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복병, 또 복병...첨복단지 유치로 가는 길
상태바
복병, 복병, 또 복병...첨복단지 유치로 가는 길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5.21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가추천 기관장들 ‘TK’ 일색...대구서 부는 ‘TK 선물론’ 논란
의료기관 집적정도 평가·평가배점 미공개...“고지 뺏길라” 우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로 가는 길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오는 6월 최종후보지 평가발표를 앞두고 전국의 11개 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어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지금, 각 지역별로 파상적인 언론플레이와 정치공세가 최고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충북의 입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변수와 복병은 무엇인지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복병1> TK의 ‘대공세’, 정치몰이
최근들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이른바 ‘TK'지역에서 불고 있는 ’TK선물론‘이다. 다른 지역을 자극하고 있는 인물은 이명규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대구북구갑)이다. 그는 지난 7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 한나라당 지지 성향에 이상 기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권 차원에서 큰 선물을 줘 당 지지세를 재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물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꼽았다.

   
▲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한 각 자치단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의 유치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 16일 열렸던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기원 자전거대행진에서 정우택지사를 비롯한 지역인사들이 유치결의를 다지고 있는 모습.

이후 17일에는 주호영(49)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형태와 방식을 불문하고 대구ㆍ경북이 배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타지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이같이 TK선물론에 민감한 것은 첨단의료복합단지 평가단 240명을 추천하는 4명의 국책연구기관장들이 이 지역 출신인 것이 밝혀진 이후 더욱 심화됐다. 김법완(57)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과 김석준(57)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의 출신은 경북이며, 박양호(58) 국토연구원장과 오상봉(58) 산업연구원장이 대구출신이다. 여기에 보건복지가족부 전재희 장관도 경북 출신이고 유영학 차관은 경북고 출신이라는게 밝혀지면서 타지역에서 불공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송광호 최고위원(제천·단양)은 “평가단 추천기관장들이 모두 TK 출신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입지선정의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다른 지자체들이 제기하는 이 같은 의구심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복병2> 평가항목에 포함된 의료기관 집적정도
또다른 복병요인으로 여겨지는 것은 평가항목에 포함된 ‘의료기관 집적정도’이다.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전임상실험까지 수년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 의료기관이 들어와 있는지를 평가하겠다는 것도 충북유치의 복병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대구시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대구시는 19일 경북대학교병원 등 관내 지역 5개 병원과 한국화이자제약이 의료산업 발전 및 신약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참여병원은 경북대병원 외에도 영남대학교의료원,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대구파티마병원 등이다.

대전시도 최근 (주)메드온과 (주)씨알테크놀로지, (주)휴비딕, (주)알로텍, (주)바이오스마트, (주)미건의료기 등 의료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한 첨단의료기기 제조 분야 6개 업체를 대덕 테크노밸리 내 아파트형 공장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충북도는 앞으로 대형병원과의 MOU를 체결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등 오송생명과학단지내 우수의료기관 집적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 두고 있다.

<복병3> 평가항목별 배점 비공개
충북도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중 하나가 바로 평가항목별 배점이 공개되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평가단이 평가를 한뒤 최종발표 하루전에 배점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10개 지표, 24개 항목마다의 배점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 공정성 시비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도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10대 평가항목은 △정주여건의 우수성 및 개선 가능성 △교통접근성 및 개선 가능성 △우수의료연구개발기관의 집적정도 △우수의료연구개발기관의 연계 정도 △우수의료기관의 집적 정도 △부지확보의 용이성 △사업의 조기추진 가능성 △첨단의료복합단지 운영주체의 역량 △지자체 지원내용 △국토균형발전 기여효과 등 10개 항목이다.

이중 충북도는 상대적으로 월등하다고 자평하고 있는 ‘교통접근성 및 개선가능성’, ‘부지확보의 용이성’ 등에서 배점차이가 적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평가항목에서 배점차가 많이 날 것을 가장 많이 우려하고 있는 상태이다.

<충북도 유치전략>
이에 대해 충북도는 오송과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대구, 대덕, 원주 등 3개 지역의 입지여건을 자체 분석한 결과 오송의 입지여건이 비교우위에 있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후보지 예상도

오송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단지가 조성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조성된 30만평의 부지는 다른 시도에서는 비교할 수도 없는 강점이라는 것이다. 다른 시도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려면 단지확정부터 부지매입, 조성공사를 거치느라 최소한 6년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충북도는 내년 10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등 국책기관들이 오송에 이전하게 되는데 굳이 다른 지역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해 기업들이 비용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유치전략으로 적극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충북도 이종윤 바이오사업과장은 “정부의 평가항목에서 유리한 것도 있고, 불리한 것도 있지만 공정하게만 평가된다면 오송유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정부가 2037년까지 5조6000여억원을 들여 최첨단 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11개 자치단체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