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차에 음악과 추억까지 얹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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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차에 음악과 추억까지 얹어 마신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2.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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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 '오래된 음악'의 대추차

마치 옛날 음악다방 같다. 옛날 노래를 신청하면 주인은 재빠르게 LP판을 들고 와 틀어준다. 손님들은 음악을 들으며 회상에 잠긴다. 그러면서 말한다. 그 때 그 시절, 20대 때가 그립다고.

LP판 2만장과 CD 5000장, 110년된 축음기와 250년된 오르간이 있는 곳 '오래된 음악'. 이 정도만 들어도 이 찻집의 성격을 알 만하다. 예상대로 음악이 언제나 강물처럼 흐르는 찻집이다.

   
▲ 꽃과 LP판과 추억이 있는 공간
지난 96년 4월 문을 연 '오래된 음악'은 정말 오래된 분위기가 난다. 올해로 13년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이 찻집은 한번도 인테리어를 바꾸지 않았다. 넓고 안락한 의자와 음악적 도구들과 이 곳을 흐르는 분위기를. 게다가 대추차 맛까지.

손님들이 좋아하는 이유도 이 것이다. 10년전에 왔을 때의 추억이 되살아 난다는 것. 이 찻집이 화살처럼 빠른 세월과 더불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래서 단골손님들이 많다.

   
▲ 벽면을 가득채운 LP판은 2만장 정도 된다

주인 심재중씨도 이런 점에 동의했다. "편안해서 좋아하는 것 같다. 새로운 것은 잠깐동안 즐거움을 주지만 옛날 것은 오래도록 변치않는 편안함을 준다. 나이를 먹은 사람이나 젊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악이다. 이 음악은 서로를 이어준다." 찻집 '오래된 음악'은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심씨는 과거에 음반제작과 기획, 방송일 등을 했다. 벽면을 가득메운 LP판을 보고 놀라는 손님들에게 그는 "전에는 더 많았는데, 찻집을 차리느라 음반을 팔아 이 것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 '오래된 음악'의 간판 메뉴인 대추차. 오랫동안 끓여 진하고 맛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대추차(4000원). 오랫동안 끓여 진한 맛이 일품이다. 여느 집에서 맛보던 차보다 훨씬 달콤하고 진하다는 게 한결같은 평이다.  단골들은 언제 와도 이 맛 그대로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비스켓과 함께 차를 내온 신윤슬씨는 "8시간 동안 끓였다. 직접 끓이는 레몬차와 함께 간판 메뉴"라고 자랑했다. 역시 국산차는 오랫동안 끓여야지 인스턴트 차는 제맛을 내지 못한다. 이 집에서는 대추차외에 다양한 커피와 한국차가 있고 저녁에는 술도 마실 수 있다.

이 곳은 북카페 역할도 한다. 범시민 독서운동을 펼치는 '책읽는청주추진위원회'가 선정하는 책들을 비치해놓고 토론회 장소로도 제공한다. 또 가끔 즉석연주도 펼쳐진다. 무심천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에는 상춘객들이 자리를 점령한다고.

심씨는 "이 찻집에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 곳을 즐기는 사람들의 것이다. 여기와서 마음치유를 받았으면 좋겠다. 요즘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아픔과 고통을 꺼내놓으면 시원해질 것"이라며 놀다가라고 했다. 시민들이 음악들으며 즐겁게 얘기하고 놀 수 있는 곳. 이 곳이 '오래된 음악'이다. 번잡한 시내를 벗어나 무심천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바로 여기 '오래된 음악'

위치: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1283번지. 청주CCC회관에서 신봉동 쪽으로 걸어서 5분 거리.

전화번호: 043)274-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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