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로 간 군수님, 유럽으로 간 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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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로 간 군수님, 유럽으로 간 원장님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3.10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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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논란> 김재욱 청원군수등 월드비전 따라 아프리카행
<자격논란> 이수희 충북개발연구원장 연구원 따라 유럽행

도내 자치단체장과 부단체장, 고위직 교육공무원이 수년째  외유논란’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코스를 또다시 따라가 물의를 빚고 있다. 또 도내 유력 공공연구기관장은 해당 연구진이 아닌데도 유럽행을 결행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김재욱 청원군수와 김화진 영동부군수, 정가흥 단양교육장, 김정환 청주 남평초등학교장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의 ‘2009년 에티오피아 투어’ 일원으로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러나 월드비전이 제시한 일정에서 직업기술학교 지원사업장 방문, 도민성금으로 건축된 굴렐레사업장 방문, 참전용사 자립을 위한 임대건물방문등은 전체 11일중 이틀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킬리만자로 트래킹 등으로 채워졌다. 장거리 항공운항에 4∼5일이 걸린다고 치더라도 공무상 국외여행으로 11일을 승인받은 내용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드비전측은 계획서에서 투어목적으로 “2009년 사랑의 점심나누기 캠페인에 앞서 월드비전 한국과 충북 모금을 통하여 지원하는 해외사업장에 대한 이해와 향후 월드비전 후원자로의 관계증진”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받은 출장비 액수도 총 1500만원에 달한다. 김재욱 군수는 530만원, 김화진 영동부군수는 300만원, 정가흥 단양교육장은 300여만원, 김정환 남평초등학교장은 320만 8000원을 받았다. 김화진 부군수, 정가흥 단양교육장 등 일부는 월드비전으로부터 200만원씩을 지원받았다.

논란불구 몇 년째 되풀이
또다른 문제는 이런 ‘혈세낭비’논란이 몇 년째 지속되는데도 같은 행위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1월에도 같은 명목으로 고위직 공무원들이 동행한데 대해 부적절성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때는 유봉열 옥천군수, 이건표 단양군수, 이종배 증평출장소장, 한문석진천군부군수, 반창남 도교육청 교육국장, 김태봉 청주교육장이 참가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유·이군수는 귀국하자마자 국외여비를 반납했다.

   
▲ 김정환 청주남평초 교장

   
▲ 정가흥 단양교육장

도교육청은 진옥경 교육위원의 공식질의에 대해 김천호교육감이 유감표명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당시 월드비전 충북지부 관계자는 “모금액수를 늘리고 효과적인 모금을 하기위해 의욕을 낸 것이 화근이 됐다. 도민에게 사과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도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에 자치단체가 조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모 자치단체 관계자가 “이 행사는 단체장들이 순번을 정해서 한 번씩 다녀온 것이어서 순번에 따라 (김군수가) 방문한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보듯 충북도나 기초자치단체, 도교육청측이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 계류중인 김재욱 청원군수가 첫 재판 일정을 미루고 여행을 떠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군수는 청원군 시승격을 위한 '버스투어'를 하면서 지역민들에게 숙식 등을 제공,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청주지법에서 5일 오전 11시 첫 재판일정이 잡힌 상태였다.

하지만 김 군수는 "해외출장이 있으니 재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해 변호인이 공판기일 변경 신청을 냈고 재판부는 첫 재판을 오는 19일로 연기했다. 이에대해 청원군측은 "법원의 재판기일 결정 이전에 이미 에티오피아 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연기가 부득이했다. 결코 재판기일을 늦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출국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내부규정을 볼 때 출장비를 지원받은 것은 향응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앞으로 이 행사에 공무국외여행을 보낼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이번 투어가 공적인 목적에서 많이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공직자들은 당연히 여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수희 원장 출장도 뒷말
이수희 충북개발연구원장이 거액의 출장비를 받고 자신이 참여하지도 않은 연구의 해외출장에 동행한 것으로 드러난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달 22일부터 3월 1일까지 이경기 실장, 전 충북도 고위직 인사와 함께 덴마크와 독일등지를 다녀왔다.

   
▲ 이수희 충북개발연구원장

이번 해외출장의 명목은 지난 해 10월 28일부터 2009년 4월 27일까지 수행하게 되어 있는 ‘태생국가산업단지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라는 충북도 발주 연구과제를 위한 벤치마킹이었다. 이들 일행은 지난 달 22일 출국해 23일부터 27일까지 덴마크와 독일의 태양광 관련 연구소와 기업, 주거단지를 방문했다.

그러나 이원장은 이번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연구는 이경기실장이 책임연구자이며, 동명엔지니어링, 한얼경제연구소등 3개 기관의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원장이 1인당 700만원에 이르는 출장비를 쓰면서 출장에 동행한 데 대해 적절치 못한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 원장은 해외출장을 다녀와서도 관련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과연 무슨 일을 하고 왔는지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다른 연구에서는 동행하지 않고 유독 이번 연구에서만 동행한 이유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반면, 동명엔지니어링등 2개의 외부 공동연구자들 가운데 단 한명도 해외출장에 동행하지 않았다. 태생산업단지의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를 하는데 관련 연구자들이 한 명도 동참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다 충북개발연구원은 직원의 해외출장과 관련해 별다른 규정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무분별한 해외출장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번 해외출장에서도 이 원장은 자신의 출장을 자신이 결정했을 뿐, 관련 규정에 의한 제약은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경기 실장은 “이 원장이 연구 자문을 위해 간 것으로 문제삼을 일이 아니다”라면서 “원장은 전략프로젝트의 총괄자문위원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출장비가 1인당 700만원에 달하는데 대해서는 “해당 기관이나 시설물을 방문하는데 드는 비용이 400만원에 달했다”면서 “이코노미석 항공편을 탔을 정도로 빡빡하고, 경제적으로 다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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