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에 4000원이다. 라면 한그릇에 2500원인 시대에 떡라면 값으로 청국장 정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안다는 것 자체가 뉴스거리다.
▲ 길목식당 청국장. 매우면서도 구수하고, 담백하다. |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에 위치한 길목식당은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진 맛집이다. 이집의 대표적인 메뉴는 청국장 정식이다. 겉으로봐서는 순두부찌개 같기도 한데, 매우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청국장은 두부와 갖은 양념을 아끼지 않은 듯 진국에 가깝다.
청국장 정식을 주문하면 "쌀밥? 반반? 찰밥?"이라고 묻는다. 밥을 흰쌀밥으로 할 것인지, 잡곡및 보리밥과 쌀밥을 반반씩 섞은 것인지, 찰밥인지를 묻는 것이다. 대부분은 '반반'을 주문한다.
▲ 잡곡및 쌀이 반씩 섞인 '반반' 밥 |
주문한뒤 5분도 안돼 식사가 차려진다. 먹음직스러운 청국장찌개와 콩나물무침, 가지무침, 호박꼬지, 취나물, 냉이무침, 오이지, 야채모듬, 무생채등 10가지 정도의 반찬이 나온다.
그리고 대접에 '반반' 밥이 나온다. 이 대접에 청국장을 넣어 비벼 먹어도 좋고, 갖가지 나물을 넣어 비빔밥으로 해서 먹어도 일품이다.
옥천의 한 식당에서 유명한 호박꼬지가 청주에서 나오는 것은 드문일이어서 집중적으로 넣어 먹었다. 애들은 콩나물 무침과 청국장의 조화를 좋아한다. 고추장도 함께 나오지만 거의 넣지 않는다. 대신 청국장을 듬뿍 넣으면 되니까.
배고플 때 밥을 비비는 것 만큼 즐거우면서도 성가신 일이 없다. 그래서 비비고 나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먹어치우게 되나보다. 대부분 손님들이 말없이 허겁지겁 먹는다. 그렇지만 먹는 표정으로 볼 때 모두 맛있어하는 것 같았다.
나갈 때가 약간 미안하다. 정말 4000원씩을 받는다. 3명이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나서 1만2000원을 계산한다면, 적어도 8000원은 굳는 것이다.반찬도 정갈하고, 식탁도 깨끗하고 , 불친절하지도 않았다. 대신 물은 셀프이며, 손님이 많은 시간인 낮 12시부터 1시까지는 혼자서먹는 것, 즉 1인식사는 안된다. 나머지 시간에는 혼자서 먹을 수 있다. 예상보다 혼자 먹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먹을 때는 반찬들이 대접에 모여져서 나온다.
길목식당은 청주농고와 옛 청주MBC 사이의 주택가에 있다. 초행인 사람들은 찾기 힘들다. 자세하게 물어봐도 조금은 헤맬 생각을 해야 한다.
▲ 길목식당은 청주농고와 옛 청주문화방송 사이에 있는 주택가에 있다. 4000원짜리 맛집을 찾기 위해 한번쯤은 고생을 감수할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