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경기 회복, 아직은 ‘애드벌룬’
상태바
지역 건설경기 회복, 아직은 ‘애드벌룬’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5.07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도, 착공면적.분할발주 급증...“4대강 사업 더 활성화”
한국은행, 건설 BSI 오히려 낮아져...“경기회복 체감 못해”

충북의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침체의 터널의 한 복판에 있는 것일까. 최근들어 충북도등 기관들이 잇따라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자료를 발표하고 나서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건설경기 위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희망과 절망, 기대와 낙담이 교차하는 충북 지역건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충북도는 최근 지역건설업 살리기 성과가 돋보인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단 공사수주실적이 지난 2007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종합건설의 경우 19.9%(1조 7,402억원), 전문건설도 6.2%(1조 1664억원) 증가했다. 건축착공면적도 2008년 61만7000㎡에서  올해 72만3000㎡로 17.2% 증가했다. 분할발주도 당초 117건에서 140건 887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시.군의 지역제한발주는 총 1,698건에서 2122건(5,057억원)으로 424건이 늘었다.

   
▲ 지역 건설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싸늘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사진은 한 건설공사 현장.모습.

공동도급 수주율에서 지역업체 참여율이 총127건 5,628억 원 중 57%인 3,183억원으로 집계돼 당초 목표인 49%를 10%포인트 웃돌았다. 하도급 수주율도 당초 목표 50%를 초과한 164건 2,397억 원 중 54.5%인 1,306억원을 달성했다. 

이밖에 설계·감리 등 용역 지역 업체 참여율도 57%,  이전기업 공장건설시 지역 업체 참여율도 지난해 33%에서 56%로 늘었다.

선행지표 상승세
경기선행지표들의 상승세도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09년 3월 및 1/4분기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3월 국내 건설기성(경상)은 공공부문의 토목공사 호조로 전년동월대비 4.8% 상승했다. 1/4분기로는 전년 동기 대비 5.2%, 전분기 대비 8.3% 증가한 것이다.

충북지역 레미콘업체들의 공급량도 증가했다. 레미콘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충북의 레미콘공급량 증가율은 10.7%로 대전·충남(26.7%), 광주·전남(24.4%), 전북(18.6%), 경북(18.5%)에 이어 높았다.

철강재 재고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전국 170여 개 주요 대형 유통점들을 대상으로 판재류 유통재고를 조사한 결과 3월말 기준 판재류 유통 재고량은 103만 8000톤으로 지난해 12월 121만6000톤을 기록한 이후 석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윤영재 충북도 주무관은 “지역건설경기 지원강화와 활성화 대책을 통한 관급 및 민간부문 공사에 지역건설업체 참여확대 추진으로 경영상태가 전년에 비해 크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충북지역 건설관련 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아직도 한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지역내 4월 동향및 5월 전망을 담은 ‘충북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 발표에서 건설업의 BSI가 타부문과는 달리 낮아진 것이다.

이 발표에 따르면 건설업의 BSI 실적은 지난 2월 47에서 3월에 55로 상승했지만 4월에 다시 53으로 추락했다. 전망치도 2월 42, 3월 47, 4월 53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충북전체의 업황BSI는 3월 56에서 4월 74로 크게 상승했으며, 비제조업의 경우도 56에서 64로 상승해 건설업과 큰 대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장경장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실장은 “지표상으로 외형적으로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회원사들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하반기 일감 크게 줄듯
지역업체들의 경기상승에 대한 체감온도가 낮은 것은 전문건설협회측도 마찬가지다. 이민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충청북도회 사무처장은 “충북도가 발표한 자료는 작년에 실적신고한 것을 지금에 와서 발표한 것일 뿐이고 지역에서 공사가 발주된게 사실상 얼마되지 않는다”라면서 “지역업체가 체감하는 경기상승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문건설업체들은 실적공사비 차등적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는 실적공사비 적용을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을 따로 정한 충북도의 실적공사비 적용을 단일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가운데 충북(종합 70억원, 전문 7억원)을 포함해 3곳에서만 차등적용을 하고 있는데 대해 차별행정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민간부문의 건설경기가 ‘개점휴업’인 상황은 주택건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주택건설협회 충북도회에 따르면 도내 109개 주택건설업체중 인천 청라지구 사업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사업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상으로도 올해 주택건설사업을 계획한 업체는  6개사에 2385여세대에 불과하다.

지역건설경기의 위축에 따라 건설기계사업자들도 ‘하루 일하고 하루 노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충북건설기계사업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600명의 회원사의 가동률은 50% 미만이다. 김모사장은 “하루 30만원 정도 받아서는 현상유지도 못한다”라면서 “타지역 장비를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충북도 차원에서 강력하게 막지 못하고 있어 사업자들만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민간분야의 건설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관급공사 발주량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이미 3, 4월에 상당수의 공사를 조기발주한 상태에서 하반기 발주량이 적을 경우 공사를 수주하지 못한 지역업체들의 사정은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민수 사무처장은 “민간부문에서 공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관급공사 발주가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면서 “가급적이면 분리발주를 해서 지역업체가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하는게 타개책”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지역건설 경기에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관심거리다. 충북도나 건설협회충북도회 모두 4대강사업의 규모와 지역업체 참여가 어느정도로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이다.

윤영재 주무관은 ”앞으로 충북은 4대강 살리 사업이 호재가 되면서 지역건설경기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