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결과 충격적, 충북 민주당은 왜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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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결과 충격적, 충북 민주당은 왜 조용?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4.14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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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도의원선거 민주당 3등의 의미 새겨봐야
“충북지역도 민심과 괴리, 변화와 혁신 꾀해야” 여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3월 19일 개최한 ‘4·7 재보궐선거 선거지원단’ 출범식. 사진/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3월 19일 개최한 ‘4·7 재보궐선거 선거지원단’ 출범식. 사진/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4·7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참패,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났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결과는 짐작한 대로 나타났으나 득표율 격차가 예상을 뛰어넘어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마디로 민주당이 졌어도 너무 크게 졌다는 것이다. 그러자 항간에서는 국민의힘 승리가 아니라 민주당 패배라며 패배에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정권 말기답게 이번에 여권 심판론이 강하게 일었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충북에서는 보은 도의원 선거가 있었다. 국민의힘 원갑희 후보가 41.16%를 득표해 당선됐다. 2위는 무소속 박경숙 후보가 36.52%, 3위는 민주당 김기준 후보가 22.30%를 얻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 푸른 깃발을 휘날리며 싹쓸이 하다시피한 민주당이 2위도 아닌 3위를 하자 뒷말들이 많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정도의 무게감은 아니지만 국민들의 정서가 도의원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한 정치인은 “충북의 남부지역은 민주당이 약하지만 민주당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달랐다. 보은 도의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참패한 전국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충북은 무풍지대

그럼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득표율 차이가 이렇게 벌어질 줄 몰랐다. 국민들의 마음과 민주당의 마음이 달랐던 게 패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틀속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 나 조차도 아직 선거 결과에 대해 정리를 못했으나, 민주당은 충분히 반성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에 국민들의 마음을 확인했다. 충북의 민심도 같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 모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보궐선거 이후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민주당은 새로운 지도부를 탄생시키고 당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총선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네 차례 모두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특히 박근혜 탄핵 이후 촛불민심은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충북 역시 민주당이 압승했고 야당들은 지리멸렬했다.

따라서 현재 충북의 정치권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당이다. 국회의원 총 8명중 5명과 충북도지사, 기초단체장 11명 중 7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충북도의회와 11개 기초의회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 이후 충북 민주당은 너무 조용하다. 선거 결과가 충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3월 19일 ‘4·7 재보궐선거 선거지원단’ 출범식을 열고 서울·부산시장과 충북도의원 선거 지원에 나섰다.

이후 보은 도의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낙선하자 선거일인 지난 7일 “보은군민 여러분의 눈높이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라 매우 뼈아프게 생각한다. 하지만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보은군 발전과 군민 여러분의 삶의 질 향상에 더욱 더 노력하겠다”는 논평을 내고 그만이다.

이에 대해 이장섭 위원장은 “1박2일 연수라도 하면서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도당이 앞으로 할 일에 대해 논의하면 좋은데 코로나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지금은 단체카톡방에 의견을 올리거나 몇 몇이 만나 얘기하는 정도가 전부다”고 말했다.
 

비대면토론회라도 열어야 하지 않나

그러자 충북도내 일부 민주당 지방의원들은 이번 선거 이후 위기감을 느낀다며 아쉽다고 전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젠더·부동산·검찰개혁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만했다는 여론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마음들이 도민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대면토론회라도 열어서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도민들에게 전달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게 여러 사람들 말이다.

충북지역에서는 도종환 의원(청주흥덕)이 비대위원장, 변재일 의원(청주청원)이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다는 소식에 관심을 보이나 민주당이 참패한 현 국면에서는 이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충북의 민주당도 현실파악을 하고 어떻게 변화와 혁신을 꾀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때다.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중앙에서만 민주당이 대오각성 하겠다고 난리를 치고 충북지역은 개혁의 대상으로부터 제외된 양 너무 평온하다. 그러나 충북지역의 민주당도 민심과 괴리돼 있기 때문에 이참에 바꾸고 가야 한다. 민주당이 지방권력을 잡은 뒤 카르텔이 더 심해졌을 뿐 도민들의 삶이 나아진 건 없다. 지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토론하고 내년 선거를 준비하지 않으면 민심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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