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꽃 피우니 흥겨움이 저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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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꽃 피우니 흥겨움이 저절로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7.02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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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 충북개인택시조합이사장

▲ 최현태 충북개인택시조합이사장. / 사진=육성준 기자
최근에 한 시민이 청주시내에서 지갑을 개인택시에 두고 내렸다. 30분 후에 이 사실을 알게된 그는 이곳저곳에 수소문하면서 지갑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가능성이 점차 엷어지면서 좌절에 빠질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사람이 최현태 충북개인택시조합이사장이다. 지갑을 잃어버린 시민은 최 이사장에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전화를 했고, 정확하게 10분후에 ‘콜’이 왔다. 최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조합 직원들이 재빠르게 무전연락을 시도했고, 지갑을 습득한 개인택시 사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그때 지갑을 찾아 돌려준 기사가 당부한 말은 “개인택시에 대해 홍보를 많이 해달라”였다.

이런 에피소드가 최 이사장을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의 ‘얘기골’(043-288-1757)로 나오게 만들었다. 청주시 용암동 GS마트 사거리 현대자동차 학원 앞에 위치한 얘기골은 바닷장어로 만드는 각종 요리, 참나무 장작 바비큐, 무한리필을 자랑하는 삼겹살 구이등 다양한 음식을 내놓은 곳이다.

허정무 현 국가대표 축구팀감독과 같이 축구 청소년국가대표를 하기도 했고, 사회에서는 세무서 공무원을 하기도 한 식당주인이 부산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차린 식당이다.

오늘의 메뉴는 ‘장어탕’과 ‘장어양념구이’다. 장어탕을 별로 즐기지 않는 기자로서는 섭외된 음식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선뜻 숟가락을 놀리기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 숟가락 입에 떠넣자 장어라기 보다는 마치 삼계탕을 먹는 것처럼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나왔다.

시원하고 담백한 멋은 최 이사장도 갖고 있는것 같았다. 4000여명의 조합원이 있는 ‘다사다난’한 조합의 이사장으로 3선에 성공한 그의 힘이 이 장어탕에서 왔나 싶다. 최 이사장은 “개인택시는 시민의 발이자, 정치인들의 입이요, 몸의 핏줄과 같은 존재”라면서 “경제난과 팍팍한 서민살림살이 속에서도 택시를 몰면서 지역의 걱정거리를 함께 나누는 자세로 일하는 조합원들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최이사장은 소문난 호주가이다. 몇 명과 대작을 하더라도 30분안에 ‘KO'를 시키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격인것 같다. 그의 특제 술은 소줏잔에 소주를 가득 채운뒤 맥주잔에 넣는 ‘소폭’이다. 소주와 섞인 맥주가 맥주잔에 찰랑찰랑 넘칠듯 채워져야만 마실수 있다. 조금 마시려고 소주와 맥주 섞는 비율을 달리하거나, 양을 줄이면 제대로 면박을 당한다.

이 술과 함께 안주로 먹는 장어양념구이는 통통하고 부드럽게 씹히는게 일품이다. 죽은 것을 쓰지 않고 생물만 쓰는 주인의 고집과 짜거나 맵지 않은 양념이 제대로 배있어 아이들도 좋아할만하다.

그는 “다들 힘들고 어렵게 사는데 힘을 얻을 수 있는 음식에 이 술 한두잔을 마시는 낭만마저 없어서야 되겠나”라면서 “우리 조합도 이제 새 건물도 짓고 조합원들끼리 화합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새 최이사장이나 기자나, 식당주인이나 일원이 되어서 ‘얘기꽃’을 피웠다. 다만, ‘폭탄주꽃’을 너무 피우면 ‘전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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