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화,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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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화,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8.08.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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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헌 청주시 방서동

지난 8월 16일, 폭염이 한 풀 꺾이고 열대기후 같은 장대비가 국지적으로 내리던 날이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즐기려는 인파로 계곡은 여전히 인산인해를 이뤘다.

필자 또한 지인들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 위해 화양계곡을 지나 문경 용추계곡을 향하고 있었다. 여름날의 여유로운 정취를 느끼려던 계획과는 달리 1시간여를 달린 우리들은 금세 짜증이 밀려왔다. 자연학습원을 지나 선유동을 가는 편도 1차선 도로에서 마주오던 2대의 승용차가 접촉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언제 지나갈지 모르는 조급함에 서로가 서두르다 일어난 사고였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느라 좁은 시골길은 금세 긴 정체구간을 만들어냈다. 상주방향으로 진행하던 A씨는 “내가 먼저 진입했다”며 피해차량이라고 주장했고, 청주방향으로 진행하던 B씨는 A씨가 몰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했다며 자신이 피해차량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십여분이 지나 경찰이 출동한 다음에야 차량이 도로 옆으로 이동하고 길이 터졌다.

하지만 양측으로 줄 선 차량으로 교행이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결국 사고지점을 통과하는데 30여분 가량이 소요됐다. 그나마 앞쪽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뒤로 늘어선 차량은 많게는 곱절의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다.

보험사 사고처리반에 확인한 결과 이 같은 경우 두 차량의 과실은 동일하다는 해석을 밝혔다. 계곡 쪽 도로를 반 쯤 점유하도록 허가된 상황에서 편도 1차선의 중앙선은 의미가 없다. 방어운전을 하며 조심이 지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 사고를 통해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사고 당사자들이 차량을 이동한 후 잘잘못을 따졌다면 뒤따라오던 수많은 피서객들의 피해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고 나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아니 알면서도 자신이 우선이었던 것이다. 시민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마음의 자세가 잘못된 것이다. 다시 말해 시민의식의 결여다. 이 같은 시민의식 결여는 비단 사고 당사자뿐만 아니다. 애당초 사고의 원인 제공은 계곡 편 도로에만 허용한 주차를 무시하고 반대편에 주차한 몰상식한 차량이다.

한쪽으로만 주차를 하더라도 버스 등 대형차량이 아니라면 교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신의 편의만 생각한 얌체족들로 인해 교행이 어려워져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일반도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경찰의 지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장대비로 인한 근무의 어려움 때문인지 몇 주 전 여행길에는 교통지도를 하는 경찰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통행의 불편은 물론, 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사전예방이 필요하다.

또한 시민들은 정해진 곳이 아니면 주정차를 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교통법규부터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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