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발행, 더 얇아진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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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발행, 더 얇아진 지갑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6.24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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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만 첫날 300억원 풀려...고액권 시대 개막
생활불편.수표발행비용 감소...인플레이션 우려도

현금 가운데 최고액권인 5만원 지폐가 지난 23일 충북전역에 풀려 고액권 시대가 시작됐다. 한국은행 충북본부는 이날 오전부터 도내 전 시중은행에 5만원권 지폐 300억원을 풀어 유동성을 확보했다.

5만원권 지폐는 지난 1973년 6월 12일 처음으로 1만원권을 발행한 후 36년만에 고액권을 갱신했다. 5만원권 지폐는 가로 154㎜, 세로 68㎜ 크기로 새로운 1만원에 비해 가로가 6㎜ 커졌으며, 도안 인물이 여성인 신사임당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새 1만원권보다 가로는 6㎜가 크고, 세로는 같으며 색상은 황색 계열이다.

이날 오전까지 한국은행 충북본부를 찾아 5만원권을 교환해간 시민은 70여명으로 1인당 최대 100만원까지 바꿔갔다. 한 시민은 “5만원권이 1만원짜리 지폐 5장과 같다보니 지갑이 얇아져 돈을 받았는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충북본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5만원권 지폐를 유통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라면서 “부족할 경우를 대비한 비축분도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최고액권인 5만원권의 첫날 인출 수요를 1조3530억원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620억원으로 가장 많다. 부산·울산·경남 2030억원, 인천·경기 1770억원, 대구·경북 1270억원, 대전·충청 1200억원, 광주·전라 1150억원, 강원 330억원, 제주 160억원 순이다.

경조사비도 5만원으로 상승전망
5만원짜리 지폐시대가 열리면서 생활상의 불편함이 크게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1만원짜리로 두툼했던 지갑이 크게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지갑으로는 1만원짜리 50장을 넣으면 두툼해져서 주머니에 넣기 불편한데, 5만원짜리는 10장에 불과한데다 신권이어서 아주 가볍게 지갑에 넣을 수 있다.

또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쓰면서 이서를 해야만 했던 불편함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대신 5만원권 지폐 사용비중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자기앞수표 발행 비용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앞수표 관리비용 2800억원과 화폐 관리비용 400억원 등 모두 3200억원가량의 비용을 5만원권 발행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부정부패 수단이나 인플레이션 촉진 우려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1만원권 지폐보다 5분의 1로 줄어든 부피인데다, 100장짜리 한묶음이 500만원이라는 것을 고려해볼 때 뇌물등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또 경조사비를 인상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현재 3만원 정도인 평균 경조사비가 5만원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는데다, 장보기등을 통해 받은 거스름돈의 가치가 떨어져 과소비를 조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5만원권 지폐 유통을 맞아 유통업계가 이벤트를 여는 등 고액권 마케팅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 전 점은 오는 26일 핸드백, 샌들, 원피스, 시계 등 인기아이템을 5만원에 기획해 신권 한장으로 쇼핑할 수 있는 '5만원 복상품전'을 진행한다.

10만원권은 발행연기
5만원권 지폐 발행과 함께 논의됐던 10만원권 지폐 발행은 현재로서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무기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10만원권 지폐가 도안문제, 물가 불안등을 이유로 발행연기를 검토해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종률 의원(증평진천괴산음성)은 지난해 "10만원권 발행이 미뤄지면 자기앞수표 발행비용 2,800억원 등 연간 4,9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김 의원은 또 "5만원권과 10만원권을 다른 시기에 발행하면 은행들의 자동화기기(ATM) 프로그램과 부품을 이중으로 교체하게 돼 2,400억원 넘게 낭비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행에 맞춰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액면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각 은행권의 길이를 측정해 그 종류를 구별할 수 있는 지폐종류 확인카드를 1만개 제작해 180여개의 시각장애인 유관기관 및 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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