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지방선거서 끝장” 여야 전면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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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면 지방선거서 끝장” 여야 전면전 양상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3.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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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與性 회복중’, 민주당 ‘정우택 정조준’, 선진당 ‘복병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성명서 공방이 3월에만 6회나 발생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 충북지역 특유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해들어 성명전에서 기선을 제압한 곳은 한나라당이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이 국회 입법사태 이후 해외로 골프여행을 다녀온 게 알려진후 의원직 사퇴등을 요구하면서다.

   
▲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요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날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지방선거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는 각당의 공방전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민주당이 공세를 취하고 한나라당이 방어전선을 구축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청주국제공항 민영화 방침 수용에 대해 충북도를 비판하고 나선데다, 충청고속도로 등 지역현안에 대해 자신들의 공이 많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원혜영 원내대표까지 내려와 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한나라당도 방어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일까. 가장 설득력이 있는 분석은 지난 해 총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 지난 세 차례 연속 도지사 입성에 실패한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공세적 맞대응
정당 성명서는 특성상 상대방의 기를 꺾고, 주의주장을 명쾌하게 드러내야 한다. 그래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백미가 정당 성명서라는 말도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들어 보다 성숙한, 여당다운 성명서를 내기 시작했다. 가장 눈길을 끈 성명은 지난 4일에 발표한 것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논에 물대기처럼 충북도와 도민들의 노력을 폄훼하고 그것이 마치 민주당의원 자신들만의 노력에 의한 것으로 포장하는 허리우드액션식의 정치행태에 도민과 함께 안타까움을 떠나 측은함마저 느낀다”고 밝힌 대목이다. 

독설이 정점에 오른 성명서도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2월 6일 발표한 ‘달인’이라는 성명에서 “국회 회기중 호화 해외골프여행을 다녀와서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노영민 의원, 총선때마다 선거법을 위반해서 재판장을 드나드는 변재일 의원, 늘 말만 앞세워 자신의 잘못을 포장하려 하는 김종률 의원 등 모두가 그 분야에서는 달인(達人)이 아닌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변화는 새해들어 지역구 국회의원이 단 한 명뿐이라는 당의 처지를 ‘읍소’하는 듯한 대목을 자주 쓴다는 점이다. 새해 들어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비록 국회의원이 1석밖에 없지만...”(1월 13일), “비록 국회의원이 1석 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이지만...”(2월 5일),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비록 국회의원 수는 적지만...”(2월 24일), “민주당은 충북에서 국회의원 6석을 가진 책임있는 정당으로서...”(3월 9일),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비록 국회의원 수는 적지만...”(3월 11일)등의 표현을 통해 자신들의 처지를 알아달라는 듯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런 표현이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손인석 한나라당 충북도당 대변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도정과 한나라당을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좌시하면 안된다”라면서 “당차원에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대변인은 또 “지역에서 여야가 따로 있는가. 우리는 여야를 떠나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우택 정조준
민주당 충북도당은 정우택 지사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성명서를 내고 충북도의 일자리 창출집계가 뻥튀기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충북도가 우왕좌왕하며 아마추어적인 행정 처리로 도민을 어지럽게 하고, 청주공항 민간 매각에 찬성하는 우를 범하며 도민들의 목소리에는 우이독경으로 일관하더니, 이제는 도민의 눈과 귀를 속이려는 허위 보고와 허위 발표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며 “제발 자중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에 대해서도 정우택 감싸기를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특히 지난 5일자 성명서는 정우택 지사를 직공했다. 민주당은 이날 성명서에서 바이오코리아2008 공사비 미지급 논란사건, 웨딩빌리지 무산등을 지적하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과 이명박정부의 수도권 중심 정책으로 힘이 빠진 충북도민에게 힘을 주지는 못할 망정 아마추어 같은 행정처리로 레임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자치단체장의 레임덕을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민주당측은 이런 성명전에서 나름대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성명이) 많이 약하기는 했지만, 공항민영화등에 대한 사안을 제대로 짚었다고 본다”면서 “한나라당은 실체에 대한 접근은 없이 말장난만 하고 있어 논리적으로 와닿겠느냐”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행보도 주목
아직까지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자유선진당 충북도당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지난 11일 청주대 특강에 이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해 세종시의 법적지위를 정부직할 특별자치시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에 앞서 자유선진당은 지난 2월 “세종시특별법의 국회통과에 재 뿌린 한나라당, 충청인을 얼마나 더 농단할 수 있다고 보는가?”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나라당과 정부를 맹비난했다. 또 2월 12일에는 ‘충북 폐석면 광산 피해방지를 위해정부는 조속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라’는 성명서를 내는 등 지역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충북도당은 민생안정과 실업문제등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9일 발표한 ‘충청북도와 각 시·군은 가정붕괴를 막으라’는 성명을 통해 “충청북도를 비롯한 각 시·군 자치단체는 고용대란을 맞아, 특히 30-40대 백수가장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당대표 후보는 지난 15일 청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청주공항은 민영화 하는 것 보다 공적 성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런 성명전 속에서 난타를 면치 못하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충북도다. 충북도는 악재가 이어지면서 정우택 지사가 전면에서 나서 해명을 하고 있으나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지형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이 보호막을 쳐주고는 있지만 이슈자체가 공세가 도정에 관한 것이 많아서 지원군(?)의 힘이 확실하게 미치지는 못한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도정의 핵심세력인 서기관들이 잇따라 물의를 일으켜 내부결속도 쉽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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