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 부도설, '위기의 경제특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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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 부도설, '위기의 경제특별도'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12.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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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 업체 부도, 충북벤처기업협회장 회사 부도 충격파

   
▲ 충북의 대표적인 첨단산업체인 매그나칩마저 경영위기에 봉착하면서 충북경제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진은 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매그나칩 본사에 출근하는 직원들. 사진=육성준기자
충북경제의 쌍두마차인 하이닉스와 매그나칩반도체가 감원발표와 부도설에 휩싸이면서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고통받고 있는 충북지역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그동안 하이닉스반도체 2공장 유치, 오창과학산업단지의 성공적인 분양, 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의 눈부신 경영성과로 위안을 삼았던 충북도도 믿었던 첨단산업체 마저 줄줄이 부도위기에 직면하자 긴급대책 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들어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매그나칩반도체의 부도설이다. 하이닉스와 함께 대표적인 지역경제를 이끄는 기업인 매그나칩이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씨티벤처캐피털 주도의 컨소시엄이 대주주인 이 회사는 세계적인 반도체산업 불황의 여파로 운전자금 확보등이 어렵고 가동률도 10%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도 청주본사를 포함해 3개 공장에서 한 때 4000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2500명 수준으로 감축됐다.

비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매그나칩은 청주 본사를 비롯해 이천, 구미사업장에서 D-RAM, S-RAM, 플래시메모리를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IT기업이다.

특히 매그나칩 청주사업장의 수출액 규모가 연간 10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해 충북 총 수출액 81억5700만달러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회사다. 이 회사가 부도날 경우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는 오창과학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관련업체들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대해 매그나칩관계자는 “반도체업체의 불황의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영향을 안받는 업종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점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로 볼 수 있겠지만 현재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것들이 마무리 되기 전에 중간중간에 상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의 한 인사는“현재 부도가 오늘이냐, 내일이냐 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한 상태”면서 “회사측이 대책강구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무보증이나 세일즈등에서 도민차원에서 지원해주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벤처기업도 부도 못피해

충북의 IT(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분야산업의 생산액이 7조 1000억원이며, 관련 기업이 1000개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충북의 총 수출액은 81억5천700만 달러이며 IT제품 수출액이 전체의 50.4%인 41억1500만 달러나 차지하고 있어 IT가 충북의 핵심성장산업이다.

   
▲ 8일 하이닉스를 방문한 도지사(사진 오른쪽)가 회사 관계자와 경영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렇지만 ‘강소’ IT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나면서 지역성장산업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달에는 이광성 충북벤처기업협회장이 운영하던 진천군 문백면 소재 세미픽스가 부도처리돼 충격을 줬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SH일렉트로닉스의 반도체 사업부문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핵심전자부품 응용소자 전문기업이다. 지난 11월 17일 당좌거래가 정지됐으며, 모회사격인 SH일렉트로닉스(주)도 이에 앞서 5일전에 부도처리됐다.

더욱이 이 회사는 지난 해 7월 충북테크노파크 주최로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2009년 주식상장, 2010년 매출 988억원, 고용창출 630명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충격이 더 크다. 당시 기업설명회에서는 노화욱 당시 충북도 정무부지사, 이우석 당시 한국은행충북본부장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바 있다.

이에대해 충북테크노파크측은 “현재 전문위원이 회사대표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통화를 회피하고 있다”면서 “여러 경로로 자세한 전개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감원, 오창단지 조업단축

충북의 첨단산업의 위축현상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노사는 최근 임원 수 감축, 희망퇴직, 무급휴가 등을 골자로 하는 인력조정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임원진의 30%를 감축하고 임금의 경우 CEO 30%, 기타 임원 20 ~ 10% 이상 삭감하기로 했으며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4월에 걸쳐 2주의 무급 휴직과 12월 25일부터 1월 4일까지의 집단 휴가도 실시할 계획이다.

충북 최대의 첨단산업단지인 오창산업단지의 경우 경기침체의 가속화로 상당수 기업들이 단축조업을 시작하는 등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H사등이 조업시간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였으며, 지난 해에는 P전자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부도위기에 몰렸다가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조업단축과 생산중단은 생산액 증가세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오창산업단지관리공단이 지난 달 밝힌 3/4분기 현황조사서에 따르면 가동중인 106개 업체의 생산액이 1조22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00억원이 늘어 24% 증가했지만 2/4분기동안 전년대비 43%가 증가에 비해서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수출은 4억14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천800만달러가 늘어난 5% 증가에 그쳐 지난 2/4분기 1억2200만달러가 늘어 35%가 성장한 것에 비해 증가세가 확연하게 꺾였다.

이에 대해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파크 사업단장은 "현재 경제위기가 세계적인 현상인데다 미국시장 말고 유럽시장이라도 뚫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게 문제"라면서 "오늘도 임원회의를 통해 기업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기업지원에 각별하게 신경쓰기로 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답답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8일 오전에 하이닉스를 방문한 정우택 도지사는 하이닉스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충북도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도민과 함께 하는 하이닉스도 이 난국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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