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흥이 방죽의 두꺼비를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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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흥이 방죽의 두꺼비를 살려주세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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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남3지구 택지개발로 두꺼비 이동통로 막혀 생태교육연구소 ‘터’, “두꺼비 생태도로 만들어달라”

 자연안내자 모임, ‘두꺼비살리기’ 프로그램 운영

생태교육연구소 터의 자연안내자 모임은 올해 3월부터 ‘원흥이 방죽 두꺼비를 살려주세요’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들이 방죽 입구에 내건 플래카드에는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적은 “두꺼비를 살게 만들어 주세요”, “두꺼비, 내년에도 만나게 해주세요” 라는 내용의 문구들이 가득하다.
생태학습에 관심이 있는 12명의 학부모들로 구성된 자연안내자 모임은 원흥이 방죽에서 수곡초등학교, 용암동 병설유치원, 초롱이네 도서관 등 이 동네 아이들을 초청하여 생태학습을 진행했다. 한사람에게라도 더 알리기 위해 무료로 강의에 나섰다.
아이들과 함께 경칩을 전후 두꺼비 알들이 부화하는 과정부터 올챙이를 거쳐 자라나는 과정을 꼼꼼히 관찰했다.

자연안내자 모임 이상현 회장은 “이곳 원흥이 방죽은 생태환경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는 ‘요새’다. 양서류, 파충류, 수서곤충뿐만 아니라 물총새, 논병아리, 해오라기 등 다양한 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이슈가 됐던 두꺼비들의 이동도 다 끝난다. 두꺼비 이동 때문에 몰렸던 관심들이 사그라질까봐 걱정된다. 두꺼비들을 볼때 마다 내년이면 다시 못 볼 것 같아 더욱 절실해진다”고 말했다.

자연안내자 모임 식구들은 원흥이 방죽에 상주하여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이곳의 생태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고, 생태도로 건설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두꺼비 생태통로 지상이냐, 지하냐

토지공사의 개발계획안예 따르면 원흥이 방죽과 인근 하천은 자연생태공원으로 만들고, 구룡산에는 아파트와 법원 검찰청이 들어선다.
생태교육연구소 ‘터’는 원흥이 방죽의 생태도로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토지공사가 생태공원으로 지정한다 해도 실제적으로 두꺼비들의 이동통로는 시멘트로 덮히고 이곳에 차들이 운행된다. 따라서 ‘터’는 두꺼비들의 이동통로인 생태도로를 확보한 다음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내년에도 두꺼비들이 원흥이 방죽에 알을 낳으러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토지공사측은 “‘터’가 요구하는 지상에 생태도로 건설은 지난해 9월 개발계획안이 완료됐기 때문에 변경이 어렵다. 대안으로 두꺼비들이 다닐수 있는 지하생태통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생태교육연구소 ‘터’ 박완희 사무국장은 “지하에 관을 구룡산까지 묻는다고 해도 이것은 수로 역할 밖에 못한다. 길만 만들어 내는 것이지 두꺼비들이 살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는 없다. 또한 관을 묻는 이유는 산에서 유입되는 빗물을 원흥이 방죽으로 흘려보내려는 목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원흥이 방죽은 자체정화가 안돼서 썩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국장은 “하천을 만들어 원흥이 방죽을 보존한다고 하지만 사람이 보기좋고 편리한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방죽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의 환경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또한 토지개발공사가 적어도 원흥이 방죽 두꺼비 보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면 건설회사에게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건의를 내지 않는 것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곳을 방문한 시민 윤모씨(분평동)는 “보도를 보고 아이들과 오게 됐는데 가까운 곳에 이렇게 훌륭한 자연학습 공간이 있는 지 몰랐다. 내년이면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말을 듣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서 서명을 했다. 동네에 가서 서명서를 더 받아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20일 도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책위 결성을 논의하고 다음주 중으로 성명서를 낼 계획이다. 박국장은 “원흥이 방죽 보존문제는 몇몇 시민단체 뿐만아니라 지역주민과, 학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학계에서는 전문적인 생태조사를 벌여 생태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또한 원흥이 주변 자연생태를 알리는 리플렛 제작, 원흥이 자연생태를 기록한 사진전, 영상물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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