되기도 하였으나 기념일 변경에 대한 합일된 의견을 모으지는 못하였다.

통합과 변경만이 능사가 아니고 제정 당시의 정신을 살려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현존하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역사적 고향으로 ‘한글 창제의 비밀’을 품은 세종의 초정행궁을 재현한 곳이 충북이다.

지금은 생명과학, 태양광,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도 구축하였다. 또 미래 국가 첨단과학기술 R&D를 이끌 방사광가속기도 건설하게 되었다. 과학의 날을 맞아 충북 청주가 우리나라 미래 한국 과학기술의 중심축 기반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해 봐야 할 때라고 본다.

/김용은충북과총회장 충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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