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잡힌 음식이 건강의 비결”
상태바
“균형 잡힌 음식이 건강의 비결”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9.02.11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장훈 공동모금회장의 ‘도란’ 황태·고등어구이 예천

   
사진=육성준기자

<명사와의 맛집 토크>

충청북도공동모금회 한장훈 회장이 즐겨 찾는 맛집은 어디일까? 섭외단계에서부터 은근히 기대가 됐다. 감초당 한의원·한약방을 40여 년 동안 운영해온 한약사의 단골집이라면 분명히 건강한 밥상을 대령할 터이기 때문이었다.

기대는 적중했다. 성안길이 시작되는 남문터 인근 간선도로에 있는 ‘도란’은 한정식집이지만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고 넘치는 밥상이 아니라 잘 차린 여염집의 저녁상을 내놓았다. 4명이 함께 한 이날의 메뉴는 황태구이와 고등어구이 정식. 가격은 1인분에 8000~9000원으로 “점심에 접대하기로는 적당한 수준”이라는 한 회장의 말 그대로였다.

한 회장은 “도란의 식단은 채식이 주를 이루고 골고루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우리 음식은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예상했던 대로 밥상 위에 오른 식재료의 약리작용에 대한 한 회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한 회장은 “육류는 좋아하지 않지만 생선구이 정도는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며 “생선을 기름에 튀기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 이 집처럼 오븐에 구워야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또 사람 수에 맞게 나온 녹두지짐을 일일이 권하며 “기름으로 부친 음식이라 과하면 해롭지만 이 정도 크기면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며 반찬 하나하나를 맛보다 보니 푹 끓인 미역국이나 젓갈을 쓰지 않은 배추김치가 혀끝에 아련한 옛 맛을 되살려줬다. 한 회장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도 이 집 음식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평소에도 청주시내 버섯집을 찾아다닌다는 한 회장은 버섯과 더덕 등 산에서 나는 식재료의 효능에 대해 강조했다. 가장 좋아하는 단품메뉴는 더덕무침인데, 사삼(沙蔘)이라고도 불리는 더덕은 기관지에 좋고 염증치료, 면역강화에도 효험이 있다는 것.

한 회장은 “더덕은 특히 장이 약해서 생기는 변비나 장의 수분이 말라서 생기는 두 가지 변비에 모두 효과가 있다”며 “이 집 주인에게도 얘기해서 더덕무침을 식단에 추가해야 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한 회장은 1947년 월남했으며, 의생(醫生)이었던 선친의 가업을 이어 1967년 감초당 한약방의 문을 열었다. 1974년부터는 서울에서 한의원을 하던 장인과 함께 감초당을 청주의 대표 한약방·한의원으로 키웠다. 현재는 장남 우진씨와 차남 범진씨가 한의사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1991년 제4대 충북도의회의원에 당선돼 한때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정치는 자신의 길이 아니었다”는 것이 한 회장이 밝힌 소회다. “공동모금회 회장도 벼슬이라고 생각했다면 맡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한 회장은 1994년부터 한센복지협회 충북지부장을 역임했고, 적십자 부회장으로도 10년이 넘게 일하는 등 나눔을 사회화하는데 앞장서 왔다.

한 회장은 “지난해 경기가 어려웠지만 인정이 많은 도민들이라 전년보다 모금액이 7.7% 늘었다. 기업모금보다 개인기부가 늘어 다행스럽다”면서 “있는 사람은 베푸는 마음을 열고 없는 사람은 씀씀이를 줄여서 이 고비를 넘겨야 하지 않겠냐”고 해법을 제시했다. 한 회장은 또 “정치를 잘하려면 있는 자보다 없는 자를 쳐다봐야 하는 것이 고금의 진리”라는 훈수를 빠뜨리지 않았다.  

황태구이는 8000원, 고등어구이는 9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