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직지FC 지역마케팅 선봉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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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직지FC 지역마케팅 선봉에 선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3.24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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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프로구단 불모지 오명... 충북도.청주시 ‘외면’
K-3구단 출범 희망불씨 살려... 회원 1300명 돌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끝났다. 그런데 TV를 지켜보던 스트레스를 풀던 청주시민들 가운데는 이제 무슨 낙으로 사나하는 한탄을 하는 목소리가 섞여 나왔다. 충북에만 유일하게 프로구단이 없기 때문이다.

충북에만 없는 ‘프로구단’
현재 충북에는 1982년에 시작한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1983), 프로농구(1997년) 등 9개 종목 11개 프로리그에서 50개 프로스포츠구단 중 단 한 개의 프로구단도 없다. 한 때 SK 남자농구단이 청주를 연고지로 했다가 떠났고, 여자농구단도 한 때 둥지를 틀었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 프로스포츠 불모지인 충북에서 K-3리그인 청주직지FC가 창단돼 붐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청주에서 열렸던 청주직지FC 개막전 모습.
현재 구기종목 가운데 가장 친숙한 프로종목은 축구와 야구다. 야구는 한화이글스가 있고, 청주경기도 하기 때문에 갈증을 풀 수 있지만 축구는 아무런 경기가 열리지 않고 있다. 수년전부터 제기되어온 청주FC 창단 또한 이제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몇 년전부터 최순호 강원FC감독 중심으로 실업리그인 K-2리그 창단을 추진했지만 예산문제등으로 청주시가 난색을 표시한 이후 창단이 좌절됐다. 이후 최순호 감독은 강원FC초대감독을 맡아 K리그에서 2연승을 거두면서 강원도민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스포츠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충북도나 청주시의 시각은 싸늘하다. 프로리그든 K-2리그든 축구단을 결성하는데 대해서는 충북도나 청주시 모두 부정적이다. 청주시는 예산부담을 이유로, 충북도는 경제상황을 들며 창단에 나서기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K-2리그 구단을 운영하는데만 연 60억원이 든다. 그런데 현재 청주시가 보유하고 있는 55명 규모의 7개 실업팀을 운영하는데 연간 37억원이 소요된다. 지금 규모도 살림하기 빠듯한데 새로운 축구단이든, 농구단이든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면서 “이런 구단이라면 충북도가 나서서 각 시군과 함께 운영하는게 맞다”라고 말했다.

특히 청주시는 청주-청원 통합이 되어 도시규모가 커질 경우에는 축구단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금의 시재정으로는 어렵고, 앞으로 청주청원이 통합된 다면 고려해볼만하다”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현재의 경제상황하에서는 창단이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충북도 고세웅 체육과장은 “경제사정이 이렇게 나쁜데, 프로구단을 창단하자고 하면 도민들이 좋아하겠느냐”면서 “지금은 프로구단 창단문제가 논란거리가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고 과장은 이어 “프로구단이 창단되더라도 자치단체와 기업후원금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경제상황을 봐서는 추진하기가 너무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8개월만에 K리그팀을 창단하는 집중력을 발휘한 강원도가 프로축구단을 만들면서 내세운 명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당시 강원도가 프로축구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명분에는 지역경제활성화가 우선순위였다.

강원도는 지난 해 4월 ‘프로축구 강원도민구단 창단(안)’을 발표하면서 ‘주5일 근무, 휄빙등 삶의 중시되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스포츠산업이 성장잠재력이 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급부상했다’는 점을 명시했다. 강원도는 또 ‘특히 기존의 관광.문화레저산업에 스포츠산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직지FC가 ‘불씨’
자치단체가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해 팔짱을 끼고 있는 사이 도내에서는 민간차원에서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창단된 청주직지FC(단장 박춘섭 CJB심의실장)가 그것이다. 청주직지FC는  청주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충북도내에서 첫번째 K3팀이다. 아마추어 팀인 청주 솔베이지 축구단을 모태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K-3 2009 리그 가입을 최종 승인받아 지난 2월 창단됐고 공개모집을 통해 30여명의 선수를 확보했다. CJB청주방송이 구단주로서 청주직지FC를 공식 후원하며, 헬리오스라는 서포터즈를 갖고 있다.

청주직지FC는 지난 21일 열린 청주 개막전에서 전주온고을FC와 2-2로 비겼지만, 시민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봄을 맞아 운동장을 찾은 시민들은 몇 년만에 열리는 경기인지도 모른 채 뛰는 선수들과 호흡을 함께 했다. 청주직지FC는 개막전에 이어 K-3리그에 참가한 전국 16개 팀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32경기를 치른다.

현재까지 모두 연간 1, 2만원씩을 내는 연간회원이 1300명에 달해 축구붐을 예고했다. 청주직지FC 사무국에 따르면 연간 운영비 2억5000만원 가운데 청주시 지원금 8000만원, 국비지원금 1억원의 확보가 눈앞에 있고, 연간 2000만원 정도인 업체들의 연간스폰서 계약도 이어지고 있다. 프로리그인 K리그 1개 구단의 연 운영비 200억원선, 실업리그인 K-2리그의 60억원에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프로스포츠 불모지에서 부는 바람치고는 예사롭지 않다.  또 구단주인 CJB는 앞으로 홈경기중 10경기를 생중계해 붐을 일으킬 계획이다.

그러나 특정학교 출신 위주의 선수구성 논란등 앞으로 청주직지FC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청주지역의 축구 양대산맥인 운호고와 대성고(옛 청주상고)간의 대립은 자칫 프로축구단 창단의 희망마저 꺾을 수 있는 위협요인이다.

또 앞으로 회원확보와 안정적인 선수 확보를 통해 장기적으로 프로축구단을 창단하기까지의 길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청주직지FC측은 5월까지 연간회원 1만명 확보와 유소년 축구단 운영을 가시화할 방침이다. 이중 유소년 축구단 운영은 영리사업이라기 보다는 선수들의 취업대책의 성격이 강하다. 선수들이 유소년 축구단과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에서 코치등으로 활동하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하기 위한 대책이다. 현재 청주직지FC는 고정월급제가 아니고 출전수당을 받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한 달에 수십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오영근 청주직지FC 부단장(CJB경영국장)은 “청주직지FC의 창단은 그 자체만이 목표가 아니고 장기적으로 지역을 마케팅하고, 지역의 스포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큰 밑거름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고교 축구동문들의 이해와 협조, 조기축구회원들과의 결합등을 통해 지역의 명문 프로축구단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지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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