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쏟아붓다가 빈터만 남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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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쏟아붓다가 빈터만 남을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11.04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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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규제완화 ‘쓰나미’ 지방산업단지 뒤엎나

요즘 충북개발공사 산업단지 분양관계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오는 2011년 준공을앞둔 제천제2산업단지 분양을 앞두고 있는 요즘, 분양발표시기를 언제할 것인가를 두고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12월에서 내년 1월 사이에 단지분양을 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발표되자 분양발표 시기를 늦춰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가시화될 내년이후 분양을 앞둔 충북지역 산업단지에 짙은 먹구름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예정지.

충북개발공사 분양팀 관계자인 정경원대리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 제천 제2산업단지 분양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라 분양시기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공급가를 낮춘다든지 하는 유인책을 내놓기도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공급시기를 늦추든지, 홍보를 강화하든지 하는 방법을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 제2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충북지역에서 조성됐거나 조성중인 국가 및 일반산업단지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충북지역에서 조성중인 일반산업단지는 모두 18곳이며  단지 총면적만 1,822만 8000㎡(55만1397평)에 이른다. 투자되는 사업비만 2조 7522억원에 달하고 대부분 2011년 전후로 준공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충주지역이 충주2산업단지, 충주첨단단지, 중원산업단지등 3곳, 음성도 3곳에 이른다. 또한 청주도 2곳, 보은.옥천.영동등 남부 3군지역도 1개씩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문제는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내년 상반기부터 가시화될 경우 지방산업단지 분양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것이다. 현재 분양이 진행되고 있는 곳 중 충주 제2산업단지는 100%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원산업단지 85%, 충주첨단산업단지 5%등이다.

괴산첨단산업단지(2009년 12월), 감곡단지(2009년 12월), 오창제2산업단지(2010년 3월), 진천산업단지(2010년 3월)등은 내년과 2010년에 잇따라 분양을 할 계획이다. 음성 용산산업단지, 원남산업단지, 남부3군의 산업단지 등 5곳은 아직까지 분양시기조차 계획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분양시기와 분양률 제고를 위한 대책 또한 거의 없다시피하고 있다.

보은군의 경우 동부산업단지 사업자 지정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지만, 산업단지 조성 자체를 취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은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틀이 변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충북지역 산업단지가 수도권 규제완화속에서 어떻게 자리잡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곳은 청주테크노폴리스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은 청주시 흥덕구 강서2동 일대에 326만 3000㎡( 98만7057.5평) 규모로 2015년까지 1조 2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분양가를 3.3㎡ 당 80만원으로 세워두고 있어 도내에서는 가장 비싼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또 각 지역의 지방산업단지 분양이 잘될 것인지 여부는 제천2산업단지와 오창제2산업단지 분양률이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원군은 2010년 입주를 추진중인 오창제2산업단지 분양을 내년초에 할 계획이다. 손민우 청원군 투자유치담당은 “아직까지 분양공고를 하지 않았지만 내년초에 분양공고를 해서 분양신청이 들어오는 상황을 봐가면서 주력 입주업종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해 상황에 따라서는 일반업체 위주의 입주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특화, 생산성 향상으로 승부해야

그렇다고 절망의 빛만 보이는 게 아니다. 지방산업단지를 특화하고 입주기업들을 집적화해서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법을 쓴다면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 증평 태양광산업전문산업단지다. 증평군 도안면 노암리 일원 734,953m2에 20112년까지 13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이 단지는 이미 증평에 입주한 한국철강, 신성홀딩스, 에이원테크등의 업체가 기업체 입주의 선도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증평~음성간의 태양광클러스터 조성사업등이 진행될 경우 차별화된 전문산업단지로서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증평군 관계자는 “증평은 그동안 발빠르게 태양광산업 관련업체들로 집적화했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관련 산업체들이 클러스터 효과를 위해 태양광산업전문단지로 입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기업이 지역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못지 않게 중요한 지역업체의 수도권역이전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방산업단지 입주 업체 뿐만 아니라 지역업체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의 정착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재단법인 충북테크노파크가 낭비없는 신생산시스템 구축으로 생산혁신을 도모하는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북테크노파크측은 최근 수개월간 옥천군에 소재한 국제종합기계사와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 팩토리’ 사업을 실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제종합기계와 협력사들은 도요타 생산방식에 적합한 생산시스템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률이 15%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세 충북테크노파크  기술사업화팀장은 “이 사업을 통해 검증된 지역업체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지역업체로 파급된다면 수도권 기업환경 규제완화에 따른 지역기업의 수도권 역류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충북도청 투자정책팀장은 “수도권규제완화로 지역에 기업유치및 산업단지 활성화가 예전보다 쉽지는 않겠지만 전문화와 업종별 유치, 맞춤형 산업단지로 조성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연창 청주테크노폴리스(주) 감사는 “어차피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피할수 없지만 차별화된 공장용지와 주거용지를 공급한다면 승부할 수 있다”면서 “수요자의 요구를 맞출 수 있는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오히려 입주하고 싶은 단지로 승화될 수 있도록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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