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우식 성동격서(聲東擊西)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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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우식 성동격서(聲東擊西) 가동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06.19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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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통합시장 노리며 의도된 좌충우돌 전개 관측
▲ 지난 해 하이닉스 투장협약에서 손을 맞잡은 남상우 청주시장(오른쪽)과 정우택지사(가운데)

남상우 청주시장이 또 폭발했다. 이번에는 충북도가 청주시에 대해 주민감사청구 감사를 한 결과발표에 대해서다. '유치한 보복행위'라는 반응을 숨김없이 보이는 남시장의 태도는 그동안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뤄볼 때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남시장은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남상우 청주시장이 차기 충북도지사, 또는 청주청원 통합시장을 노리는 듯한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청주부시장 인선을 두고 최근 정우택 도지사와 한판 겨룬데 이어 도지사의 시순방을 하루 앞두고 전격 연기해버리면서 앞으로도 이런일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남시장의 이런 행보를 두고 벌써부터 2년뒤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심리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부시장 인선을 놓고 한바탕 ‘하극상’을 일으켜 정 지사로부터 ‘건방진’이라는 말을 듣는 성과(?)를 올렸을 때만 해도 남 시장의 복심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남시장은 정지사가 실언을 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도 시민단체로부터 간접지지를 얻는 기대이상의 수익을 챙겼다. 물론 시민단체가 남시장의 행동을 응원한 메시지는 아니었지만 부딪쳐보니 뜻하지 않은 보너스까지 챙긴 것이다.

남시장, 청주청원 통합, 부시장 패 쓰기 시작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던가. 청주시는 정지사의 시 순방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돌연 순방일정을 연기해 버렸다. 쓰레기 처리와 관련한 충북도의 주민감사 결과가 발표되기 하루전에 도지사가 시를 순방하도록 일정이 잡혀 있기는 했지만 미리 짜여진 일정을 전날 오후에 미뤘다는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의 파업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아 갑자기 방문연기를 요청했으며 이외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남시장이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둔 심리전을 시작한다는 신호탄으로 쏘아 올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시장은 지난 달부터 ‘청주부시장’패 뿐만 아니라 ‘청주청원 통합’패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4월 28일에 중앙부처에서 청주부시장을 데려오고 싶다는 발언을 한뒤 한달뒤인 5월 27일에는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된다면 통합시장을 김재욱 청원군수에게 양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2009년 3월 청주청원 통합에 관련된 주민여론조사 실시, 2010년 통합시 출범이라는 시나리오를 밝힌 바 있다. 

 남시장의 의도대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그는 약 5개월간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도지사 선거에 나서거나 ‘정식’ 통합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 통합이 되지 않더라도 ‘도지사와 대등한 시장’, ‘통합을 위해 몸을 던진 의인’등의 명분을 쌓을 수 있게 된다.

정우택 수성시스템 가동

 정우택 지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정지사는 지난 9일 충청타임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도지사 재출마를 공언했다. 그는“하이닉스 청주공장 유치 등 15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경제특별도 추진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해 (도지사)재출마를 결심했다"면서  "정치는 '상황'이 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재출마 이외의 다른 행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지사 출신 대통령론을 설파하던 그가 재선에 나서겠다는 발언을 한 것은 남시장의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김종록 청주부시장도 취임하자마자 정지사를 엄호사격했다. 그는 취임당일인 16일 기자회견에서 청주청원통합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정지사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지사님도 시민과 주민이 중심이 된 통합논의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지사가 통합에 반대할 경우 공격의 빌미로 삼을 수 있는 여지를 아예 없앤 것이다.

 도의 대응시스템도 정지사가 나서지 않고 실무진이 나서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지사의 한 측근은 “지난 번 부시장건에서 나설사람이 없어 지사님이 나섰다가 모양새가 안좋았다”면서 “앞으로는 사안별로 담당부서가 알아서 대응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선거가 2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정치적인 행보를 하는 것은 역효과가 날 것이며, 그저 도정을 열심히 하는게 지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어쨌든 남시장은 도지사직 도전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통합시장이나 통합실패의 경우 장 재선을 노릴 수 있다. 밑져도 본전은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일까.

  남시장의 한 측근은 “현재로서는 (남시장이)통합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 같다. 기초자치단체장이 광역단체장으로 되기에는 정치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데 도지사가 되는게 쉽겠는가. 이전 몇 명의 시장들도 도지사가 되기 위해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했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김재욱 청원군수의 행보도 궁금해진다. 김군수는 청원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으나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상당수의 지역출신 국회의원, 남시장에 이어 정지사까지 통합에 찬성함으로써 고립무원한 투쟁에 나서야 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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