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로 군인 마음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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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치로 군인 마음을 사로잡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8.09.11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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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개 체인점 거느린 (주)하나F.C. 고영배 대표
   
▲ (주)하나F.C 고영배 대표
사진 = 육성준 기자
지난해 육군 납품을 성사시키며 두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낸 (주)하나F.C. 고영배 대표(42)를 1년여만에 다시 만났다. 당시 소규모 식품제조업체가 연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해서 취재를 시작했다.

기계를 이용해 찍어내는 공산품도 아닌 식품으로, 그것도 납품단가가 고작 몇 백 원에 불과한 꼬치로 이만한 매출을 올린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신화'로 불린다.

1년이 지난 지금 (주)하나F.C.는 식품제조를 통해 연간 25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100개였던 프랜차이즈 '꼬꾸마시' 체인점 수도 120여개로 늘어나 있었다. 고속성장을 이룬 뒤였지만 그는 여전히 작업장에서 제품개발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고 대표는 “회사 식구들이 매일같이 야근을 해야 제품을 제 날짜에 댈 수 있다”고 행복한 고민도 털어놨다. 지난 1월부터 육군에 납품한 즉석요리 '깐풍기'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깐풍기는 ‘군인이 뽑은 히트상품’에 선정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덕분에 재계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년 후에는 공장도 확장할 생각이다. 현 생산라인으로는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 대표가 주목받는 것은 그의 마케팅 능력이나 기술력보다도 그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언제나 엄격하지만 남에게는 정이 많은 성품을 가졌다. 10원 한 푼도 헛되게 쓰는 법이 없는 그지만 그의 주머니는 의외로 가볍다. 이웃을 돕는데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야 시작하는 일이라며’ 겸연쩍어하지만. 고 대표는 돈이 생기면 돈으로, 돈이 없으면 제품으로라도 이웃을 돕고 있다.

또한 그의 마음 속에는 항상 ‘충북’이 있다. 10년 전 도내 체인점 130개를 거느린 프랜차이즈 업체 지사장으로 지금보다도 맘 편히 큰돈을 벌었지만, 본사로 송금되는 돈이 아까워 프랜차이즈 업체를 차린 그다.

어렵게 회사를 유지해나가던 시절, ‘좋은 환경에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지자체도 있었지만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다. 대전, 서울 등지에서 술 한 잔을 하게 되면 어김없이 청주 콜택시를 부른다. “내가 해봐야 지역을 위해 얼마나 큰 보탬이 되겠나. 단지 그게 마음 편해서 할 뿐”이라고 그는 충북사랑을 에둘러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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