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서민들, ‘부자’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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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서민들, ‘부자’ 국회의원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4.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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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국회의원 5년간 평균재산 1.5배, 7억원 불려...김종률의원 1위
부동산 보유액 크게 올라...20억대 자산가도 절반차지

충북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지난 5년간 평균 7억원이나 재산을 늘린 것으로 드러나 ‘부자 국회의원’, ‘가난한 유권자’라는 용어가 생길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식이나 부모의 재산을 고지거부해 이 제도를 악용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본보가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국회공보와 각종 언론보도에서 밝혀진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최근 5년간 재산증감 사항을 분석해본결과 연속 재선이상 국회의원 7명의 평균재산 증가액은 6억 9561만 3000원으로 집계됐다.이 기간동안 평균 재산증가는 1.5배에 이른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재산이 가장 많이 재산을 불린 국회의원은 홍재형의원(민주.청주상당)으로 2004년 12억 3100만원에서 2008년에는 26억 7572만 1000원으로 무려 14억 4472만 1000원을 늘렸다. 재산증가가 2.17배에 이른다.

부동산 가격상승이 ‘대부분’
그 다음 증가를 보인 의원은 변재일 의원으로 2004년보다 1.84배 늘었다. 2004년 재산은 13억 2000만원, 2008년에는 24억 3070만 8000원이었다. 11억 1070만 8000원이 늘었다.

이밖에 이시종의원(민주.충주) 1.61배(6억4647만원), 김종률 의원(민주.증평괴산음성진천) 1.51배(14억 4368만원), 오제세 의원(민주.청주흥덕갑) 1.31배(6억1372만원), 노영민의원(민주.청주흥덕을) 1.30배(2억4655만원)등이었다. 이용희 의원(자유선진당.보은옥천영동)은 0.73배로 오히려 재산이 6억3656만원 감소했다.  <그림 참조>

한편, 지난 해 다시 국회에 입성한 송광호 의원(한나라.제천단양)은 2008년 말 기준으로 14억 4711만 6000원을 신고해 지난 해 7월 국회의원 당선 직후보다 2억 3400만원 증가했다. 국회 재입성 이후 3억원 이상의 정치후원금을 받은 송의원의 재산증가액은 다른 의원들의 초선때 증가액보다 훨씬 많아 눈길을 모은다. 김종률.노영민.변재일.오제세.이시종 의원들이 첫해 재산증가액이 1억원 미만이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송의원은 순풍을 타고 있는 셈이다.

2008년말 기준으로 재산이 가장 많은 국회의원은 김종률 의원이다. 김 의원은 모두 42억 268만원을 신고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재형 의원 26억 7572만원, 오제세 의원 25억 6172만원, 변재일 의원 24억 3070만원, 이용희 의원 17억 8543만원, 이시종 의원 16억 9347만원, 송광호의원 14억 4711만원, 노영민의원 10억 4655만원순이다.

재산을 크게 늘린 국회의원들의 공통점은 토지나 건물등 부동산 재산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김종률 의원은 2007년에 재산이 무려 8억6100만원이나 증가했는데, 토지와 건물 가액증가액이 8억6800만원이나 달했다. 2008년말 현재 김 의원은 배우자 소유로 서울 서초구 신원동 밭 1,451㎡(5억 7024만 3000원), 인천 강화읍 밭 1,618㎡(1억 3332만 3000원) 등 토지만 모두 8억 1125만 3000원을 소유하고 있다. 건물은 본인 소유의 27억 2000만원짜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 등 2건에 28억 4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변재일 의원은 2006년에 5억8 000만원, 2007년에 다시 4억원 정도 늘었는데, 이 기간 동안 부인이 안성의 임야 2억원을 상속받는 등 토지와 건물 값이 증가했다.변 의원은 현재 본인과 부인 명의로 경기도 용인시, 안성시, 청원군 가덕면등에 4억 7187만원의 임야 10건을 가지고 있다. 건물은 서울시 여의도동 광장아파트의 소유권과 전세권등으로 13억1800만원등 모두 14억 1300만원 어치를 소유하고 있다.

이시종 의원도 2007년에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가액이 9억 7200만원에서 14억 800만원으로 4억 3600만원이나 급증해 이 시기 재산총액 증가액 4억 2000만원을 넘었다.

홍재형 의원도 같은 시기에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있는 신동아아파트 가격이 9억 9100만원에서 14억 5600만으로 변경됐다. 그 전 해에도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재산증가를 주도했다. 그러나 홍의원은 재산신고 내역에서 토지소유가 단 한건도 없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홍재형 의원은 “토지도 없고 아파트 하나 있는게 올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권자 정서와 동떨어져
특히 국회의원들의 재산급증 시기가 초선후 2~3년차라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김종률, 변재일, 이시종 의원의 경우 2007년에 재산이 크게 늘었다. 4년차 때는 총선 때문인지 재산이 오히려 감소한 의원들이 많았다. 이 기간 동안 노영민 의원, 이시종 의원, 이용희 의원, 홍재형 의원등은 1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 정도 재산이 감소했다.

한편, 노영민 의원의 재산관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용희 의원을 제외하고 다른 의원들이 지난 5년간 최소 6억원 이상 재산을 불렸는데, 그의 재산은 겨우(?) 2억4000여만원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또 노의원의 재산신고내역 가운데 눈길을 모으는 것은 지난 1993년부터 1997년에 구입한 회화 3점이다. 김재관 청주대 교수의 ‘Cross and Sight', 이종목의 ’겨울산‘, 이홍원의 ’소나기‘등이다. 재산가액은 평가되지 않았지만 현재시세로는 수백만원씩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노 의원은 다른 의원과 달리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와 청주 가경동 아파트를 부인과 공동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노의원은 “재산을 부인과 공동소유하는 것은 부부평등 관점에서 하는 것이며, 애들 대학 및 유학공부시키다 보니 그다지 돈을 많이 늘릴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이같은 재산증가는 대부분의 서민들의 정서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는 상태다.

한국은행이 지난 달에 발표한 2008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지난 2005년 1795만 7000원에서 2008년에 2120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2005년과 비교해 볼 때 불과 1.18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민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국회의원들은 토끼 뜀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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