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용머리는 아름다운 쓰레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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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용머리는 아름다운 쓰레기였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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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야외설치심포지엄이 아닌 실내전 형태 전시계획
설치공간 협소와 대청호미술관 준공으로 전환점 삼아


올해로 제 8회째를 맞는 아홉용머리는 문의에서 열리는 국제잔치다. 주최측은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열린 올해행사에서 총 14개국 28명의 외국작가가 다녀갔다고 밝혔다. 아홉용머리는 대청호 작은용굴에 50만년전 최초의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살았다는 고고학적 기록을 토대로 이곳에 정신적인 유산과 환경적인 유산을 남기기 위해 매년 해외에서 작가를 초청, 야외설치미술, 행위예술, 심포지엄을 갖는다.
그러나 올해 아홉용머리를 두고 말이 많다. 개신동에 사는 박경숙(26)씨는 “중앙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분명 팸플릿에서는 4팀이 오기로 했는데 정작 1팀만이 퍼포먼스를 벌였다. 전화로 재차 확인해보니, ‘사스’때문에 오기로 한 팀이 늦게 도착했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오스트리아 ‘프로그아 딴즐가이’ 그룹은 도청 쉼터공원에서 공연을 하고 바로 중앙공원으로 이동하여 더블공연을 벌여 행사의 무계획성을 지적하는 여론이 일었다. 우암동에 사는 이은수씨는 “공연팸플릿을 받아보면 도대체 행사가 어떻게 열리는 지 알수가 없다. 좀더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 퍼포먼스가 어려운 장르인데, 부연설명까지 없으니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하여 작가 섭외
대청호 국제환경미술제 아홉용머리 박병욱 위원장은 “행사가 팸플릿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국제행사다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는 ‘사스’때문에 외국작가들이 7명이나 오지 못했다. 또 야외설치미술, 행위예술이라는 것이 똑 떨어진 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상황을 고려한 예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고 답변했다.
아홉용머리의 준비과정은 대략 이렇다. 박병욱, 구소영, 신용구씨가 한팀을 이루어 일년에 정기적으로 2차례 유럽과 사라예보에서 열리는 야외조각심포지엄, 행위예술제에 참여하고 , 그곳에서 해외작가들을 섭외한다. 비디오, 슬라이드, 사진자료를 통해 아홉용머리를 소개하고 인터넷을 활용, e-mail을 주고 받는다. 그는 “일종의 품앗이다. 좋은 작가를 섭외하기 위해 좀더 집중해서 밀도있는 공연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횟수로 8년째를 맞다보니 지역마다 그룹을 만들어주면 코디네이터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어 작가섭외가 예전보다 수월해졌다고 했다. 약 80%가 새롭게 참여하는 작가다.

외국작가에게 항공료만 지급
이러한 국제환경심포지엄에 참여할 경우 작가에게 소정의 개런티를 주는 것이 관례이지만 아홉용머리는 재정이 열악하여 참여하는 외국작가에게 단지 항공권만이 지급된다. 또 약간의 재료비를 주는 정도라고 했다. 이들은 26일 전후로 입국하여 행사기간내내 문의면에 위치한 ‘호반파크’에 거주한다. 작은 모텔에 외국작가들이 거주하는 열악한 환경이다보니, 무엇보다도 예술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이들은 행사기간내내 모텔내 1층 커피숍에서 모여 로테이션으로 자기작품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고, 5일 총평과 더불어 6일까지 현장심포지엄을 갖았다. 현장심포지엄은 작품이 설치된 대청호 일원을 방문하여 서로의 작품에 대해 평가를 하는것. 또 전체 세미나는 5월 2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올해주제인 ‘별똥별’을 대해 김승환 충북대교수가 주제발표를 가졌다. 작은용굴탐사, 고인쇄박물관 등을 방문하여 청주를 알리기도 한다.
그러나 행사주최인 한국자연환경예술협회의 실제 구성원을 따져보면 불과 몇명에 불과하다. 즉 손에 꼽는 몇사람에 의해 국제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올해는 청원군에서 주는 예산이 삭감되어 약 5000여만원으로 행사를 치렀다. 예술인 ㅈ씨는 “행사가 독단으로 흘러갈 소지가 충분하다. 행사과정에 대한 논의도, 결과발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예술인의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국제행사를 통해 지역민들의 호응을 얼마만큼 이끌어내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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