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관광두레PD 되는 게 꿈”
상태바
“최우수 관광두레PD 되는 게 꿈”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4.21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약학대 자퇴 후 문화기획하다 ‘직업’ 찾은 박준국 씨
박준국 청주 관광두레PD
박준국 청주 관광두레PD

어릴 적에는 별다른 꿈이 없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대대로 미원에서 한약방을 운영 했기에 저도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2007년 어렵사리 중국요녕중의약학대에 입학했지만 2011년 중국에서 면허증 취득 관련 제도가 바뀌면서 나의 미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박준국(34) 관광두레PD는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관광두레PD에 선정됐다. 충북에서 3번째, 청주에서는 9년 만에 처음이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운영하는 관광두레PD는 지역주민사업체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음식기념품 등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매년 20명 정도 선발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좀 더 절차가 까다로웠다. 관광두레PD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운영주체를 문화관광연합회에서 한국관광공사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엄격한 심사와 3개월의 역량교육, 최종 사업계획서 발표 등의 절차를 거쳐 총 22명을 선정했다. 충북에서는 청주시의 박준국PD와 함께 음성군의 이아리PD가 선정됐다. 여기에 2019년부터 활동해온 괴산군 김영균PD까지 더해 총 3명의 충북지역PD들이 활동한다.

 

미원을 바꿔보겠다

 

41일부터 공식 활동에 들어간 박 PD는 지역을 바꿔보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아직 어리지만 이 길에 들어서기 위해 많은 일을 겪었다고 운을 뗐다. 시작은 그가 중의약학대학교를 그만두고부터 였다. 그는 학교를 자퇴할 때 부모님이 많이 반대하셨지만, 자격증을 인정해줄지 말지 확실치도 않은데 10년을 공들이는 게 무슨 의미일까 고민했다그 사이 처음엔 잘 몰랐던 내 꿈이 무엇인지 손에 잡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군 제대 후 과일판매를 시작했다.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어르신들 가운데 생산물 판로확보에 애를 먹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들의 과일농산물을 푸드트럭에 싣고 전국 각지를 다녔다. 그는 돌아다니다 문득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미원이 왜 사람들을 끌어 모으지 못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보니 활동하는 청년들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청주시 청년네트워크를 통해 2018년 청주지역 청년들의 공동체인 청년 나침반을 만들었다. 이후 15명의 청년들과 함께 동네에 맞는 문화기획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청주에 비해 일주일정도 늦게 벚꽃이 만개한다는 것에 착안해 미원천변에서 늦은벚꽃축제를 개최했다.

3일 동안 4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동네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면에는 주민들의 도움도 컸다. 주민들은 건강원집 애가 이런 것도 하더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시샘한 몇몇 사람들과 마찰도 있었다. 그는 동네를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상당구 영운동으로 이사나와 가거지지 생활문화센터를 만들었다.

박 PD는 지난 4월 초 청주 동부창고로 선진지 견학을 온 사람들에게 우리지역에 대해 설명했다.
박 PD는 지난 4월 초 청주 동부창고로 선진지 견학을 온 사람들에게 우리지역에 대해 설명했다.

 

고향 떠나 값진 경험

 

센터의 주축은 청년나침반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도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PD소외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청주시, 도시재생센터 등의 도움을 받아 온수보일러 수리, 집에 못 박아주기 등의 일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원을 떠나 활동하니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졌다. 몰랐던 것도 많이 배웠지만 한편으론 일부 사람들에게 실망도 했다어려움도 많아서 청년나침반 회원들 가운데는 돈을 벌수 있는 일을 찾아 탈퇴한 이도 있다고 속 사정도 전했다.

그도 아내와 두 자녀를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1년 넘게 청소용역업체에서 일하며 충북 전 지역을 오갔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3월 상주시 도시재생센터에서 매니저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그동안 박PD의 활동을 눈여겨 본 도시재생센터 사람의 추천 덕분이었다. 그러던 차에 문체부 공고를 통해 관광두레PD를 알게 됐고, 꼭 선정되겠다는 각오로 공모에 지원했다.

 

목표는 최우수PD

 

PD는 잘 조직된 주민사업체를 만드는 게 꿈이다. 이를 통해 청주하면 떠오르는 관광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지금까지 관광두레PD의 노하우를 이어받을 구상도 하고 있다. 그동안 관광두레PD들은 지역의 시장상인들과 협업해 관광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관광지의 주민들이 자신의 사업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게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하는 일을 했다.

그는 관광두레PD는 주민사업체를 선정해 5년간 최대 1억까지 지원할 수 있다. 올해는 4월 말에서 5월 초에 문체부에서 공고를 할 예정이다. 그러면 제가 6~10개팀을 추천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많은 곳을 지원하기 보다는 비록 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전국에서 잘하기로 소문난 사례를 만들고 싶다. 대상자를 잘 찾아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겠다. 향후 일정은 조만간 청주시 홈페이지에 공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주민들이 사업체를 잘 꾸릴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이들이 지역 밀착 관광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계사업들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PD제가 활동하다보면 자연스레 지역에 젊은이들이 할 일이 늘 것이다. 이제는 관광도 온라인을 통한 홍보마케팅의 비중이 늘고,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를 통해 청년들과 연계하는 주민사업체 활동을 하고 싶다. 그래서 성과를 당당히 인정받아 최우수 관광두레PD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두레PD의 활동을 평가해 1년에 3명 최우수PD로 선정한다. 최우수PD에 선정되면 주민들에게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폭 등이 보다 넓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