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MB맨’ 김병일 ‘綠風’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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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MB맨’ 김병일 ‘綠風’ 예고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3.24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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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충북 그린스타트’ 고문 맡아...임원급만 30여명
도지사.청주시장 출마 가능성...지역정가 긴장 고조

정치인들이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조직관리에 나서고 있는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병일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최근 청주에서 대규모 사조직을 결성해 지역정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이 MB의 실세라는 지명도외에도 차기 총선까지 무려 3년이나 남아있는 시점에서 ‘친위조직’을 결성하자 지역정가에서는 차기 도지사나 청주시장을 노리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김병일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충북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사단법인 희망충북그린스타트 창립총회에 참석해 고문직을 수락했다. 박연석 전 청주시의회 의장도 고문으로 추대됐다.

임원으로는 김 사무총장의 친구인 민병회 충북치과의사회장(민치과원장)이 회장을 맡았으며, 감사에 이수한 청원노인복지관장과 이영주 대한어머니회 충북회장, 부회장에 이철규 청주대교수와 최광옥 충북도의회 의원이 맡았다. 이사진은 맹순자 청원군의회 의원, 박종룡 청주시의회 의원, 최철환 전 진천교육장, 신철우 청주대 명예교수, 최부소 충북가정법률사무소장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 김병일 여수엑스포 사무총장이 최근 청주에서 열린 희망충북 그린네트워크의 고문을 맡아 지역정가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김병일 여수엑스포 사무총장이 최근 청주에서 열린 희망충북 그린네트워크의 고문을 맡아 지역정가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희망충북그린네트워크 발대식 모습. 사진제공=김병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특히 12개나 되는 분과를 갖고 있으며, 각계 인사들이 분과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류을렬 충북개발연구원 복지환경실장이 온실가스저감소위원장을 맡았으며, 박종섭 충북대교수가 지역및도시발전연구위원장을, 안성호 충북대교수가 지방경제활성화위원장, 윤건영 청주교육대 교수가 윤리위원장, 신진현 흥덕신협 이사장이 총무위원장등을 맡았다. 이밖에 유성훈 청주시의회 의원, 고용길 청주시의회 의장등 5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대규모 조직 창립
또 창립총에서는 이순 녹색미래실천연합 공동대표와 탤런트 정흥채씨, 이대원 충북도의회 의장이 축사를 했으며, 주최측이 밝힌대로 참석인원만 200명에 달했다.

조직도 총무국등 5개 기구와 녹색문화생활실천위원회등 모두 13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있고, 앞으로 시.군지부를 창립할 계획이어서 조직규모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충북측은 지역 정치인 뿐만 아니라 학계등에서 전문가들의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희망충북측은 언론에 알리지 않고 조용하게 창립총회를 개최하는 등 매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상진 사무처장(현대개발&컨설팅 대표)은 “정치인의 사조직이라고 보지 말고 순수한 민간 봉사운동으로 봐주길 바란다”라면서 “앞으로 환경운동과 녹색성장에 대한 계도 홍보를 위한 각종 캠페인과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망충북측은 이달 중에 사단법인 등록을 마치고,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에 사무실을 낼 계획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핵심정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정치권이나 민간차원에서 지원하는 조직이 이미 여러 개 있는데다, 창립총회를 개최한 시점이 차기 총선보다 무려 3년이나 앞섰다는 점에서 차기 지방선거를 겨냥한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에서 청주흥덕갑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낙마했다. 이후 그는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되면서 정치권과 일정정도 거리를 두는 듯 했지만 주기적으로 청주를 방문하면서 지역관리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도지사 출마설 ‘만발’
또한 김 사무총장이 지방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의 배경에는 그의 정치적 무게감, 즉 MB와의 관계가 가장 크다. 만일 김사무총장이 도지사나 청주시장에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충북도당에서는 거센 풍랑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택지사나 남상우 청주시장, 이대원 충북도의회의장, 고용길 청주시의회 의장등 현직 뿐만 아니라 도지사와 청주시장을 노리고 있는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정통관료로 성장해온 그의 이력도 자치단체장 출마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청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관료의 길을 걸었다. 국무총리실 산업경제담당관,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실 국장, 서울시 뉴타운사업본부장 및 대변인에 이어 이명박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김 사무총장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정우택 도지사측도 예의주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지사의 최측근 C씨는 “김 사무총장이 그동안 지역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총선까지는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벌써부터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뭔가 속셈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또 이번 창립총회때 학연이나 지연등의 이유로 참여했을 뿐이라면서 김 사무총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서 벌써부터 ‘김병일 견제’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 필요하면...”
김병일 고문 “앞으로의 모토는 그린”

<김병일 고문 전화인터뷰> 김병일 희망충북그린스타트 고문은 차기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한 지역의 궁금증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24일 본지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고문은 “희망충북그린스타트는 단순한 봉사활동에만 멈추지 않고 충북이 발전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들고, 전략을 수립하고, 대안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 김병일씨
김고문은 또 “그동안 충북지역이 다소 수동적이고, 비전이 확실치 않아 중앙에 의존적인게 아쉬웠다”면서 “앞으로의 비전은 그린(Green)에 있으며 충북의 공간적 잠재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단체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차기 지방선거 자치단체장 출마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은 도지사나 청주시장을 염두해 두고 있지는 않다. 상황이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면서 “지금 현직에 있는 분들이 한나라당 사람이고 한나라당의 이념을 추구하는 분들인데, 그 분들이 안나오겠다고 하면 몰라도 나오겠다고 하면 굳이 나갈 필요가 있느냐"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또 “상황이 변동되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든지, (현직인사들이) 다른 사정으로 못나가거나 하면(출마를 고려하겠다)”라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출마의) 소명이 필요하고 혼자서 결정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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