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우식 ‘부하직원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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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우식 ‘부하직원 구하기’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8.12.2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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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카리스마냐’, ‘지나친 조직이기냐’

자신이 부당하게 승진인사에서 누락됐다면서 지난 9월 의혹을 제기했던 청주시 공무원 P씨(55)는 기자회견을 갖기 전에 남상우 청주시장을 만났다.  그러나 그는 남 시장과의 면담이후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남 시장은 P씨가 기자회견을 강행하자 곧바로 중징계를 천명했고, 충북도인사위원회에 P씨를 징계회부했다. 청주시는 파면을 요구했다.

   
▲ 남상우 청주시장
그후 사태가 급박하게 진행되자 P씨는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시에 사과했다. 그러자 남 시장은 그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결국 P씨는 최근 ‘파면’이라는 벼랑 끝에서 3개월 정직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됐다.

남 시장은 아예 부하를 구하기 위해 총대를 메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과 관련한 충북도의 주민감사 결과에 대해 충북도와 정우택 지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전면전을 벌인 것이다.

이 사안에서도 남 시장은 부하직원들을 보호하는데 성공했다. 김충제 기획행정국장이 당초 ‘경징계 요구‘를 받았다가 소청심사위원회를 거쳐 ’불문경고‘로 약화됐고, 정증구 문화예술체육회관장(당시 총무과장)은 남시장의 적극적인 보호덕에 아예 승진을 했고 처벌요구도 ’불문경고‘로 마무리됐다.

남 시장의 ‘부하직원 구하기’는 전임시장 때 발생했던 사안까지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2004년 당시 전임 한대수 시장을 개에 비유하고, 시청광장에서 끌고 다니는 등 모욕한 이유로 파면 또는 해임된 전공노청주시지부 P씨(42)와 K씨(41), J씨(46) 등 간부 3명에 대해 선처해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대법원특별재판부에 제출했다.

남시장의 이런 일련의 ‘용서행정’ 탓인지, 최근들어 청주시 공무원들의 ‘충성심’과 남 시장의 조직장악력이 훨씬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가 음식물쓰레기 관련 사태가 발생했을 때 남시장을 간접 지원하는 듯한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남시장의 이같은 일련의 태도에 대해 시청 공무원들은 남시장 특유의 리더십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행정적인 일처리는 뚝심으로 밀고 나가지만, 직원들의 인사에 대해서는 ‘좌고우면’하면서 신중에 신중을 더한다는 것이다.

이충근 청주시 총무과장은 “남 시장은 사업적인 일에서는 원칙대로 철저하게 일을 하는 분이지만 사람에 대한 일을 할 때는 개인적으로 매우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 때 실수할 수 있는 직원들을 영원히 공직에서 배제하기 보다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휘해서 조직의  발전도 꾀하고 개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이해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시장의 이같은 태도가 일관성이 없고, 지나치게 관대해져 형평성을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남상우 청주시장은 “내가 파면을 요구해놓고 다시 징계를 완화해달라고 공문을 보내는게 사실은 창피한 일이다. 그렇지만 해당자가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데 새롭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라면서 “내가 받은 창피함보다는 직원에게 다시 기회를 줘서 시정발전을 위해 노력하도록 기대하는게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남시장은 또 “전공노 사건의 경우는 이미 한대수 시장이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서 내가 끝가지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라면서 “해당자들을 불러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하겠다는 확답을 받았기 때문에 탄원서를 써 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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