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파전과 추어탕 한 그릇이면 행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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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파전과 추어탕 한 그릇이면 행복하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2.04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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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덕 전 행자부 차관과의 푸짐한 저녁 데이트
▲ 추어파전에 대해 설명하는 한범덕 전 차관
한범덕 전 행자부 제2차관은 청주시 용암동 ‘활력추어탕’집 단골이다. 불교회관 맞은편에 있다. 식당에 들어서자 주인과 종업원들이 반갑게 알은체를 한다. 한 전 차관은 여러 메뉴 중 특히 추어파전과 추어탕을 강력추천했다. 그래서 메인음식인 추어탕을 먹기 전에 추어파전을 주문했다. 빈대떡 안에 굵은 파와 기타 야채, 그리고 미꾸라지 곱게 간 것이 들어있었다. 이 집에서 개발한 특별메뉴다.

한 전 차관은 “내가 이 집을 3년전에 알았는데 한 달에 3~4번은 온다. 오늘처럼 추운 날 추어탕 한 그릇 먹고 이 파전까지 먹으면 금상첨화다. 파전은 술 안주로도 제격”이라며 먹어보라고 집어주기까지 했다. 양념간장에 찍어 먹어보니 미꾸라지 특유의 향이 나고 씹히는 게 있었다. 맛은 고소하고 담백했다. 미꾸라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개 가늘고 길게 생긴 모양 때문에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 추어파전은 이런 사람들에게도 합격점을 받을 것 같다. 4명이 한 접시를 시켰는데 금방 동이 났다.

한 전 차관은 영양이 많고 맛도 있어 미꾸라지 음식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 집에서는 ‘미꾸라지의 효능’에 대해 아예 큰 글씨로 벽에 붙여 놓았다. 신체 해독작용이 뛰어나며 빈혈·치질·감기 등에 좋고, 비타민 A와 칼슘이 많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결론은 노약자나 허약자, 환자들에게 좋은 음식이라는 것이다. 정치인이라서 그럴까? 한 끼를 먹더라도 영양을 생각하는 것. 그러나 그는 싫어하는 게 거의 없는 ‘전천후 입’을 가지고 있었다.

파전 맛을 보는 사이 설설 끓는 추어탕이 나왔다. 반찬으로는 멸치·땅콩볶음, 버섯, 깍두기, 배추겉절이, 부추겉절이 등이 등장했다. 한 전 차관은 먼저 탕에 삶은 국수, 청양고추, 산초, 들깨가루 등 양념을 있는대로 듬뿍듬뿍 집어넣는다. 그리고 국수를 후루룩 건져 먹고 밥을 푹 쏟아 말았다. 진한 국물에 시래기를 넣은 추어탕은 한겨울 추위를 금방 녹이고, 나중에는 이마에 땀까지 송글송글 맺히게 했다.

이왕 음식얘기를 하자고 만난 김에 그에게 할 줄 아는 음식이 뭐냐고 물었다. 가족들과 떨어져 청주에서 혼자 지내는 처지를 아는 기자는 그가 할 수 없이 식사끼를 대충 때우고 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요리가 취미라고 했다. 동행한 지인도 거짓말이 아니라며 거든다. “진짜 내 취미가 요리예요. 음식만드는 사람도 함께 앉아 대화를 할 수 있는 샤브샤브요리를 많이 해요. 고기와 야채, 국수를 삶고 소스도 만들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스테이크도 집에서 해 먹이고 호떡도 만들었어요. 요즘에는 콩나물무침하고 된장찌개 끓여서 쓱쓱 비벼먹는 걸 좋아하죠. 내가 비빔밥을 특히 좋아하거든요. 요즘 수타면으로 만드는 자장면에 도전하는 중이에요.”

과거에도 아침은 으레 혼자 차려먹고 출근했다는 한 전 차관은 새로운 음식이야기가 나오면 조리법을 일일이 물어보았다. 취미가 요리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시민들은 그에 대해 2010년 지방선거 때 도지사를 노릴 것인가, 아니면 청주시장을 노릴 것인가, 또 어느 당 배지를 달고 나올 것인가를 궁금해한다. 하지만 아직은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출마한다는 사실뿐이다. 한 전 차관은 지난 1월 20일 성대결절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 한 달 동안은 말을 삼가야 한다. 지금 그는 면벽수도 중이다. 이 인터뷰는 수술 직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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