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호프집, 제과점 어디로 갔나요
상태바
우리동네 호프집, 제과점 어디로 갔나요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09.03 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침체 직격탄 폐업 속출...율량동 제과점 2곳만 남아
   
 
  ▲ 상가모습  
 

'9월 경제위기설’이 확산되면서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호프집과 제과점으로 대표되는 동네경기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청주의 가장 번화가중 한곳인 가경동 버스터미널 인근에는 최근 삼겹살집과 호프집이 크게 줄었다. 청주소상공인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6개에 달했던 삼겹살집은 지난 달 말 현재 10개로 6개나 줄었다. 터미널근처의 음식점 자체가 지난해보다 10%정도 감소한 것이다. 10곳중에 한곳은 폐업을 했다는 것으로 생활경제가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아 호프집도 성업을 이뤘으나 지난 해 28개에서 16개로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간단하게 호프 한 잔 하려는 사람들에게 호프집은 더 이상 눈에 쉽게 띠는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중화요리집도 7개에서 3개로 줄었다.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대표적인 주거지역인 율량동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파트 호수만 1만7000개에 이르는 이곳에서도 호프집은 44개에서 38개로 감소했다. 특히 이곳은 전체 1,086개의 업소 가운데 도소매업의 비율이 21%에서 19%로 2%포인트나 감소했다.

성안길은 온라인 쇼핑몰과 복합몰, 온-오프라인 복합몰의 영향에 따라 지역의 응집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방문고객의 감소와 업태의 다양성이 떨어지다 보니, 지역의 대형마트와 전국적인 규모의 온-오프라인 쇼핑몰에 밀리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소매상권의 집적지라고 할 수 있는 복대사거리 상권도 전체 602개의 업소 가운데 소매업소의 비율이 지난해 보다 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경기침체 국면과 맞물려 소상공인들의 회복세가 당분간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7월 소상공인진흥원이 전국 2,010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체감경기지수는 지난 5월 조사보다 32.7p 하락한 51.0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최근 조사한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서도 비제조업 업황BSI(64 → 65)는 1p 상승했지만 제조업 업황BSI(73 → 71)보다 9p 정도나 낮게 유지되고 있어 체감경기 부진의 현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당분간 높은 소비자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별다른 경기활성 요인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우려 때문인지  9월 예상경기지수또한 11.2p 하락한 78.3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히 충북지역에서는 지역밀착형 인터넷쇼핑몰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아 서울에 본사를 둔 인터넷쇼핑몰에 지역자금이 유출되는 현상을 막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도쿄도의 미타카시에서 운영하는 미타카몰(http://www.mall.mitaka.ne.jp)이 활성화돼 지역밀착형 인터넷쇼핑몰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창업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퇴출로 지역사회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주소상공인지원센터 정갑용 상담사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소매업과 호프집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형할인점의 폐해는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업주들이 업종의 융합화와 고객의 수요와 욕구에 맞는 전략개발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와 마케팅으로 웃는 사람들

추석을 맞은 지역 소규모 식품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의 표정 또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으나 차별화된 마케팅과 제품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의 추석은 즐겁기만 하다.

오창농협(조합장 김창한)은 이번 추석선물 매출을 10억원선으로 잡고 있다. 오창농협은 SK그룹과 손잡고 그룹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친환경농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오창농협은 생산이력시스템 도입해 대기업 직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전통한과를 생산하는 청원전통식품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추석선물의 특성상 이른 측면도 있지만 올해는 한과제품을 새로 구성하고 신제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의 기호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민 부사장은 “작년 추석과 비슷하게 올해도 매출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식품제조업체도 있다. 해물간장을 생산하고 있는 진천의 송림푸드도 경기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출하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특성은 잘되는 회사는 잘되고, 안되는 회사는 금방 망하는 것”이라면서 “특성화된 제품을 갖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기 쉽다”고 밝혔다.

깔끔한 시장 반찬가게도 손님이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가경터미널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여동필씨(40)는 “최근에 부침개를 만들어 팔았더니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기존의 반찬에서 올리는 매출이 하루 60만원 정도였는데, 요즘은 20만원 정도 더 팔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