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가까워진 이티즌(etizen)시대
상태바
더욱 가까워진 이티즌(etizen)시대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06.11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핸드폰 문자메시지, 기존 매체 누르고 ‘소통’ 주역등장
 

지난 10일 청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열렸던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대행진은 세상사람들의 ‘소통’의 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지난 1987년 6월 항쟁에서 대자보와 유인물이 중요한 홍보물이었다면, 2008년 6월은 문자메시지로 대표되는 무선인터넷과 인터넷 생방송등 유무선 네트워크가 21년의 그것들을 대신하고 있었다.

 

   
▲ 지난 10일 열렸던 서울 촛불집회를 한 인터넷 사이트가 생중계한 화면. 전문가들은 이번 촛불집회가 e-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10일 청주에서 열렸던 촛불대행진의 참가자가 당초 집회측이 예상했던 2000명보다 훨씬 많은 5000여명(경찰추산만으로도 2500명)이나 될 정도로 많았다. 21년전에 대학생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가 ‘투쟁’에 나섰을 때조차 이만한 숫자가 되지 않았다는게 그 당시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이런 현상은 이제 시대가 네티즌의 시대를 넘어 이티즌(etizen;Electronic Citizen)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문자메시지, 네트워크의 첨병


문명의 최대이기중의 하나인 핸드폰은 이번에 네트워크 효과를 가장 크게 드러낸 뉴미디어가 됐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집회 참가자들끼리 소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소통’의 통로이자, 새로운 매체였다.

 

충북지역에서 집회현장에 대해 공중파TV나 신문들이 생중계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핸드폰은 중요한 매체로 자리매김했으며, 그들의 영역을 굳건하게 만들었다.

 

특히 인터넷 생중계는 공중파 TV에 익숙한 세대에는 가히 충격적이다. 서울 집회에서 활약한 인터넷 생중계팀은 공중파TV의 관점에서 보자면 보잘 것 없는 장비, 예를 들면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PC와 웹캠, 또는 디지털 동영상 카메라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런 장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생방송팀은 실시간, 무한정 생중계가 가능한 특성 을 제대로 살렸으며, ‘아프리카’등 인터넷 생중계 사이트는 폭주하는 접속 때문에 한참을 기다렸다가 접속을 해야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일시적인 사회적인 현상이 아닌 디지털경제 체제를 드러내는 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볼 때 그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네트워크의 유용성 또는 실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과 같다는 메칼프의 법칙(Metcalfe's Law), 즉 네트워크 법칙이 이번에 잘 나타났다는 것이다. 메칼프의 법칙은 3Com의 설립자이자, 컴퓨터 네트워크를 위한 안정된 프로토콜인 이더넷(Ethernet)이라는 근거리 네트워킹 기술을 발명한 밥 메칼프(Bob Metcalfe)가 주창한 것이다.

 

한 대만 있는 핸드폰이나 무선인터넷기기는 전화기는 쓸모가 없고 몇 대가 있다고 해도 가치는 작지만 백만대, 1000만대의 핸드폰이나 무선인터넷 기기가 광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컴퓨터 네트워크망이 확대되어 갈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나 기업, 기관들이 여기에 접속하여 더욱 많은 효용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티즌이 e-소사이어티 만든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분절된 네티즌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이티즌의 접어드는 골목에 서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네티즌이 파편화된 인터넷 수용자라면 이티즌은 기존의 시민의 역할을 인터넷에서 구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티즌이 이제는 e-소사이어티(가상공동체)를 만드는 주역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관심거리는 이번 기회에 다음(www.daum.net)이 네이버(www.naver.com)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이다. 다음 스스로 네이버를 인터넷사이트 방문자수 1위로 인정해온 다음은 이번 기회에 네티즌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 1위를 탈환할 것인가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네이버 또한 ‘지식인’이라는 서비스로 네티즌들간의 지식공유를 기반으로 한 ‘지식인’이라는 서비스로 각광을 받았다는 점을 상기할 때 ‘소통’이 잘되는 포털사이트들의 기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청주대 안종묵교수(언론정보학부)는 “이제 이티즌들은 서로가 쇼셜 네트워킹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e-사회를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촛불집회가  e-소사이어티를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 이런 가상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어떤 세력도 현실적인 지지를 얻는데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