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못하는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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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못하는 게 없어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5.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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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화된 농장에서 엽채류 생산하는 ‘라이스밀’
충북농업기술원 관계자들은 지난 1월 라이스밀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사진/충북농업기술원
충북농업기술원 관계자들은 지난 1월 라이스밀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사진/충북농업기술원

 

일터가 달라졌다
스마트 공장 시대

 

요즘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날씨와 무관하게 농사를 짓는다. 비가 적게 와도 상관없다. 그 덕분에 우리는 추운 겨울에도 싱싱한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한 발 더 나가 컴퓨터가 농사를 짓는 시대가 됐다. 이름하여 스마트 팜이다. 사람의 손이 해야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것이다. 미래의 기계는 사람 일을 어디까지 대체할지 모른다.

스마트 팜의 사전적 의미는 농축수산물의 생산·가공·유통단계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농업시스템이다. 사물 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이용해 농작물·가축·수산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하고 PC와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다. 효율성뿐 아니라 편리성을 높일 수 있어 미래농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팜은 응용분야에 따라 스마트 농장, 스마트 온실, 스마트 축사, 스마트 양식장 등으로 불린다.

충북에도 스마트 팜이 등장했다. 아직은 시작단계라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 2018년 시범사업을 시작한 충북농업기술원은 현재 농가 보급형 스마트농업 신기술을 확산 중이다. 그 중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 자리잡은 농업회사법인 ‘라이스밀’은 출범한지 채 1년이 안됐으나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자동화된 실내농장에서 4명이 엽채류 카이피라를 매월 4톤 생산하고 연 2억5000만원의 매출액을 예상한다. 어감이 좀 그래서 그렇지 일종의 식물공장이다.

윤경륜 라이스밀 대표는 1년 반 동안 경기도 일산에서 식물공장연구소를 운영했다. 그러다 괴산 불정면으로 와 지난해 10월 식물공장을 시작했다. 새로 지은 게 아니고 비어있던 잎담배 건조장을 활용했다.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공모한 중규모 스마트 팜 사업모델에 선정돼 공장 구축비용 5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2억원을 보태 농장 시설을 구축했다. 스마트 팜이 시작단계라 정부도 우리회사의 전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순조롭다고 말했다. 유럽산 씨앗을 심어 길러 낸 카이피라는 샐러드에 들어가는 기본 채소다. 요즘에는 우리나라 쌈채류보다 유럽산 엽채류가 샐러드용으로 인기를 끈다.

농장 재배실 면적은 570㎡이고 식물을 비추는 광원은 자연광에 가까우면서 다양한 파장을 포함한 화이트 LED이다. 회사 측은 엽채류 광합성에 필요한 청색과 적색이 충분히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농장에서는 사무관리직 1명과 생산직 3명이 일한다. 이 중 2명은 괴산 주민이다. 윤 대표는 “지역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농한기가 없고 실내 쾌적한 곳에서 일을 해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는 나름 이렇게 지역사회에도 기여한다.

농업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 이내에 스마트 팜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윤 대표도 “농가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 기계가 대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스마트 팜이 대안이 될 것이다. 토경이 수경재배로 옮겨갔고 이젠 스마트 팜으로 갈 것이다. 채소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나. 스마트 팜은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이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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