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감사하고 웃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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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감사하고 웃어라
  • 충청리뷰
  • 승인 2021.04.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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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사 파킨슨 이름 딴 파킨슨병, 의욕저하·우울감·손 떨림·보행장애 증상

 

“걸음이 안 걸려요” 무표정한 표정의 70대 후반의 이 어머님은 한의원을 방문할 때마다 다소 퉁명스럽게 느껴지는 어조로 불편한 곳을 말하곤 했다. 처음엔 허리가 아파 한의원을 찾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마침 공사 중이라 사방에 널린 공사자재에 툭 걸려 앞으로 크게 넘어졌다고 한다.

그는 “하늘이 노랗고 바닥에 부딪힌 무릎과 팔꿈치에 뜨거운 기운이 확 느껴졌다. 주변을 지나던 한 젊은이가 달려와 몸을 일으켜 세우고, 괜찮으시냐고 물어 창피한 마음에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며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황망히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젊은이의 도움이 없었으면 지나가던 차량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런 낙상이 한 두 번 더 생기고, 남편의 지병이 갑자기 도져 병원 장기입원까지 하게 되자 마음은 점점 더 우울해졌다고 한다. 집 터가 좋지 못해서 그런 일이 생긴다는 지인의 말에 오랫동안 살던 집을 팔고 이사까지 했단다. 하지만 요즘은 뭔가 하려면 오른손이 떨려 잘 안되고, 목과 허리도 아프고 몸이 천근처럼 무겁게만 느껴지며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 지경까지 왔다.

중풍·치매와 함께 3대 퇴행성 뇌질환
파킨슨병은 19세기 영국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무표정한 얼굴로 구부정한 자세의 노인 환자들이 손을 떨며, 종종걸음을 걷는 증상들을 보고하면서 이름 붙여진 질환이다. 뇌를 부위별로 전뇌, 중뇌, 후뇌로 나뉘는 데 그중 중간에 있는 중뇌에 작고 검은 ‘흑질’이라는 부위가 있다. 이곳에서는 사람에게 ‘무언가 하려는 욕망’을 일으키는 신경물질인 ‘도파민’이 나온다.

아직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나 머리의 외상, 농약과 술, 담배 등의 유해물질 등에 이 부위가 손상되면 의욕이 저하되고, 운동을 조절해주는 능력이 떨어져 무표정한 얼굴에 우울감, 손 떨림, 보행장애 등이 나타나게 된다. 60세 이상에서 1% 이상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요즘처럼 수명이 늘어나는 시대에는 더욱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중풍, 치매와 더불어 3대 퇴행성 뇌질환으로 사람들이 가장 걸리기 싫어하는(?) 질환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어 ‘파킨슨’이라는 보고자의 이름으로 병명을 작명한 것이 ‘파킨슨 가(家)’의 영광인건지 괜한 걱정이 된다.

파킨슨병의 치료법으로는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약물치료와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이 있다. 약물치료는 도파민의 역할을 대신해주어 파킨슨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하지만 몇 년 지나면 약효는 떨어지고, 대신 도파민 과잉 부작용으로 조절되지 않는 동작을 보이는 ‘운동이상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 경우 수술요법으로 두개골을 열고 운동을 조절하는 대뇌의 기저핵주위에 전극을 설치하고 피부에 전원을 이식하여 지속적인 전기자극을 주어 운동을 조절하는 처치를 할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 치료를 통해서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운동을 조절해주는 뇌부위에 자극을 주어 운동조절이 잘 되도록 돕는다. 또 한약을 사용해 뇌신경을 보호하고 경련을 줄여줘 기존의 도파민 보충제 용량이 적어도 더 오래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조해 주는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

 

신선한 채소·과일 천천히 씹을 것
파킨슨병의 예방을 위한 식사법과 운동 생활습관 등의 양생법도 중요하다. 음식에서 술과 담배는 단연코 피해야 한다. 항산화성분이 있어 뇌를 맑게 하고 퇴행화를 예방하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좋다. 그중에서도 특히 딸기와 사과가 파킨슨병에 도움된다는 보고가 있으니 잘 챙겨 먹는 게 좋겠다.

운동은 근육경직을 풀기 위한 다양한 스트레칭을 하고 팔과 다리를 부드럽게 움직여 틈틈이 근력운동을 해도 좋다. 특히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하고, 얼굴의 근육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는 것도 꼭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지나치게 꾸고 자고나서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잘 자는 것이 파킨슨병 예방과 치료에 중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 홍차와 같은 음료는 오후부터 자기 전까지 마시지 않는 것이 좋고, 수면 호르몬이 잘 나오도록 아침에 햇살을 보면서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파킨슨병은 뇌에 퇴행적인 변화가 오는 질환이다. 아직 원인이 확실치 않아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관리에 더 치중하고 있다.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을 복용하고 수술하는 것뿐 아니라 예방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환자와 보호자는 뇌에 긍정적이고 밝은 신호를 주기 위해 매사에 감사하고 애써 웃으려 노력하고, 작은 운동이라도 하면서 근육과 신경을 단련하고, 뇌로 맑은 혈액이 가도록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천천히 오래 씹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걸음이 더 잘 걸리고, 우울한 마음도 덜어지고, 환자의 건강과 가족 간의 행복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4월은 파킨슨병의 날이 있는 달로, 파킨슨병에 환자를 위로하고 쾌유를 상징하는 튤립이 한창인 계절이다. 모든 환자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꽃이 만개하는 계절이 되길 바란다. / 김동완 청주 동의보감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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