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숙제는 너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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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숙제는 너무 어려워
  • 충북인뉴스
  • 승인 2008.09.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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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신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기나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다. 미리미리 방학숙제를 했다면 다행이지만 우리 때도 그랬지만 방학 막바지에 밀린 숙제를 하느라 그야말로 전쟁을 치렀다. 문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밀린 그림일기를 한꺼번에 만들어야 하는 과거의 경험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밀린 그림일기는 그래도 아이들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요즘의 방학숙제는 그 정도가 아니다.

중학교 아이들은 의례 가족신문을 만드는데 영자 가족신문도 만들어야 했다. 영어 과외를 하는 아이들은 과외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부모들의 짧은 영어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야 하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숙제도 만만치 않다. 체험학습 보고서 등은 사실 아이들의 숙제라기보다는 고스란히 엄마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시사학습은 시사문제 하나를 주제로 잡고 신문기사 15개 이상을 스크랩하는 것으로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일단 제출하는 과제물의 정답이나 용어들이 아이들의 수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교재를 만드는 출판사도 문제다. 도저히 초등학교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고 사고력보다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찾아 적게 만드는 방식이 문제였다. 어떤 책의 몇 페이지에 그 내용이 나오는지를 얼마나 빨리 찾느냐가 관건이었다.
인터넷에 1~3만원을 주고 숙제를 대신해주는 사이트도 있다는데 이는 교육 상 너무 좋지않은 것 같아 차마 이용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세상이 물질만능주의로 간다 해도 방학숙제대행업체가 기업화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그러나 형식적이고 아이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방학숙제가 계속된다면 이마저도 고려해야할 지경이다.

특히 중학생들의 경우 대행업체를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방학숙제가 수행평가에 그대로 반영돼 안 할 수는 없고, 방학 내내 학원을 전전하기 때문에 숙제할 시간이 많지 않아 대행업체를 이용해 손쉽게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다보면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는 삶의 가치가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말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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