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토병 백신없어… "인천공항 오르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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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토병 백신없어… "인천공항 오르내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9.05.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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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항 검역사무소 예방접종 안돼… 활성화 걸림돌
인증기관 청주의료원도 지원 안돼… "수요적다" 해명

   
▲ 도내 유일의 국제예방접종인증기관인 청주의료원에 백신이 지원되지 않아 승객들이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며 인천을 오르내리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풍토병 예방백신도 충청권 소외론>최근 맥시코발 신종인플루엔자 A, 중국형 수족구병, 식중독, A형 간염 등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청주공항을 이용 하려는 승객들이 백신이 없어 멀리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와 국립의료원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을 거쳐 중남미와 아프리카로 업무차 출국을 하려던 A씨. 그는 청주공항 예약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지난해 국제 예방접종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청주의료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료원은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풍토병인 '황열'에 대한 예방 백신이 없었다.

그래서 A씨는 출국 전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꼬박 4∼5시간이 걸리는 인천국제공항 검역소를 찾아 예방백신을 맞아야 했다. 그는 "법정 전염병 예방 백신 하나 제대로 맞을 수 없는 상황에서 청주공항 활성화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다"고 꼬집었다.

백신 없는 국제예방접종 인증기관
현재 검역법에 따라 국제예방접종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항만과 공항이 있는 전국 16개소. 이들 의료기관을 통해 말라리아 예방약과 콜레라 백신은 처방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황열 백신의 경우 국립의료원과 검역소에서 만 투약할 수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백신을 독점 공급받는 국제검역소가 국내 예방접종 인증기관에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국제공항 중 유일하게 검역소가 없는 청주국제공항의 경우 예방 백신을 맞기 위해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인천국제공항 검역소나 국립의료원을 찾아야 한다. 충북도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말라리아 예방약품의 경우 충북 13개 보건소에 818정이 재고량으로 남아 있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예방약이라 보기 보다는 확진 환자의 투약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며 "콜레라도 예방주사가 필요한 지역에 출국하는 승객의 요구에 따라 이뤄진다. 안타까운 것은 청주공항의 경우 전국 국제공항 중 유일하게 검역소가 없다보니 황열 예방접종이 어렵다. 당연히 도민들은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인천국제공항 검역소나 국립의료원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청주공항 예방접종 안돼 ‘인천행’
청주국제공항의 경우 국립인천검역소 평택지소 청주 출장사무소가 있어 상근직 1인이 근무하고 있다. 최근 신종인플루엔자 검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2명이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와 마찬가지로 황열 등 법정전염병에 대한 예방백신 주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즉 충북도 보건위생과의 말처럼 검역소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청주국제공항과 청주의료원 등에 따르면 청주공항 연간 이용객은 100만여명. 이 중 내외국인 비율을 7대3 정도로 보았을 때 외국인 이용객은 30만명 안팎에 이른다. 이 중 3만명 안팎을 충청인으로 보았을 때에 황열 등 법정전염병 수요는 충분하다는 논리다.

청주 의료원 관계자는 "간호부장이 아프리카 출장을 위해 예방접종을 하는데 출국 열흘 전에 꼬박 6시간 안팎을 들여 3번이나 인천을 오르내렸다"며 "국제 예방접종 인증기관으로 지정받고도 시간과 비용을 들여 타 지역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청주 검역소 출장사무소서 예방접종
이에 대해 청주공항사무소 관할지인 인천국제공항검역소 평택지소 김순열 지소장은 "청주는 일단 수요가 적다"며 "황열 백신의 경우 WHO에서 수요를 파악해 공급한다. 1인용 주사액을 공급하면 좋은데 보통 개봉 후 5명까지 맞을 수 있도록 포장돼 있다. 1명을 주사하기 위해 개봉할 경우 4명분을 버려야 한다면 아깝지 않냐"고 해명했다.

또 김 지소장은 "예방 백신은 강제성이 없다"며 "예방접종이 필요한 지역에 출국하는 승객의 요구에 의한 접종이 이뤄진다. 청주국제공항의 경우 중남미 승객이 많지 않고 캄보디아 부정기편도 4편에 불과하다. 만일 수요가 많을 경우 검역소 청주공항사무소에서 예방백신을 주사하는 출장업무를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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