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팔아 서울로 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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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팔아 서울로 가는 사람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4.14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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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붙는 서울과 지역의 집값 차… 밀집한 인프라로 상승 필연적

수도권집중과 아파트값

벌어지는 집값 격차

 

목동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목동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최근 전국적으로 영끌, 갭투자가 심각하다. 특히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어 젊은이들이 자력으로는 집을 살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불안 심리도 감지된다. 최근 충북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에 살던 S씨는 서울로 이사 갔다. 그는 직업 특성상 일주일에 2~3일은 서울에서 지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청주에 집을 두고 서울에서는 투룸 등의 전세를 구해서 살았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날이 갈수록 뛰는 것을 보고 이러다가는 나중에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룸 보증금도 크게 올라 하는 수 없이 대출을 끼고 지난해 사당역 인근 32크기의 빌라를 약 2억 원에 구입했다. 현재 약 7000만 원 정도 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S씨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인근에 집을 사기 위해 안달이다. 그가 사는 사당은 상대적으로 낙후됐지만 교통이 편리해 통근버스로 출퇴근하는 젊은이들의 인구비중이 크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영끌을 하다 보니 소형 아파트, 빌라도 없어서 못 사는 지경이다. 일단 사고보자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S씨처럼 서울과 지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고민이 깊다.

 

인프라 비슷한데

 

지역에서 살던 사람이 서울에서 비슷한 환경의 거주 지역을 찾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분평동에 살던 S씨가 비슷한 주거환경을 찾는다면 서울시 양천구 목동 인근이 가장 적합하다. 분평동이 조성 초기부터 목동을 롤모델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1986년 목동택지를 개발해 목동 1~14 단지 아파트를 지어 약 26600세대를 공급했다.

프랑스 파리의 주거단지를 모델로 해서 차도, 보도를 분리했고 단지 중앙에 상업지구를 밀집시켰다. 또한 2개 단지마다 학교를 짓고, 교차점에 공원을 조성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분평택지개발은 1999년에 실시됐다. 청주시는 분평1~7 아파트 단지 등을 계획해 약 12000세대를 공급했다. 목동과 마찬가지로 2단지마다 학교, 공원이 있다. 주거단지 중심에 도서관, 경찰지구대, 상업지구 등이 밀집해 있다.

양 단지 외형적으로는 비슷하다. 그러나 집값은 천차만별. 특히 최근 집값이 폭등세로 접어든 이후 격차는 더 벌어졌다.

목동4단지 20평대 아파트의 가격은 2018년 말 기준 약 108000만원, 2019년에는 약 135000만원. 2020년에는 약 154000만원, 현재는 약 166000만원에 거래된다. 같은 기간 분평4단지 20평대 아파트의 가격은 2018년 말 기준 약 12000만원, 2019년에는 약 12500만원, 2020년에는 13500만원. 현재 약 14000만원에 거래된다.

비교 대상을 청주의 인기 부동산 거래지역인 청원구 율량동, 흥덕구 하복대 지역으로 넓혀 봐도 2015년 신축한 20평대 복대두진하트리움이 2018년 말 기준 약 28500만원, 2019년 약 27500만원, 2020년 약 35000만원. 현재 약 41000만원에 거래된다.

 

차이 왜 벌어질까?

 

하복대 지웰시티140평대 아파트에 사는 K씨는 20155억원에 집을 팔아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자녀들과 함께 살기 위해 전세를 얻었다. 당시 서울 목동 20평대 아파트를 살 수도 있었지만 성인이 된 자녀와 살기에 좁다는 이유로 인근에 30평대 전세를 얻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돈으로 양쪽 어느 곳도 집을 살 수 없다. 지웰시티140평대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약 8억원. 목동4단지 20평대 아파트는 현재 166000만원에 거래된다.

그나마 청주지역에서 값이 많이 올랐다고 소문난 하복대 지웰시티1차 아파트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서울로 밀집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양천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C씨는 중소 IT기업이 많은 금천구, 양천구 일대는 업계 특성상 젊은 인력의 순환이 빠르다보니 작은 평수의 집 거래가 활발하다. 더구나 금천 사이언스파크 같은 개발호재도 예상돼 관련 기업들이 더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전했다. 목동은 재개발에 대한 이슈도 끊임없어 이래저래 부동산 호재가 많다.

C씨는 몇 년 사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재계약철이면 인근에 집을 구하느라 난리다. 일자리는 몰려있는데 인근에 집은 한정됐고, 멀리가자니 자녀 교육 등에 어려움이 있어 애들 클 때까지만 버티자는 사람도 꽤 많다이런 사정 때문에 수요가 줄지 않아 집값의 상승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라고 전망했다.

해법은 몰려 있는 일자리, 인프라 등을 어떻게 분산하는 것이냐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정책은 별로 없다.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세대수를 늘리는 등의 방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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