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의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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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의 범람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07.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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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희 정치경제부장

   
▲ 안태희 정치경제 부장
‘무심천(無心川)’은 청주를 동과 서로 가르며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디지털청주문화대전(http://cheongju.grandculture.net/)에는 무심천의 유래에 대해 ‘무심하게 말없이 흐르는 내’라는 설, ‘무심하고 무정한 내’라는 설, ‘물이 없는 내’ 즉 ‘무수천(無水川)’이 변한 것이라는 설, ‘수심이 없는 내’라는 의미의 ‘무심천(無深川)’이 변한 것이라는 설, ‘무성(武城)뚝 안으로 흐르는 심천(沁川)’이라는 의미의 ‘무심천(武沁川)’이 변한 것이라는 설, 불교용어 ‘무심(無心)’에서 왔다는 설 등 아주 다양하다. 불교용어 ‘무심’에서 왔다는 설이 그런대로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적혀 있다.

어쨌든 무심천을 말할 때면 이유를 알 수 없이 편안하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이런 무심천이 넘쳤다. 지난 20일 닥친 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잠잠하고 살며시 흐르던 물줄기가 하상도로를 넘어 흙탕물로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버스며, 승용차며, 승합차들이 힘없이 밀리고, 기우뚱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다행히 하룻만에 무심천은 정상을 찾았으며, 오늘도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차량들이 하상도로를 달리고 있다.

정부가 최근에 지역발전전략을 새로 짰다. 대통령은 지방의 발전이 저해되는 일 없이 수도권과 함께 잘 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지만 이 소식을 접한 지역민들의 심기는 그리 편치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북이 수도권과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충북에 뾰족한 ‘무기’가 쥐어진 것도 아니어서 맨손으로 덩치 큰 수도권을 상대하면 이길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혁신도시 예정지의 민심도 ‘진짜 공공기관이 이전되는지’에 대해 미심쩍은 눈치가 역력하고, 충북도도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내심 고민이 많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이제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자’고 나섰지만 통합민주당 충북도당은 ‘도민들이 촛불들지 않게 조심하라’고 쌍심지를 켰다.

우리도 주체적이고, 당당하게, 배려받지 않고, 남들을 배려해 주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그러나 파이를 키워서 나눠먹지 않는 한 한정된 자원과 예산을 전국민이 나눠야 하는 형편에서 ‘숟가락’ 마저 뺏기지 않을까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무심천은 말없이 흐르는데, 또 언제 범람할지 모른다.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무심천을 바라봐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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