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케익 직접 만드는 '요리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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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케익 직접 만드는 '요리고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3.18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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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경 대한성형외과학회 대전충청지회장
오늘 정효경 ‘정효경성형외과’ 원장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했다. 10여년 전, 의료문제 취재 차 안면을 익힌 뒤 1년에 3~4번 정도 만나는 정 원장이 이렇게 요리를 잘하고, 요리에 관심이 많은지 미처 몰랐다. 아니, 그동안 사는 얘기를 별로 못 나누고 살았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저 생각보다 요리 잘해요. 아침마다 새로 밥을 지어 아침상을 차리고 청국장과 두유, 요플레도 만들어요. 가족들 생일에는 케익을 한 번도 사본 적이 없어요. 제가 다 만들죠. 아이 친구 엄마들이나 병원 간호사들,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종종 제가 만든 빵을 선물도 하는 걸요.” 이 말끝에 그는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쑥스러운 듯이.

하지만 놀랄 일은 또 있다. 미국에 유학중인 딸을 만나러 갈 때는 그냥 가지 않는다고. 김밥·떡볶이·잡채·밑반찬 등의 재료와 기본 양념을 몽땅 싸가지고 가서 요리를 할 수 있는 집에 묵으며 음식을 만든 뒤, 딸의 대학 기숙사 냉동실에 꽁꽁 얼려놓고 온다고 했다. 그는 모처럼 기숙사 친구들에게 한국음식 맛을 보여주기 위해 전기밥솥에 밥을 4번씩이나 해서 밤새 김밥을 만드는 천상 엄마였다. 병원 일 때문에 미국에 머무는 시간이 3박4일 정도 밖에 안 되는데, 가서 하는 일은 음식 만드는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가족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음식이라는 것이다.

정 원장은 요리를 잘 해 입맛이 까다로울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그의 표현대로 무엇이든 잘 먹는다. 그래서 ‘잘 먹고도 날씬한’ 그를 보고 주변에서는 질투어린 시선을 보낸다. 그와의 맛집 데이트는 충북도청 농협출장소 맞은 편에 있는 ‘제주바당’에서 있었다. 생선과 회를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갈치조림을 맛있게 먹었다. 갈치조림은 갈치를 갖은 양념에 졸인 뒤 비장의 무기인 시래기를 얹어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반찬은 물김치와 돈나물, 버섯, 오징어채볶음, 시금치나물과 미역국 이었다. 그는 시래기까지 남김없이 먹으면서 생선은 구이나 조림 모두 좋아한다고 했다.

최근 정 원장은 무척 바쁘게 산다. 전부터 하고 있던 대한성형외과학회 대전충청지회장외에 대한성형외과학회 재무이사,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부회장까지 맡은데다 3월부터는 서울대 의료경영고위과정에 등록해 서울을 오르내리고 있다. 존경하는 분에게서 ‘평생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바쁜 틈에 서울대 고위과정에 입학했다는 것. 그러지 않아도 그는 한양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따로 연수를 받는 등 노력하는 의사로 유명하다.

정 원장은 지난 94년 청주에 ‘정효경성형외과’을 개원했다. 그런데 성형외과 의사이면서 정작 전혀 꾸미지 않은 ‘쌩얼’로 다닌다. 기자는 그가 목걸이나 귀걸이 등의 장신구 걸친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혹시 주름살을 펴거나 잡티를 없애는 등의 의료적 행위를 한 게 아닌가 의심하지만, 그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머리도 컷트만 할 뿐이다.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원장은 의사집안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의대에 갔지만, 성형외과 의사라는 직업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4월 20일에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출전해요. 일에 파묻혀 지내다가 뛰면 마음이 정리되는 것을 느껴 8년째 마라톤을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11번의 풀코스 대회에 나갔죠. 더 이상 못 버티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 무조건 뜁니다. 일요일마다 청남대 부근에서 열심히 뛰고 있어요.” 정 원장의 또 다른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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