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카이스트 통합논란 충북에 불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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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카이스트 통합논란 충북에 불똥 우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06.17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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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강력반발 속 오창캠퍼스 진로 악영향 ‘걱정’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창캠퍼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통합논의속에서 불거지고 있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KAIST와의 통합논란이 오창.오송을 BT의 중심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충북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창캠퍼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도 통합논란 때문이다. 요즘 오창캠퍼스 곳곳에는 KAIST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연구원 노동조합 명의의 플래카드가 여러 개 내걸려 있다.

더욱이 생명연 오창캠퍼스의 경우 충북의 BT산업의 두뇌역할을 하는 연구기관인데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송생명단지와의 시너지를 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곳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지역의 미래와도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걱정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새 정부들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통합논의가 불거지고, KAIST가 ‘맏형’역할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정부 및 KAIST와 협의를 하던 생명연구원은 논의의 전개방향이 ‘KAIST가 다른 기관을 흡수통합’하는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부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생명연구원측은 KAIST가 흡수통합할 경우 생명연구원의 간판이 내려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소속 연구원과 직원의 대량해직사태, 국가적인 바이오 기초연구의 차질이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홍보투쟁에 나선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관계자는 “바이오분야의 원천기술 개발과 광우병, AI 등 국가적 현안을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출연연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며 “만일 카이스트가 우리를 흡수할 경우 공공연구 보다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쪽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BT분야의 연구에 악영향이 올 수 밖에 없어 절대로 통합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합시 오창캠퍼스 축소 가능성

문제는 통합이 될 경우 오창을 비롯한 충북에 어떤 영향이 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창캠퍼스의 위상 뿐만 아니라 역할을 축소될 것이라는게 생명연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만약에 카이스트와 통합이 된다면 오창도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 “현재 짓고 있는 신약연구동 뿐만 아니라 오창캠퍼스의 연구도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오창캠퍼스는 공공인프라, 즉 연구개발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데보다 단기성과 사업에 돈을 투자한다면 오창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뻔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양 기관의 통합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의 말처럼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지난 달 23일 이후 생명연과 정부와의 대화가 단절됐으며, 생명연과 KAIST와의 관계도 끊어진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입장에서는 어떤 가이드라인을 갖고 진행하는 게 아니며, 양 기관이 잘 협력해 좋은 대안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앞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도 없고 결정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반면, KAIST쪽은 통합추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서남표 KAIST총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합치는 게 옳다. 서로의 역할을 하면서 연구분야의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같이 일해서 큰 결과가 나오면 세상이 바뀐다. 상대방이 원치 않는다고 해서 나도 결혼(통합) 않겠다고 밝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통합논의는 상당기간 동안 지루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중에는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는 생명연이 KAIST와 정부에 제안한 것처럼 가칭 ‘학연협력 바이오메디칼 융압연구센터’를 설립해 양기관이 협력하는 모델을 출발시킬 수도 있다.

충북도도 이 사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북도 전략산업팀 정인성 사무관은 “우리가 생명연을 유치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는데 통합논의가 전개돼 걱정스럽지 않을 수없다”면서 “현재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 전개방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바이오산업 연구의 핵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창캠퍼스는 오창과학산업단지내 연구용지에 위치해 있으며, 대전본원보다 3배정도 넓은 21만㎡의 부지에  LMO 위해성평가센터, 국가영장류센터, 오창사업본부등이 들어 서 있다.

 LMO위해성평가센터는 △유전자변형생물체(LMOs)의 인체·환경 위해성 평가 △바이오제품 및 유전자의 산업화를 위한 유용성, 위해성 평가를 하고 있다.

 또 국가영장류센터는 무균돼지로부터 생산된 췌도, 심장 등의 장기를 이식하여 이종장기이식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 분석, 백신개발, 난치성 질환의 치료 연구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 현재 올해 완공을 목표로 바이오신약연구동이 건축중에 있다. 이곳에는 동물세포배양, 항온무균실, 실험동물실 등 특수시설을 갖춘 연구가 수행돼 신약개발에서 국제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재생의학센터, 융합생명공학연구센터, 임상연구센터 등이 들어서 국가적인 바이오산업 연구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곳에는 현재 100여명의 연구원들과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오창캠퍼스 근무예정자들이 별도 아파트 건축을 모색하는 등 이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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