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증구, 우 충제’ 시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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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증구, 우 충제’ 시대 왔나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1.06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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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감사 ‘불문경고’ 불구 요직차지 ‘황태자(?)’ 등극

청주시가 최근 들어 고위직에 대한 인사이동을 빈번하게 하면서 특정인들에 대한 ‘파격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1일자로 서기관급에 대한 승진, 전보인사를 단행하면서 김충제(56) 기획행정국장을 흥덕구청장으로, 정증구(54) 문화예술체육회관장을 상당구청장으로 발령했다.

남상우 시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정증구, 김충제 신임 구청장은 그동안 열정적으로 시정을 위해 노력한 성과가 인정되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청주시 인사는 연공서열 보다 일과 성과중심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며 "일하지 않고는 승진도, 좋은 보직도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한 인사방침을 밝혔다.

   
▲ 청주시가 새해 인사를 단행하면서 음식물쓰레기 주민감사에서 ‘불문경고’를 받은 김충제씨와 정증구씨를 구청장으로 발령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정증구 상당구청장이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정 구청장 인사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특히 정구청장이나 김 구청장 모두 청주시의 음식물 쓰레기 위탁처리에 대한 주민감사 청구감사결과 모두 ‘불문경고’를 받은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불문경고라고 하더라도 징계의 상징성이 있는 것인데, 이런 사람들을 승진이나 요직에 앉히는게 이해가 되느냐”라면서 “무엇인가 앞뒤가 맞지 않은 인사발령”이라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이번 인사에 대해 하위직을 중심으로 일부에서 술렁대고 있다.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정 구청장에 대해 ‘능력인사’를 잣대로 한데 대해서는 적지 않은 공무원들이 ‘의아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증구, 남상우의 ‘황태자(?)’ 등극

어쨌든 김충제, 정증구 구청장은 남상우 시장 시절 가운데 최대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됐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정 구청장은 ‘공직의 황금기’에 막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975년 9급으로 공직에 몸담은 이후 34년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그는 79년 7월에 8급승진, 1985년 12월 7급 승진, 1991년 8월 6급 승진, 2000년 3월 5급 승진, 2008년 10월 4급 승진의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008년 충북의 중징계요구 상태에서도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장 직무대리로 갔다가 그해 10월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며, 승진한지 2개월만에 구청장으로 영전한 것이다. 구청장직이 서기관급 순환보직에 포함된 직책이지만 구청직원들에 대한 전보권등이 있고, 한 구청의 행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고 할 때 결코 가벼운 직책이 아니다.

그의 승승장구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분석하는 이도 있다. 한 공무원은 “정 구청장이 도감사를 받으면서 징계요구를 받은 적이 있지만, 감사가 없더라도 승진을 할 때가 됐었다”라면서 “이번 인사에서도 모 국장이 협심증을 앓고 있어 상당구청장으로 나가지 못할 상황인데다가 나머지 국장급중 상당수가 정년을 1년 정도 밖에 남겨두지 않아 정관장이 구청장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관장을 구청장으로 보내기 위해 인사를 한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을 짜맞추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내년 선거용 배치 아니냐” 의구심

그러나 이들이 제대로 능력검증을 받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 구청장 모두 1년 동안 세 번이나 자리를 바꿨다. 김 구청장은 주민생활지원국장에서 기획행정국장(2008년 7월), 흥덕구청장(2009년 1월)으로, 정 구청장은 총무과장에서 시문화예술체육회관장(2008년 7월), 서기관승진(2008년 10월), 상당구청장(2009년 1월)으로 자리를 바꿨다.

청주시는 “정증구, 김충제 신임 구청장은 그동안 열정적으로 시정을 위해 노력한 성과가 인정되었다”라고 밝혔는데, 어떻게 구체적으로 인정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서열 보다 일과 성과중심의 인사’를 하기에는 평가기간이 너무 짧아 인사투명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청주시의 인사는 특정개인에 대해 특혜여부 보다는 평가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채 너무 자주 인사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년에 한번이라든지 일과 능력에 대한 평가를 한 뒤 인사를 해야 하는데 6개월만에 한 번씩 돌리는게 성과중심의 인사냐”라고 반문했다.

특히 일부 부서의 경우 부서장이 자주 교체돼 업무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갖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은 3명의 관장이 6개월에 한번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예술관련 정책 수행을 하는데 있어서는 지나치게 관장이 자주 바뀌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청주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주목을 받은 인사들을 양 구청장으로 앉힌데 대해 차기 지방선거를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양 구청장 뿐만 아니라 다른 인사에 모두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장의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면서 ”특정 개인을 위한 인사로 오해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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