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통에 귀막고, 눈감은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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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통에 귀막고, 눈감은 정치인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4.29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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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자치단체장 웹활용 우수 3명...지방의원 권광택.이대성 뿐
선거출마 때만 ‘미니홈피’ 붐...버려진 정치인 ‘홈피 쓰레기’ 수두룩

<도내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웹활용 ‘최악’/충북도립대 조동욱교수팀.본보 웹소통 평가>

충북도내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이 유권자인 도민들과의 사이버소통에 대해 거의 귀를 막은 것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불과 3년전 선거에 나서면서 민심과의 소통을 다짐했던 그들의 대다수가 사이버 민심에 귀를 닫거나, 눈을 감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 도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국회의원들의 웹활용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져 ‘사이버 민심’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은 방치되고 있는 남상우 청주시장의 ‘미니홈피’

충청리뷰는 내년 지방선거 1년여를 앞두고 충북도립대학교 조동욱 교수팀과 공동으로 도내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충북도의회 의원과 청주시의회 의원들에 대한 개인 웹사이트(블로그, 카페 포함.관공서 제공 홈페이지는 제외)의 활용성에 대해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홈페이지 개설여부(30점) △내용성(30점) △소통성(40점) 등의 총점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홈페이지 개설여부에서는 홈페이지 보유개수에 따라 점수를 매겼으며, 내용성은 홈페이지 업데이트의 정도에 따라 상.중.하로, 소통성은 자유게시판등에 올라오는 네티즌들과의 의사소통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

특히 홈페이지 개설여부는 각 기관에서 제공하는 웹사이트 툴을 사용한 것을 포함해 네이버와 다음의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정치인의 이름을 검색해 관련 블로그, 카페, 팬카페, 독립사이트등을 검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선거때만 ‘반짝’ 소통
그러나 평가는 간단하게 끝났다. 평가 대상자들의 홈페이지가 거의 없거나 운영되지 않는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평가에서는 정우택 도지사와 이대성 청주시의회 의원이 우수등급(90~100점)을, 권광택 도의원, 김호복 충주시장, 유영훈 진천군수가 보통등급(80~89)을 받았을 뿐 나머지는 모두 50점 미만의 평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 가운데는 정우택 지사는 네이버(http://blog.naver.com/bigcblog)와
다음(http://blog.daum.net/wtcstory)에 블로그를 따로 개설해 두는 등 사이버소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정지사는 도지사 선거운동 이전에도 히망카페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를 중심으로 네티즌과의 소통 통로를 유지하고 있다.

이대성(한나라당.청주라) 청주시의회 의원은 다음에 블로그(http://blog.daum.net/lds2177) 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의원의 블로그는 지난 2006년 9월 24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7219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충북출신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글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이의원은 자신의 칼럼이나 언론사 뉴스를 옮겨놓고 있어 청주와 관련한 뉴스를 집대성하고 있다.

또 김호복 충주시장, 유영훈 진천군수, 임각수 괴산군수가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해 8월 독립 홈페이지(http://www.hobok.co.kr)를 개설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 자유게시판 글들이 거의 없지만, 김 시장은 자신의 활동을 알리는 내용을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

유영훈 진천군수도 홈페이지(http://www.younghun.net)를 지난해 9월에 개설한 이후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웹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임각수 괴산군수는 자신의 홈페이지는 없지만 자신의 팬카페(http://cafe.daum.net/LimGaksu)에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을 간혹 올리면서 사이버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광역의원 가운데는 권광택 도의원이 별도로 홈페이지(http://www.okkt.pe.kr)를 개설하고 꾸준하게 관리하고 있어 도의원 가운데서 ‘군계일학’(群鷄一鶴)으로 꼽히고 있다.

효율적 웹소통에 관심 기울여야
반면,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사이버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당수의 자치단체장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선거때만 사용하고 방치해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상우 청주시장은 대표적인 개인 홈페이지인 ‘미니홈피’에 프로필도 없고, 사진도 없다. 간혹 지나가는 방문객들이 글을 남겨두고 있지만 답장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 렌트카 사이트로 뒤바뀐 황재봉 청주시의회 의원의 개인홈페이지.

이처럼 지난 2004년 이후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미니홈피를 만들었을 뿐 당선 이후에는 전혀 관리를 하지 않아 거의 폐쇄된 상태나 마찬가지로 방치하고 있는 자치단체장들은 엄태영 제천시장, 김재욱 청원군수, 김동성 단양군수등이다.

의욕만 앞섰지 내용이 없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7년에 홈페이지(http://www.okeomji.com)를 개설한 엄태영 제천시장은 그해 3월 20일 이후 내용을 올리지 않았으며 유명호 증평군수는 홈페이지(http://www.yoomho.com.ne.kr)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 휴면계정이 됐다.

아예 사이버 민심과 담을 쌓고 있는 군수들도 많다. 이향래 보은군수, 정구복 영동군수, 한용택 옥천군수는 단 1개의 사이트나 블로그, 카페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사이버소통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역의원인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웹소통 부재상황도 심각했다. 31명의 도의원들 가운데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의원은 정윤숙, 김환동, 권광택 의원등 3명 뿐이었다. 이들의 홈페이지는 도의회에서 제공하는 것이어서 나머지 의원들의 참여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공받은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있는 의원들의 활용도도 매우 낮다.

기초의회인 청주시의회에서도 이대성의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  박상인의원은 자신의 별도 홈페이지(http://www.parksangin.com)를 최근에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으며, 황재봉의원의 경우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hjb.pe.kr)가 모 렌트카 사이트로 바뀐 채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는 “실제 행정 능력이나 의정 활동이 우수하고 오프라인에서의 주민과의 소통은 잘 하고 있는데 비해 정작 더 효율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웹 소통 부분에 있어서는 신경을 덜 쓰고 있거나 아예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또 “학회 차원에서 웹 소통뿐 아니라 충북 소재 공공기관들의 웹 접근성에 대한 분석도 행하고 있는데 웹 접근성에 있어서도 충북도청 홈페이지를 제외한 다른 공공기관들의 점수가 낮아 이 부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사진설명> 도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국회의원들의 웹활용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져 ‘사이버 민심’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은 방치되고 있는 남상우 청주시장의 ‘미니홈피’(왼쪽)와 렌트카 사이트로 뒤바뀐 황재봉 청주시의회 의원의 개인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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