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당한 충북도민, 충북협회 정상화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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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당한 충북도민, 충북협회 정상화에 나서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2.23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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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우회장 인재양성재단 기부 안하고 연임시도 의혹 불거져

정우택 도지사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그것도 충북의 인재육성을 위한 장학금 기부와 관련된 것이니 이는 도지사만의 문제가 아닌 도민의 문제로 여길만하다.

   
▲ 이필우 충북협회장
2008년 7월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충북협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이날 이승훈 충북도 정무부지사와 충북도공무원들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은 이병도 청원군민회장등 충북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와 이필우 회장이 이 회장의 단임 약속을 한 이후여서 600명 넘게운집해 분위기가 좋았다.

당연히 이승훈 정무부지사도 축사를 했고, 충북도가 준비한 충북인재양성재단 홍보 비디오도 감상했다. 당시 한 충북도청 공무원은 “우리가 온 것은 인재양성재단 성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공식적으로 성금을 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당일 경호원을 대동하고 행사장에 입장한 이 회장은 이병도 청원군민회장과 악수를 권하는 취재진의 요청에 대해 억지로 응하면서 낯빛이 편하지 않았다. 단임 약속을 한 사람치고는 무엇인가 석연치 않았다.

시간이 지났다. 2009년 2월 5일 ‘제1회 충북인의 밤’이 서울 센트럴시티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필우회장이 당초 약속을 깨고 연임을 시도한다고 주장하는 재경 청주시·청원군 향우회 등 지역 재경향우회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전원등 주요인사들이 빠져 썰렁한 분위기였다.

정우택 도지사는 행사 이틀전에야 불참을 결정했고, 대신 이승훈 정무부지사가 참석했다. 그러나 이필우회장은 인재양성재단에 돈을 내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협회장 자격으로 충북인재양성재단에 20억원을 기부하려 했는데 차기회장직을 위해 돈을 낸다는 음해성 발언이 너무 많아 차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장학금을 내지 않자 이 회장의 태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사욕을 위해, 연임을 위해 충북도를 이용했다는 비난도 거세졌다. 한 인사는 “이는 도지사 뿐만 아니라 충북도민을 우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충북도의 ‘무리수’

그런데도 이후 충북도의 태도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몇개월간 공들였다던 이필우 회장의 기탁을 성공시키지 못한게 마치 ‘반대파’의 행동 때문인 것처럼 여기는 듯 하기 때문이다.

충북도 고위관계자는 “(이필우회장과의 협의를 통해)당초 1억원씩 10년간 내려다가, 2억원씩 10년간, 막바지에는 20억원을 한꺼번에 내려고 했다. 그런데 반대파의 행동 때문에 막판에 일이 틀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북도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서 일각에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한 재경인사는 “이회장이 기금 기탁과 연임시도를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문제를 삼은 것이지, 이 회장이 기금을 내는 것 자체를 반대한 게 아니다”라면서 “그런데도 마치 이 회장의 행태를 문제삼는 측이 기금을 내지 못하게 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금이나 장학금을 익명으로 내는 사람도 많은데, 충북도가 사태 판단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충북도는 ‘충북인의 밤’ 행사에 정우택 도지사 참석과 인재양성재단 기금기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양측의 입장을 조율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금을 받지 못하자 충북협회 문제에 대해 다시 ‘모르쇠’로 돌아서 그 배경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도는 행사 이전에 ‘이필우 회장이 지난 해 한 (단임을 한다는) 합의내용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해줬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회장 연임반대를 주장하는 측이 ‘왜 남의 입을 빌리느냐. 이 회장이 직접 확인하라’고 전하자 이 회장이 격노해 기탁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도청 간부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가 기금 수탁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놓고도 이제와서 모른체 한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도는 20억원 때문에 스스로 ‘섶을 지고 불속에 뛰어든 격’이나 마찬가지가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충북도는 차후 별도로 20억원 인재양성재단 기금 출연협정식을 별도로 체결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때가 되면 내겠다’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협회 내부문제와 섞여져 있는 상태에서 제대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충북협회 정상화 위해 나서야”
충북도는 왜 ‘20억원’에 그토록 매달렸을까. 2017년까지 기금을 모아야 하는데, 서울에서 기부자가 나타나지 않자 이 회장을 ‘모델케이스’로 삼았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낸 다음에 임광수 회장등 다른 재경인사들에게 기부를 권유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

그러나 충북도의 태도는 ‘기금에 눈이 멀어 협회문제를 도외시했다’는 비난에 직면해버렸다.

이제 이 문제는 도의 조정능력 문제에서 벗어나 정우택 지사의 ‘진심’ 논란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모 인사는 “충북도가 충북협회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면서 “도가 장학금에 눈이 멀어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큰 문제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충북도가 이제라도 충북협회의 정상화를 촉구하고, 정상화를 위한 가칭 ‘충북협회 정상화 대책위원회’ 등을 꾸리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가 오송역유치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영향력을 미친 것처럼 충북협회 정상화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국회의원(청주흥덕을)은 “충북도가 나서서 충북협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재경향우회원들도 모두 충북도민이나 마찬가지다. 충북을 대표하는 향우회의 파행을 두고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충북도와 향우회 대표, 원로들이 함께하는 원탁회의를 만들어 중지를 모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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