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를 위해 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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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를 위해 뛰는 사람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8.08.27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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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들길”
(사)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김해성 목사

   
▲ 김해성 목사
김해성 목사(47)가 가지고 있는 직함은 한둘이 아니다. 외국인노동자건강이주민지원센터 대표,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대표, 다문화복지센터 대표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1994년 외국인노동자의 집, 중국동포의 집 창립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쉼터를 건립하고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을 개설하는 등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뛰고 있다.

특히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은 비싼 치료비, 불법체류 등의 이유로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받는 이주노동자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2004년 개원한 후 4년 동안 이 곳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은 14만명에 이른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 부재는 심각한 상태다. 김 목사는 “외국에서 살면서 가장 힘든 점 중의 하나가 의료부문이다. 어디가 아파도 말도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언어소통, 불법체류, 의료보험 미가입 등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건설현장에서 발에 못이 찔린 것조차 제때 치료받지 못해 파상풍 패혈증으로 사망하거나 급성맹장, 복막염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병원에는 납골당도 마련돼 있다. 가족을 찾지 못한 시신들이 머무르는 곳이다. 대부분 산업재해를 당한 사람들로, 시신을 화장하고 방부 처리해 고국으로 보낸다. 이런한 절차를 밟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1000만원, 하지만 이 곳에서는 200만원 정도면 해결된다. 김 목사가 직접 염을 하고, 시신 송환 작업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돌아갈 곳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김 목사는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1년씩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열심히 장례를 치르다보니 시신이 줄을 이어 장의차가 부족할 때도 있다”고 답했다. 김 목사는 장의차가 마련되기 전, 장의차 부를 돈이 없어 화물차로 나르다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 목사는 “사랑하는 가족 품을 떠나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다. 우리의 사랑이 이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민, 세계화 시대에 만난 새로운 이웃
건강권 책임지는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

   
▲ 김정우 팀장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집을 떠나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누구 하나 돌봐줄 사람도 없는데 몸이 아프면 그 서러움이란…. 여기에 돈이 없어 병원도 못 갈 형편이라면….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그들의 건강권을 지켜주기 위해 뛰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는 정부의 의료보험 지원없이 인권차원의 건강권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정우 사업팀장은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는 외국인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상담소, 의료기관이 함께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아주노동자들의 의료문제를 해결하고 건강권과 인권보호를 위해 1999년에 설립됐다"고 소개했다.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는 전국 800여개 협력 의료기관을 구축하고 42개의 상담소를 통해 진료와 치료, 질병예방과 교육, 국내외 연대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의 주요 업무는 환자가 발생하면 이를 치료할 의료기관을 소개하고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무료는 아니다. 의료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불법체류 신분의 노동자들이 1달에 5000원의 의료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그조차도 아까워, 또는 이주노동자건강협회를 알지 못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김 팀장은 “피부색, 언어, 문화, 직업, 성별의 차이를 넘어 아픈 사람은 누구든 차별없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건강할 권리는 누구나 누려야할 기본적인 인권이다.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의료혜택을 받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민 인권, 중앙정부가 나서야”
김창모 안산외국인주민센터장

   
▲ 김창모 안산외국인주민센터장
국경없는 마을이 완벽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치안이 가장 문제이다. 치안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러차례 언론보도에서 알 수 있듯 이주노동자에 의한 폭력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미 마약, 조직범죄, 매춘 등도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모 센터장은 “외국인 밀집 거주지에는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지자체에서 조례에 근거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한계가 있다”며 “민간단체에서 고통받는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쉼터 운영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는 등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며, “다문화 사회의 행정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거주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다문화 공존의 열린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 안산시의 목표다”라고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다문화시대에는 무엇보다 상호 존중과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 스스로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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